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쓴다면 알아야 할 기초, 일하면서 부딪친 순서대로
요즘 회의실이든 길거리든 어디를 가나 가장 많이 들리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AI(인공지능)입니다. 다들 AI를 외치지만, 정작 "그래서 AI가 정확히 뭔데?"라고 물으면 대답이 아마 안 나올 겁니다. 실제로 굉장히 모호한 개념이기도 하구요. 주변에서 매일같이 들리지만, 막상 그 뜻을 대놓고 물어보기는 참 애매한 단어들. 바로 'AI 용어' 이야기입니다.
최근 유튜브에서 "모르면 따라가기 힘든 AI 용어 정리 12개"라는 영상을 보았습니다. 문득 이 12가지 용어를 제가 일터에서 직접 부딪치며 깨달은 순서대로 다시 정리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생각을 정리하며 스스로 공부하는 계기도 삼을 겸 말이죠. 바야흐로 AI 시대인 만큼, 이런 용어 공부가 우리의 'AI 문해력'을 높여줄 것이라 확신합니다.
만약 AI 용어 정의를 찾다가 이 글에 들어오셨다면,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복잡해 보이는 12가지 용어는 결국 다음의 두 가지 핵심 질문으로 요약됩니다.
1. AI는 무엇으로 만들어졌고, 어떻게 길들여졌는가?
ㄴ 관련 용어: LLM, 멀티모달, RLHF, 파인튜닝
2. 내가 AI에게 무엇을 어떻게 건네고, AI의 손을 어디까지 뻗게 할 것인가?
ㄴ 관련 용어: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지식 베이스, RAG, MCP, AI 에이전트, 워크플로우 자동화, 하네스
여기에 마지막 하나, AGI(인공일반지능)와 ASI(인공초지능)는 '지금'이 아닌 '언젠가 마주할 미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이 분야의 전문가가 아닙니다. 코딩은 전혀 할 줄 모릅니다. 하지만 올해부터 제 개인 자료 정리를 AI에게 통째로 맡겨보았습니다. 직접 안내문을 작성하고, 폴더 구조를 세 번이나 갈아엎고, 한 달 뒤 살아남은 것과 버려진 것을 복기하는 과정에서 이 단어들을 하나씩 몸으로 부딪치며 배웠습니다.
처음에는 회의 중에 누군가 "그건 RAG로 풀면 되죠"라고 말하면 그저 아는 척 고개만 끄덕였습니다. 집에 와서 검색해 보면 온통 영어 약자와 복잡한 아키텍처 그림뿐이라 마음만 더 멀어지더군요.
우리는 일을 더 잘하고 싶어서 새로운 도구를 배웁니다. 그런데 도구를 써보기도 전에 '말'에서 먼저 막히곤 합니다. 뜻을 모르는 단어가 회의 중에 서너 개만 섞여도, 그 회의는 더 이상 내 것이 아니게 됩니다.
그래서 이 12가지 용어를 딱딱한 기술적인 설명 대신, '회사에 대입한 장면'으로 바꾸어 쉽게 풀어내 보려 합니다. 그동안 일터에서 부딪치며 알게 된 것들을 지금부터 차근차근 나누어 보겠습니다. 재밌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1. AI는 무엇으로 만들어져 있나 (LLM, 멀티모달, RLHF, 파인튜닝)
첫 번째 묶음은 AI라는 존재의 '재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이 단어들은 실무자인 우리가 직접 코딩하며 만질 일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뜻을 정확히 알고 나면 AI가 왜 어떤 일은 기가 막히게 잘하고, 어떤 일에는 엉뚱한 소리를 하는지 비로소 이해하게 됩니다.
1. LLM (대규모 언어 모델)
회사에 대입: 세상의 모든 바카라을 읽었지만, 우리 회사 사정은 전혀 모르는 똑똑한 신입사원
LLM은 대규모 언어 모델(Large Language Model)의 약자입니다. 쉽게 말해 세상의 모든 글을 어마어마하게 읽은 뒤, '앞에 온 말 다음에 어떤 말이 올지'를 확률적으로 맞히도록 훈련된 프로그램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챗GPT, 클로드, 제미나이가 전부 LLM입니다.
