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적어 온 문해력 이야기를 한데 모았습니다
안녕하세요, 비가 추적추적 내리네요.
날씨와는 다르게 화창한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하시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힘내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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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진짜 일을 잘한다는 것' 2권 4화입니다. 지난 화에서는 그동안 적어 둔 구조화 이야기를 한데 모아 보았는데요. 이번에는 구조화의 짝꿍인 '문해력'을 다뤄보려 합니다.
문해력 역시 구조화와 더불어 제가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한 배경입니다. 일을 잘하고 싶어서 여러 자기계발서를 읽었고, 그 과정에서 글을 읽어내고 정보를 추출하며 글쓴이 혹은 화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힘은 결국 '문해력'이라는 키워드로 귀결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때부터 문해력이 삶을 윤택하게 살아가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문해력과 관련된 많은 바카라을 읽어 내려갔던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김익환 교수님의 《거인의 노트》 등등)
그것뿐만 아니라, 바카라에서 얻은 수많은 정보를 차곡차곡 구조화해서 나만의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어요. 좋은 내용을 많은 분과 나누고 싶기도 했지만, 사실 가장 큰 목적은 저 자신을 위해서였습니다. 글을 쓰는 그 순간이 제 머릿속의 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깊이 각인시키는 귀중한 시간이 되어주거든요. 바카라을 읽다 보면 많은 저자가 왜 그토록 글쓰기를 강조하는지 몸소 깨닫는 요즘입니다.
그때부터 문해력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씩 적어가기 시작했습니다. 2024년에 쓴 "일을 잘한다는 것 : 문해력"을 시작으로 문해력(Literacy)과 그에 따른 생각들, 태도에 이르기까지 다시 세어 보니 벌써 열 편 가까이 썼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동안 흩어져 있던 글들을 한 편으로 묶어보았습니다. 문해력의 정의부터 필요성, 키우는 방법과 활용법까지 차근차근 정리해 보려 합니다. 조금 긴 글이 될 수도 있지만, 흥미진진하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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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해력이란 무엇인가
문해력이라고 하면 보통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 정도로 생각하는데요.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적은 글들을 다시 모아 보니, 제가 내린 정의는 조금씩 넓어져 있었습니다.
- 세상을 이해하는 능력, 일종의 사전이나 가이드 같은 것 (2024)
- 흐릿한 패턴을 선명하게 읽어내고, 내 언어로 다시 조립하는 일 (2026)
- 글자 사이의 여백, 상대가 말하지 않은 의도를 읽어내는 일 (2026)
한 줄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글자 너머의 의도를 읽고, 그걸 내 말로 다시 풀어낼 수 있는 것. 다시 말해 문장을 다시 써내려갈 수 있는 힘입니다.
참고로 비슷한 말로 독해력과 추론력이 있는데요. 독해력은 글을 읽고 해석하는 능력이고, 추론력은 아는 것을 바탕으로 보이지 않는 걸 짚어내는 능력입니다. 문해력은 이 둘을 다 품고, 읽은 걸 응용하고 활용하는 데까지 이어진다고 적어 두었습니다.
2. 왜 문해력이 필요한가
먼저 오해를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저는 한때 제가 글을 꽤 잘 읽는 줄 알았습니다. 바카라을 빨리 읽고 핵심을 요약하는 데는 나름 자신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현장에서 사람들을 만나 보니 그건 반쪽짜리 실력이더라구요. 글자는 다 읽었는데, 상대가 왜 그 말을 했는지 그 의도를 못 읽어서 잘못 이해하는 일이 잦았습니다.
예를 들어 미팅에서 "검토해 보겠습니다"라는 말을 들으면, 정말 검토하겠다는 뜻일 때도 있고 정중한 거절일 때도 있습니다. "요즘 마케팅이 참 어렵네요"라는 말도 그냥 하는 말일 수도 있고, 고충을 좀 알아 달라는 뜻일 수도 있죠. 이 맥락을 잘못 짚으면 엉뚱한 곳에 에너지를 쏟게 됩니다.
그리고 나를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광고는 소비를, 미디어는 공포를, 슬롯는 평균이라는 잣대를 끊임없이 들이밉니다. 스스로 읽고 해석하는 힘이 없으면 남들이 정해 준 대로 생각하고 움직이게 되더라구요. 예전 글에 읽어내지 못하면 결국 타인이 써 놓은 각본대로 살게 된다고 적은 적이 있는데, 제가 문해력 공부를 시작한 이유도 결국 이거였습니다. 남의 문장에 휘둘려서 제 인생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마지막은 신뢰입니다. 상대가 직접 말하지 않는 고민, 표정이나 머뭇거림 같은 것들을 읽어내고 거기에 맞는 답을 드릴 때 비로소 신뢰가 쌓였습니다. 잘 듣는다는 건 귀를 여는 것보다, 상대의 맥락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는 일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3. 어떻게 키우는가
방법도 글마다 조금씩 다르게 적었는데, 모아서 순서대로 놓아 보면 이렇습니다.
