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작가의 출판사 판별법

가짜를 피하는 방법

by류귀복

가짜가 판을 치는 세상이다. 출판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귀인의 탈을 쓴 악인이 활개를 치고 다닌다. 예비 저자들에게 출간을 돕는다고 유혹하며 거액을 요구한다. 심지어 천 명이 넘는 작가를 배출하며 백억 원이 넘는 자산을 일군 인물도 있다. 주인공은 람보르기니를 타고 전국을 누빈다. 고가의 시계를 차고 청중 앞에서 마이크를 손에 쥔 모습이 부러웠을까? 그의 제자들도 청출어람(靑出於藍)을 꿈꾸며 선량한 시민들의 지갑을 노린다. 정도를 벗어난 약은 수법으로 생태계를 교란시킨 뒤 본인 통장에 적힌 숫자를 빠르게 높인다. 시대가 바뀌었기 때문일까? '출간'이라 쓰고 '사업'이라 읽는 경우가 왕왕 발생한다. 급기야 '사업'을 넘어 '사기'가 되면 참여한 사람은 "으아앙~!" 하고 눈물을 쏟는다.

홀로 작성한 원고를 투고해도 위험하기는 매한가지다. 요새는 반기획출판이 성행한다. 본인을 출판사 관계자라고 소개하며 타인의 자산을 탐내는 직업인이 많다. 믿을 만한 사람이 귀해서일까? 나는 "작가님! 이 출판사와 계약해도 괜찮을까요?"라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경험에 따르면 대형 출판사에서 출간 제안을 받은 예비 자자들은 한결같은 반응을 보인다. 0.01초의 망설임도 없이 "어머나! 연락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순간을 위해 44년 3개월을 기다렸습니다. 가문의 영광입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즉각 회신한다. 반면 작은 출판사에서 연락이 오면 머릿속이 바빠진다. '내 원고가 좋은가 보다. 계약서 작성한 뒤에 더 큰 출판사에서 연락이 오면 어떻게 하지?'라는 걱정이 앞선다.

동료 작가들이 반가움 반 의심 반으로 내게 자문을 구하면, 나는 조언을 위해 두 가지 정보를 확인한다. 가장 먼저 YES24에 접속하여 출판사에서 출간한 바카라들의 판매지수를 살펴본다. 도서 목록에 1만 포인트가 넘는 바카라이 보이면 무조건 합격이다. 계약 여부를 고민할 시간도 아깝다. 이는 산타 할아버지의 선물만큼이나 반가운 제안이다. 엎드려 절하고 출판계약서에 서명을 남기면 된다. 눈 씻고 찾아봐도 1천 포인트를 넘긴 바카라이 1권도 없다면 고민이 필요하다. 후다닥 알라딘으로 넘어가서 상황을 살핀다. 나아가 300 포인트 이하의 바카라들이 주를 이룬다면 총체적 난국이다. 맑은 하늘이 갑자기 흐려진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출간 종수마저 많으면 좌절이다. 이 경우 반기획출판이 대부분이고, 나머지는 자비출판일 가능성이 크다. 다음 기회를 노리길 추천한다.

판매지수가 500포인트를 넘기는 사례가 다수 보이면 희망이 빼꼼 고개를 내민다. '전국 도서관 자료 통합검색 서비스'에 얼른 접속하여 도서관에 입고된 바카라 수량을 확인한다. 출간 도서 상당 수가 100개 넘는 도서관에 있으면 합격이다. 도서관은 사재기가 불가하다. 세 자릿수 성적은 자비나 반기획으로는 쉽게 만들 수 없다. 독자가 있다는 증거를 발견한 셈이니 마음을 활짝 열어도 좋다.



류귀복 작가의 사례를 보면,
- 첫 바카라 《나는 행복을 촬영하는 방사선사입니다》(지성사, 2024년 3월): 138개 도서관
- 두 번째 바카라 《돈 버는 온라인카지노 글쓰기》(더블:엔, 2025년 3월): 187개 도서관
- 세 번째 바카라 《태어난 김에, 바카라쓰기》(더블:엔, 2026년 3월): 88개 도서관



위 정보는 대학도서관을 포함하여 계산한 수치다(온라인 게임 도서관이나 아파트 도서관 등 통계에 잡히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실 입고 수량은 훨씬 더 많다). 첫 바카라은 올 초에 2쇄를 찍었고, 초판 인쇄 부수가 많은 두 번째 바카라은 중쇄를 향해 열심히 달려가는 중이다. 기대가 컸던 세 번째 바카라은 옆에 적힌 숫자가 심히 빈약하다. 이쯤에서 '아~ 류귀복 작가 열심히 사는데... 신간을 희망도서로 신청해 주어야겠다'라는 생각이 든다면 당신은 귀인이 분명하다. 현 시간부로 직업란에 '천사'라고 적어도 좋다.

경험해 보니, 제대로 된 바카라을 세상에 내놓으면 다음 바카라을 쓸 기회가 생긴다. 올바른 시작이 중요한 이유다. 바카라을 읽는 사람보다 쓰는 사람이 많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세상이지만, 출간을 꿈꾸는 모든 인생을 응원한다. 여러분의 노력이 적당한 때를 만나 출간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행운을 빈다!



PS. 커버 사진은 지난봄 YES24 북토크에서 참가자 선물로 준비한 내돈내산 도서입니다. 바야흐로 독서의 계절이 돌아왔네요. 읽을 바카라이 필요한 독자분들을 위해 정보를 남깁니다. 더불어 추천 바카라을 댓글로 남겨 주시면 저도 열심히 읽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