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능동성을 방해하는 것들에 대하여

by이지

살다 보면 유독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시기가 있다. 해야 할 일은 분명히 알고 있고, 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도 안다. 그런데 이상하게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마음속에서는 끊임없이 "해야 하는데"를 되뇌지만, 현실은 늘 제자리걸음이다.

우리는 이런 순간을 의지 부족이라고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삶의 능동성을 방해하는 것은 단순히 의지의 문제가 아닐 때가 많다. 오히려 우리 안에 깊이 자리 잡은 생각의 습관과 감정, 그리고 환경이 능동성을 조금씩 갉아먹는다.

어쩌면 지금 당신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이유도 게으름 때문이 아니라, 당신을 붙잡고 있는 무언가 때문일지 모른다.

가장 먼저 우리를 멈추게 하는 것은 두려움이다.

두려움은 늘 그럴듯한 이유를 가지고 찾아온다.

"지금 시작하기에는 늦은 것 같아."
"괜히 했다가 실패하면 어떡하지?"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두려움은 행동하지 못할 이유를 아주 논리적으로 설명해 준다. 그래서 우리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으면서도 그것을 신중함이라고 착각한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가 후회하는 대부분의 일은 실패한 경험보다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경험인 경우가 많다. 실패는 상처를 남길 수 있지만, 시도하지 못한 후회는 오랫동안 마음속에 남는다.

또 다른 방해물은 완벽주의다.

완벽주의자는 높은 기준을 가진 사람이 아니다. 사실 완벽주의자는 시작을 미루는 사람에 더 가깝다.

"조금 더 준비하고."
"조금 더 공부하고."
"조금 더 여유가 생기면."

그러나 삶은 우리가 준비를 끝낼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는다. 완벽한 조건도, 완벽한 타이밍도 좀처럼 오지 않는다.

능동적인 사람은 완벽해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간다. 반면 완벽주의는 시작하기도 전에 우리의 가능성을 가둬 버린다.

또 다른 능동성의 방해 요인은 비교이다. 비교는 능동성을 약화시키는 강력한 독이다.

누군가는 이미 원하는 자리에 가 있고, 누군가는 나보다 더 빨리 성장하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는 종종 다른 사람의 하이라이트 장면과 나의 일상을 비교한다.

그 순간 삶은 경쟁이 된다.

그러나 비교는 우리를 앞으로 밀어주지 않는다. 오히려 "나는 저만큼 못하는데"라는 무력감만 키운다.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보다 앞서는 것이 아니라 어제의 나보다 한 걸음 나아가는 것이다. 인생은 상대평가가 아니라 성장의 과정이다.

능동성을 방해하는 또 다른 요소는 자기 불신이다.

우리는 생각보다 자주 스스로를 규정한다.

"나는 원래 의지가 약해."
"나는 꾸준하지 못해."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

이런 말들은 단순한 생각이 아니라 행동을 제한하는 정체성이 된다.

사실 누구도 처음부터 능동적인 사람이었던 적은 없다. 작은 행동을 반복하면서 그런 사람이 되어 가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행동하기도 전에 스스로에게 한계를 선언한다.

"나는 원래 안 돼."

그 말 한마디가 수많은 가능성을 닫아 버린다.

흥미로운 사실은 피로 또한 능동성을 빼앗는다는 점이다.

우리는 종종 모든 문제를 마음가짐의 문제로만 해석한다. 그러나 몸이 지쳐 있을 때 사람은 자연스럽게 수동적이 된다.

잠이 부족하고, 휴식이 없고, 감정이 소진된 상태에서는 무엇이든 시작하는 것조차 버겁다.

때로는 더 열심히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쉬어야 한다. 충분한 쉼은 게으름이 아니라 다시 움직이기 위한 준비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쩌면 가장 흔한 방해물은 '통제할 수 없는 것에 집중하는 습관'이다.

날씨는 내가 바꿀 수 없다.
다른 사람의 마음도 내가 바꿀 수 없다.
이미 지나간 과거 역시 바꿀 수 없다.

그런데 우리는 종종 바꿀 수 없는 것들 앞에서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반면 능동적인 사람은 이렇게 묻는다.

"지금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질문이 바뀌면 삶도 달라진다.

문제에 집중하던 시선이 선택에 집중하게 되고, 불평하던 입술은 행동할 방법을 찾기 시작한다.

능동성은 거창한 결심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새벽 5시에 일어나는 것도, 인생을 뒤바꿀 목표를 세우는 것도 아니다.

오늘 해야 할 일을 미루지 않는 것.
하기 싫어도 작은 한 걸음을 내딛는 것.
포기하고 싶을 때 다시 한번 시도하는 것.

능동성은 그렇게 평범한 순간들 속에서 자란다.

혹시 지금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면 자신을 탓하기 전에 먼저 물어보자.

"내 삶의 능동성을 방해하는 것은 무엇일까?"

두려움일 수도 있고,
완벽주의일 수도 있고,
비교나 피로일 수도 있다.

방해물을 발견했다는 것은 이미 절반은 이겨낸 것이다. 보이지 않던 것을 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삶은 언제나 우리에게 모든 답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은 미래를 다 알아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과 부족함을 안고도 한 걸음을 내딛는 사람들이다.

오늘도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거대한 변화가 아닐지 모른다.

단지 지금 이 순간, 당신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작은 행동 하나. 그 작은 행동이 쌓여 결국 당신의 삶을 움직이는 능동성이 된다. 그리고 어느 날 뒤돌아보면, 그 한 걸음이 생각보다 훨씬 멀리 당신을 데려다 놓았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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