저는 처음에 AI를 네이버나 구글 같은 검색 엔진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래서 "어느 업체 담당자 연락처 좀 알려줘"라고 물었다가, 아주 그럴듯하게 가짜 번호를 지어내는 것을 보고 크게 당황한 적이 있습니다. LLM은 지식을 꺼내오는 정확한 창고라기보다, '다음 말을 가장 자연스럽게 이어 붙이는 기계'에 가까웠던 것입니다. 이 원리를 알고 나서야 저는 AI 지시문에 "모르면 모른다고 해"라는 한 줄을 꼭 넣게 되었습니다.
이제 회의에서 "LLM 기반으로 개발합시다"라는 말이 나오면, 제 머릿속에는 '글로 묻고 글로 답하는 엔진이 뒤에 들어가는구나'라는 장면이 그려집니다.
쉽게 풀어볼까요?
세상의 모든 바카라을 다 읽은 똑똑한 신입이 한 명 들어왔다고 생각해보세요. 무슨 말을 걸어도 청산유수로 답합니다. 그런데 정작 우리 회사 일은 하나도 모릅니다. 그래서 우리 회사 이야기를 물어보면, 자기가 읽은 바카라 중에서 대충 비슷한 것을 끌어와 그럴듯하게 말을 지어냅니다. 똑똑하지만 우리 사정은 모르는 신입, LLM은 딱 그런 존재입니다.
2. 멀티모달 (Multimodal)
회사에 대입: 텍스트 메모만 보던 신입이, 이제 사진과 녹음 파일까지 알아보기 시작했다!
멀티모달은 글자뿐만 아니라 사진, 소리, 영상까지 모두 넣고 받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방식'을 뜻하는 모달(Modal)에 '여러 개'를 뜻하는 멀티(Multi)가 붙은 단어입니다.
저에게 이 기능이 가장 실감 나게 다가왔던 순간은 미팅 때였습니다. 수첩에 네모와 화살표로 대충 그린 기획안을 스마트폰으로 찍어 올린 뒤 "이것 좀 글로 깔끔하게 정리해 줘"라고 했더니, 순식간에 텍스트로 바꾸어주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제가 일일이 다시 타이핑해야 했을 일입니다. 영수증, 명함, 손으로 쓴 회의 메모도 마찬가지입니다.
앞으로 회의에서 "이 서비스는 멀티모달을 지원합니다"라는 말이 들리면, 머릿속으로 '아, 텍스트 말고 그냥 사진 찍어서 툭 던져도 알아듣는구나'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쉽게 풀어볼까요?
글로 쓴 메모만 간신히 알아보던 그 신입사원이, 이제는 사진을 보여줘도 찰떡같이 알아보고 녹음 파일을 들려줘도 알아듣게 된 것입니다. 화이트보드를 지우기 전에 사진 한 장만 찍어 넘겨주면, 신입이 그걸로 회의록을 뚝딱 써줍니다.
3. RLHF (인간 피드백 기반 강화학습)
회사에 대입: 선배의 수많은 칭찬과 지적을 통해 '슬롯생활 말투'를 장착한 신입사원
RLHF는 '사람의 피드백을 통한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 from Human Feedback)'이라는 뜻입니다. 글자만 보면 숨이 턱 막히지만 원리는 단순합니다. AI가 답을 두 개 내놓으면, 사람이 옆에서 "이쪽 답이 훨씬 자연스럽고 좋네"라며 골라주는 것입니다. 이 과정을 수만 번 반복하면서 AI의 말투와 태도를 사람의 기준에 맞게 다듬습니다. AI가 욕을 하지 않고, 질문에 늘 공손하게 답하며, 위험한 부탁을 칼같이 거절하는 건 모두 이 RLHF 덕분입니다.