1) 한 문장 고르기 : 바카라을 읽으면 임팩트 있는 구절 하나를 고릅니다. 열 쪽에서 한 문장만 남기는 연습입니다.
2) '어떻게?' 묻기 : 막힐 때 '왜 안 되지?'보다 '이게 어떻게 생겼지?'를 묻습니다. '왜'는 자꾸 핑계 쪽으로 가는데, '어떻게'를 물으면 그 안의 패턴이 보이기 시작하더라구요.
3) 내 말로 다시 쓰기 : 고른 문장을 저자의 단어를 하나도 쓰지 않고 제 말로 다시 적어 봅니다. 안 적히면 아직 이해한 게 아니었습니다.
4) 복기하기 : 바둑 기사가 대국이 끝나고 처음부터 다시 놓아 보듯, 바카라을 덮고 구조대로 다시 적어 봅니다. 이게 안 되면 그저 글자를 구경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5) 종이에 적기 : 머릿속에 둥둥 떠다니는 생각은 안개 같아서, 적어서 눈에 보이게 만들지 않으면 제 것이 되지 않았습니다.
6) 3인칭으로 읽기 : 감정이 올라올 때 한 발짝 떨어져서 '지금 내가 당황했구나' 하고 상황을 읽어 봅니다. 그러면 상대의 말도 하나의 텍스트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사람의 말을 읽을 때는 질문을 하나 더 던져 봅니다.
'이 분은 왜 이 타이밍에 이 단어를 썼을까?'
'왜 갑자기 말수가 줄었을까?'
'이 정보는 누구를 위해 쓰였고, 왜 지금 나한테 왔을까?'
이런 사소한 단서들을 모아 퍼즐을 맞추다 보면, 둔한 저도 조금씩 상대의 진심이 보이기 시작하더라구요.
4. 어디에 쓰는가
바카라을 읽을 때는 문장마다 "왜 이 문장이 여기에 있을까?"를 따져 봅니다. 그러면 문단 사이의 연결이 보이고, 다음 문장이 어느 정도 예측되기 시작합니다.
일을 할 때는 결재하는 분의 입장에서 제 결과물을 다시 읽어 봅니다. 2024년 "태도"라는 글에 적었던 건데, 이 문제를 처음 보는 사람이 읽어도 이해가 되는지 상대의 눈으로 한 번 더 읽어 보는 겁니다.
미팅에서는 상대의 말보다 상대의 상황을 먼저 적습니다. 가끔은 입을 닫고 상대의 표정이나 머뭇거림을 읽는 게 백 마디 말보다 정확할 때가 있더라구요.
숫자를 볼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조회수가 높다고 좋아하다가도 정작 그 숫자가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 걸 보면 허무해지는데요. 그 숫자가 왜 나왔는지 맥락을 읽지 못하면 결국 자기만족이더라구요.
그리고 요즘은 AI에게 일을 시킬 때도 씁니다. AI에게 건네는 요청문, 프롬프트는 어쩌면 문해력의 결정체인 것 같습니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누가 읽는지, 어떤 순서로 받고 싶은지를 글로 적어야 하는데, 이게 전부 읽고 다시 쓰는 일이었습니다. 돌아온 답이 맞는지 가려내는 것도 결국 문해력이고요.
5. 태도에 대하여
문해력을 이야기하다 보면 결국 태도로 돌아오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한때는 어려운 바카라을 읽고 남들이 모르는 용어를 섞어 쓰는 게 실력인 줄 알았는데요. 진짜 문해력이 높은 분들은 엉킨 실타래를 풀어서 초등학생도 알아듣게 설명하는 분들이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다 안다"고 생각하는 순간 상대의 문장을 잘못 읽게 되더라구요. "그건 원래 그래"라고 마침표를 찍기보다, "왜 그렇게 말씀하셨을까?" 하고 말줄임표를 찍는 쪽이 문해력에는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겸손함이 문해력을 높이는 가장 좋은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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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한데 모아 놓고 보니, 제가 문해력에 대해 하고 싶었던 말도 결국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 글자 너머의 의도를 읽고, 그걸 내 말로 다시 적어 보는 것. 글자를 읽는 건 눈이지만, 맥락을 읽는 건 상대를 향한 관심이었습니다.
혹시 요즘 누군가의 말이 잘 안 읽히신다면, 그 사람이 왜 그 타이밍에 그 단어를 썼는지 한 번만 더 생각해 보시면 어떨까요. 저도 오늘 그 질문 하나를 들고 하루를 시작해 보려 합니다.
다음 화에서는 '구체화'를 같은 방식으로 모아 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