3화 두꺼비마을로
청주에서의 첫 보금자리는 뒷베란다에서 작은 냇가가 보이고, 앞베란다에서는 아파트 동과 동 사이로 공원이 보이는 곳이었다.
결혼하면서 처음 온 청주.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낯선 도시였지만 나는 그 집과 그 풍경이 참 마음에 들었다.
남편이 회사에 가고 나면 혼자서도 여기저기 잘도 다녔다. 아파트에 장이 열리거나 마을 행사가 있으면 구경도 가고 참여도 하며 사람들을 알아갔다. 옆집, 윗집, 아랫집 이웃들과 차를 마시며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했다. 병원, 약국, 옷 가게, 빵집에도 하나둘 아는 사람들이 생겼다.
길도 잘 모르면서 택시와 버스를 타고 성안길과 무심천으로 놀러 다니고, 컴퓨터 학원에 다니며 청주 친구들도 만들어 갔다.
아이가 태어난 후에는 아이와 함께 더 많이 돌아다녔다. 놀이터와 골목골목을 누비고, 활동적인 아이를 위해 멀리 있는 유아체육센터도 찾아다녔다. 바카라을 좋아하는 아이와 청주 곳곳의 도서관에서 하루 종일을 보내기도 했다.
택시도 타고 버스도 타고, 아이와 참 잘도 돌아다녔다.
그러다 둘째 아이를 계획하며 두 번째 보금자리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마음 한편에는 어린 시절 내가 좋아했던 외갓집과 『빨강머리 앤』의 에이번리 같은 마을에 대한 그리움이 남아 있었다.
우리 아이들도 자연 가까이에서 자랐으면 좋겠다.
나무와 꽃이 있고, 친구들과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곳이면 좋겠다.
신혼집 가까이에 바로 이사할 수 있는 집도 있었다. 그런데 그 무렵 새로운 택지개발지구가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청주 산남3지구였다.
구룡산이 일곱 개의 아파트 단지를 품어주는 곳. 두꺼비가 사는 생태공원도 조성될 예정이고, 아파트 바로 앞에는 학교와 유치원도 생긴다고 했다.
산이 옆집이고 학교가 앞집인 아파트.
여기가 내가 꿈꾸던 곳이 아닐까?
어린 시절 엄마 아빠와 여기저기 다니며 만났던 자연과 외갓집에서 느꼈던 따뜻함을 우리 아이들에게도 느끼게 해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만 해도 기대가 되었다.
아이들을 꼭 이런 곳에서 키우고 싶었다.
하지만 당장 이사할 수 있는 집은 아니었다. 당시 세 살이었던 아이가 다섯 살이 되는 해에야 이사할 수 있었다.
모델하우스에서 한눈에 반한 그 마을, 그 아파트를 기다렸다.
2년을 기다린 끝에 2007년 2월, 산남동 두꺼비마을로 이사했다. 큰아이는 다섯 살이 되었고, 그해 5월 둘째도 태어났다.
기다리는 동안 마음속으로 그려보았던 마을이 어느새 우리 가족의 삶의 터전이 되었다.
그때는 이곳에서 아이들이 어떤 추억을 쌓으며 자라게 될지 알지 못했다.
돌이켜 보니 내가 2년을 기다린 것은 집 한 채가 아니라, 아이들이 자랄 마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우리 가족의 두꺼비마을 이야기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