저는 이 개념을 알고 나서 AI의 묘한 버릇들이 이해되기 시작했습니다. 왜 답변 끝마다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를 붙이는지, 왜 제 의견에 자꾸 과하게 동의하는지 말이죠. 결국 사람이 그런 고분고분한 답변을 더 많이 골라주고 칭찬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AI가 제 기획안을 폭풍 칭찬하면 반쯤만 믿습니다. (팁을 드리자면, "내 기획안의 반대 의견과 약점부터 말해줘"라고 해야 그제야 날카로운 비판을 꺼내놓습니다.)
쉽게 풀어볼까요?
신입 사원 교육 기간에 선배가 옆에 딱 붙어 앉아, 신입이 써온 답안지 두 개 중 "이쪽이 더 낫다"라고 수천 번 골라준 것입니다. 선배들이 좋아한 쪽으로만 말하다 보니 버릇이 생겼습니다. 공손하고, 잘 동의하고, 끝인사를 꼭 붙이는 버릇. 그 버릇의 이름이 바로 RLHF입니다.
4. 파인튜닝 (Fine-tuning, 미세조정)
회사에 대입: 그 똑똑한 신입을 우리 회사 전담 부서에 배치해 한 달간 특수 교육시키기
파인튜닝은 이미 기본 교육을 마친 모델에 우리 회사 자료를 조금 더 먹여서(학습시켜서), 특정한 업무에 맞게 다시 훈련시키는 것입니다.
저는 한때 AI에게 제 말투로 글을 쓰게 하려면 무조건 이 파인튜닝을 해야 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직접 해보니 그 전 단계에서 거의 다 해결되더군요. 제가 쓴 초안과 고쳐 쓴 글을 다섯 쌍 정도 나란히 예시로 보여주고, 매번 고치게 되는 나쁜 습관들을 '하지 말 것 목록'으로 적어 지시문에 붙였더니 바로 제 말투를 따라 하기 시작했습니다.
파인튜닝은 사실 어마어마한 데이터와 비용이 드는 '회사 단위'의 일입니다. 개인이 일에 쓸 때는 파인튜닝보다 '좋은 예시 몇 개'를 보여주는 게 훨씬 빠르고 효과적입니다. 이제 회의에서 "우리 그거 파인튜닝해야 하지 않나요?"라는 말이 나오면, 저는 속으로 '좋은 예시 다섯 개나 먼저 보여줘 보고 하는 말인가' 하고 생각합니다.
쉽게 풀어볼까요?
그 똑똑한 신입을 우리 회사 자료만으로 한 달 동안 따로 교육시켜서 '우리 일 전담 요원'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효과는 확실하지만 시간과 돈이 아주 많이 듭니다. 그러니 개인이 일할 때는 거창한 교육까지 갈 필요 없이, 잘된 업무 샘플 몇 개를 신입 바카라상 위에 올려두는 것으로 대부분 해결됩니다.
2. 내가 AI에게 무엇을 어떻게 건네는가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지식 베이스, RAG)
두 번째 묶음은 제가 매일 일터에서 손으로 직접 하고 있는 일들입니다. 이 세 단어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고 나서야, 저는 비로소 AI를 제 업무 파트너로 제대로 붙여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5.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Prompt Engineering)
회사에 대입: 일을 두 번 시키지 않기 위해 정확하고 깔끔하게 작성하는 '업무 요청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AI에게 보내는 지시문(명령어)을 잘 쓰는 기술을 말합니다. 이름은 거창하지만, 막상 해보니 '사람에게 일을 똑부러지게 부탁하는 법'과 본질적으로 전혀 다르지 않았습니다. 누구에게 보낼 글인지, 분량은 얼마인지, 첫 줄에 무엇이 와야 하는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은 무엇인지 명확히 가이드를 주는 것입니다.
