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화 - 머릿속 생각을 정리해서 전하는 법

그동안 적어 온 구조화 이야기를 한데 모았습니다

by김도경 dkkim

안녕하세요, 연휴가 끝나고 새로운 한 주의 시작입니다. 우리 모두 화이팅입니다.


오늘은 '진짜 일을 잘한다는 것' 2권 3화입니다. 지난 화에서는 요즘 회의마다 들리는 AI 용어를 정리해 보았는데요. 이번 화부터는 제가 그동안 여기저기 흩어서 적어 둔 글들을 주제별로 한데 모아 보려고 합니다.


첫 번째는 '구조화'입니다. 사실 구조화는 제가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2024년 겨울 "일을 잘한다는 것 : 구조화"를 시작으로 생각정리, 생각들, 일한다는 것까지, 다시 세어 보니 이 단어 하나로 열 편 가까이 적었더라구요.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그 글들을 한 편으로 묶어서, 구조화가 무엇인지, 왜 하는지, 어떻게 하는지, 어디에 쓰는지 차근차근 정리해 보겠습니다. 긴 글이지만 재밌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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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구조화란 무엇인가


구조화라는 단어가 처음에는 참 거창하게 들렸습니다. 무언가 대단한 설계 역량이 필요할 것만 같아서 주눅이 들기도 했는데요. 그동안 적은 글들을 다시 모아 보니, 제가 내린 정의는 생각보다 소박했습니다.


- 복잡한 생각을 간결하게 만들어, 상대에게 명확히 전달하는 방법 (2024)

- 머릿속에 나만의 '생각 서랍'을 만드는 일 (2025)

- 종이에 목차를 적어 보는 일 (2026)


한 줄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막연한 덩어리를 쪼개고, 이름을 붙이고, 상대가 따라올 수 있는 순서로 놓는 것. 다시 말해 종이 한 장에 목차부터 적어 보는 일입니다.


2. 왜 구조화를 하는가


먼저 저 자신을 위해서입니다. 제 머릿속은 항상 정리가 안 된 낡은 창고 같았습니다. 새로 배운 걸 잔뜩 집어넣어도 어디 처박혔는지 찾을 수가 없고, 정작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면 잡생각들이 엉켜서 멈춰 버리곤 했습니다. 파편화되어 있는 생각들은 저를 괴롭게 했습니다. 스스로 머리가 그리 좋지 않다는 걸 인정하고 나니, 살기 위해서라도 서랍을 만들어야겠다는 절박함이 생기더라구요. 그래서 개선할 수 있는 방법들을 바카라이나 여러 영상을 통해 찾아보았고, 구조화가 실마리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모든 바카라에서 공통적으로 말하는 가장 근본적이고 원초적인 우리 시대의 능력은 구조화였고, 제 고민에 대한 해결바카라 또한 구조화였습니다.


그리고 상대를 위해서입니다. 예전 글에 내 생각을 구조화하지 않은 채 쏟아내는 건 상대에게 바카라임 없는 쓰레기를 던지는 것과 같다고 적은 적이 있습니다. 정리하는 수고를 제가 안 하면, 듣는 사람이 대신 해야 하니까요. 제가 먼저 목차를 세워서 말했을 때, 상대도 비로소 제 이야기를 편하게 받아들여 주셨습니다.


마지막은 신뢰입니다. 구조화를 거치고 나면 눈이 맑아지는 느낌이 듭니다. 막연해서 두렵기까지 했던 것들이 '오늘 하나씩 풀어야 할 과제'로 바뀌거든요. 명료해진 상태에서 하는 말에는 힘이 있고, 그 담백함은 상대에게 묘한 신뢰를 줍니다. 반대로 제가 정리가 안 되어 있으면 누구도 제 말을 믿어 주지 않았습니다.


3. 어떻게 하는가


방법은 글마다 조금씩 다르게 적었는데, 모아서 순서대로 놓아 보면 이렇습니다.


1) 핵심 한 줄 정하기 :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부터 적습니다. 이 일의 목적은 무엇인지, 읽는 분이 꼭 기억해야 할 한 가지는 무엇인지.

2) 꺼내서 묶기 (군집화) : 떠다니는 생각을 비슷한 것끼리 무작정 모읍니다. 덩어리만 나눠 봐도 머릿속 안개가 조금은 걷히는 기분이 듭니다.