저는 AI가 일을 시작하기 전에 꼭 읽어야 하는 안내문 파일을 하나 만들어 폴더 맨 위에 두곤 합니다. 처음에는 잘 부려 먹고 싶은 욕심에 A4 용지 세 장을 꽉 채웠는데, 나중에는 거의 다 지워버렸습니다. "친절하게 해줘", "꼼꼼하게 봐줘" 같은 모호한 말들은 AI에게 아무런 효과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살아남은 핵심은 딱 네 가지였습니다.
[여기가 어디인지 / 어디서 자료를 찾을지 / 어떻게 답변할지 / 절대 하지 말 것]
지시문은 길다고 좋은 게 아니었습니다. 일단 일을 시켜보고, 틀릴 때마다 오답 노트를 적듯 한 줄씩 규칙을 늘려가는 게 제일 효과적이었습니다. 앞으로 일터에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라는 말을 들으면, 그냥 '업무 요청서 잘 쓰기'로 바꿔 알아들으시면 됩니다.
쉽게 풀어볼까요?
신입 사원에게 "이것 좀 잘 좀 해줘"라고 말하면 엉뚱한 결과물이 옵니다. 대신 "팀장님께 보고드릴 한 쪽짜리 문서야. 첫 줄에는 팀장님이 결정하셔야 할 핵심을 적고, 수치는 공유 폴더에 있는 이 문서를 기준으로 작성해 줘"라고 말하면 바로 쓸 만한 기획안이 옵니다. 이렇게 지시를 명확하게 내리는 기술이 바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입니다.
6. 지식 베이스 (Knowledge Base)
회사에 대입: 신입이 언제든 필요한 서류를 스스로 꺼내 볼 수 있게 정리해 둔 '공유 폴더'
지식 베이스는 AI가 업무에 참고할 내 자료들을 한곳에 깔끔하게 모아둔 '창고'입니다. 회의록, 이메일, 제안서, 지난 프로젝트 기록이 사방에 흩어져 있으면 AI도, 나 자신도 찾을 길이 없습니다.
저는 이 창고(폴더 구조)를 세 번이나 통째로 갈아엎었습니다. 주제별로 분류했다가 버리고, 날짜별로 쪼갰다가 또 버렸습니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지금은 딱 세 개의 칸으로 운영합니다.
[받은 것 / 정리한 것 / 내보낸 것]
그리고 파일 이름 하나를 지을 때도 규칙을 정했습니다. [언제 / 무슨 종류의 일을 / 누구와 / 어떤 내용으로 했는지]를 다 넣었습니다. 파일을 직접 열어보지 않고 이름만 읽어도 내용을 알 수 있게 만들자, 비로소 AI도 그 자료를 정확히 찾아내기 시작했습니다. 멋지고 비싼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보다, 폴더와 파일 이름을 AI가 읽을 수 있게 직관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훨씬 먼저였습니다.
쉽게 풀어볼까요?
신입 사원이 사수 도움 없이도 혼자서 필요한 자료를 척척 찾아볼 수 있도록 정리해 둔 사내 공유 폴더입니다. 폴더 구조가 엉망이면 아무리 똑똑한 신입이라도 하루에 열 번씩 "선배님, 그 자료 어디 있어요?"라고 물을 수밖에 없습니다. 폴더를 깨끗하게 정리하는 것, 그것이 지식 베이스 구축의 본질입니다.
7. RAG (검색 증강 생성)
회사에 대입: "기억에 의존하지 마." 바카라을 옆에 펴놓고 답을 찾게 하는 '오픈북 시험'
RAG는 '검색 증강 생성(Retrieval-Augmented Generation)'의 약자인데, 이 복잡한 이름은 그냥 잊으셔도 됩니다. 기능은 딱 하나입니다. 제가 AI에게 질문을 던지면, AI가 기억에만 의존해 대답하기 전에 우리가 만든 '지식 베이스(공유 폴더)'에서 관련 자료를 먼저 찾아 읽고, 그 자료를 근거로 삼아 답변하는 방식입니다. 앞서 LLM이 모르는 걸 그럴듯하게 지어내던 문제(할루시네이션)를 바로 이 RAG로 막아냅니다.