3) 순서 세우기 (계층화) : 중요한 것부터 위아래를 정합니다. 오늘 해결할 것과 내년쯤 고민해도 될 것을 나누다 보면 곁가지가 보이는데, 이걸 하나씩 쳐내고 줄기만 남깁니다.

4) 이어 보기 (연결) : 상관없어 보이던 것들을 선으로 이어 봅니다. 어제 무심코 본 영화 대사가 오늘 고민의 답이 되는 '아하' 하는 순간이 여기서 옵니다.

5) 그려 보기 (도식화) : 글로만 길게 적어 두면 저조차 다시 읽기 싫어지더라구요. 그래서 네모와 화살표로 약도를 그립니다.

6) 검증하기 : 마지막에는 "정말 이게 맞나?"를 한 번 더 묻습니다.


목차를 잡을 때 스스로 던지는 질문도 같이 적어 두었는데요.


'지금 이 상황의 핵심은 무엇인가?'

'내가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은 어디까지인가?'

'어떤 순서로 이야기를 나누어야 하는가?'

'대분류는 무엇이고, 소분류는 무엇인가?'


여기에 '왜?'를 최소 세 번은 반복해 봅니다. 그래야 겉으로 보이는 말 말고 본질 쪽으로 조금씩 내려가지더라구요. 두루뭉술했던 것들이 실체를 띠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4. 어디에 쓰는가


글을 쓸 때는 서론에서 주제를 밝히고, 본론에서 풀고, 결론에서 정리합니다. 그리고 문장마다 "왜 이 문장이 여기에 나와야 하나?"를 따져 봅니다. 여기에 답이 안 되는 문장은 빼는 편입니다.


발표할 때는 시작, 중간, 끝을 분명히 나누고, 하고 싶은 말을 중간중간 다시 짚어 줍니다.


보고할 때는 문제 > 원인 > 해결 순서로 적습니다. 말로 전할 때는 시간 순이나 숫자로 정리된 것을 선호하는 편이고요.


미팅에 갈 때는 수첩과 펜을 꼭 챙깁니다. 말로만 설명하면 상대가 중간에 놓치는데, 수첩을 펴서 네모 몇 개와 화살표를 그리면 같은 설명인데도 "아, 그러니까 이게 이렇게 되는 거네요" 하고 먼저 말씀해 주십니다.


그리고 요즘은 AI에게 일을 시킬 때도 씁니다. 올해 여름에 제 지식 정리를 통째로 AI에게 맡겨 본 적이 있는데요. 분류하고 요약하고 연결하는 일은 정말 빨랐습니다. 그런데 6일 만에 제가 만든 구조를 다 갈아엎었습니다. 무엇을 어디에 두고 어떤 순서로 볼지는 AI가 정해 주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지금은 AI에게 시키기 전에도 종이 한 장을 먼저 씁니다.


5. 도구에 대하여


마인드맵, 타임라인, 3C, SWOT, KJ법... 구조화를 돕는 도구는 정말 많습니다. 저도 한동안 이런 틀을 모으는 재미에 빠져 있었는데요. 써 보니 도구는 상황에 맞게 꺼내 쓰는 것이었고, 실제로 일상생활에서는 이런 것들을 인지하면서 하나씩 쓸 수는 없었습니다. 결국 제게 중요한 건 핵심이 무엇인지 항상 생각해보려고 하는 습관과 그것을 활자화해서 적어 나가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첨언은 머릿속에 재료가 충분히 쌓여 있어야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도 좋은 대처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즉, 많은 경험이 전제되면 구조화가 더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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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한데 모아 놓고 보니, 제가 구조화에 대해 하고 싶었던 말은 결국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 종이 한 장에 내가 전달하고 싶은 내용의 목차부터 적어 보는 것. 저처럼 부족함이 많은 사람에게 구조화는 길을 잃지 않게 도와주는 나침반 같은 것이었습니다.


혹시 지금 일이 막막하시다면, 거창한 계획 말고 아주 작은 목차 하나부터 적어 보시면 어떨까요. 저도 오늘 아침 그 목차를 적으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다음 화에서는 구조화의 짝꿍인 '문해력'을 같은 방식으로 모아 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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