저는 AI 지시문에 이렇게 적어둡니다. "답변을 쓸 때는 우선 [정리한 것] 칸부터 보고, 내용이 애매하면 [받은 것] 칸의 원본 파일을 교차 확인해 줘. 그리고 답변 끝에는 참고한 파일명을 같이 적어줘." 이게 바로 실무자 수준에서 할 수 있는 RAG입니다.
회의에서 "그 문제는 RAG로 풀면 되죠"라는 말이 나오면, '우리 사내 자료를 먼저 찾아 읽고 답하게 만들자'는 뜻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그리고 그 말이 나온 순간, 진짜 중요한 질문은 "그래서 그 자료가 지금 어느 폴더에, 어떤 상태로 정리되어 있나?"로 넘어갑니다. 내 자료가 엉망이면, 아무리 좋은 AI라도 엉망인 자료를 근거로 찾아 읽기 때문입니다.
쉽게 풀어볼까요?
신입에게 "질문에 답하기 전에 공유 폴더 먼저 뒤지고, 어디서 본 내용인지 출처를 같이 적어와"라고 업무 매뉴얼을 준 것입니다. 머릿속 기억에만 의존해 찍지 말고, 바카라을 펴놓고 답을 찾으라는 '오픈북 시험'과 정확히 같습니다. 당연히 교과서(공유 폴더)가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어야 오픈북 시험도 의미가 있겠죠?
3. AI의 손은 어디까지 뻗는가 (MCP, AI 에이전트, 워크플로우 자동화, 하네스)
세 번째 묶음은 최근 일터에서 가장 많이 들려오는 단어들입니다. AI가 그저 대화창 안에서 얌전히 답변만 하던 시절을 지나, 창밖으로 걸어 나와 직접 컴퓨터를 움직여 일을 처리하는 시대가 되면서 생겨난 개념들입니다.
8. MCP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
회사에 대입: 신입 사원에게 사내 메일, 슬랙, 캘린더를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사원증'을 발급해 주기
MCP는 Model Context Protocol의 약자로, 쉽게 말해 AI가 내 컴퓨터 속 다양한 도구 및 자료들과 직접 연결될 수 있도록 만든 '공통 규격'입니다.
예전에는 AI에게 제 일정을 참고하라고 하려면, 제가 일일이 캘린더 내용을 복사해서 대화창에 붙여넣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캘린더, 메일, 슬랙, 사내 폴더를 이 MCP라는 규격으로 한 번 꽂아두면 AI가 알아서 직접 읽고 씁니다. 이걸 연결하고 나서 제 아침 업무 루틴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출근하자마자 "어제 들어온 연락 중에서 내가 오늘 꼭 답장해야 하는 것만 추려줘"라는 한 줄만 던지면, AI가 메일함과 메시지를 알아서 열어보고 정리해 줍니다.
앞으로 회의에서 "우리 시스템은 MCP를 지원합니다"라는 말이 들리면, '아, 이 도구를 AI에 연동해서 꽂아 쓸 수 있다는 뜻이구나'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다만, 사원증을 쥐여주는 순간 AI가 그 안의 개인 자료나 보안 자료까지 다 들여다볼 수 있으므로, '무엇을 보여주고, 무엇을 숨길 것인가'도 반드시 함께 정해야 합니다.
쉽게 풀어볼까요?
신입 사원에게 캘린더, 메일, 사내 메신저를 모두 열어볼 수 있는 마스터 사원증을 준 것입니다. 그전에는 제가 화면을 캡처해서 보여줘야만 일을 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직접 들어가서 자료를 봅니다. 어떤 프로그램이든 똑같은 방식으로 연동할 수 있게 표준화된 사원증 규격이 바로 MCP입니다.
9. AI 에이전트 (AI Agent)
회사에 대입: "이 건 조사해서 보고서 초안까지 만들어 놔." 한 건의 프로젝트를 통째로 바카라임지는 신입사원
AI 에이전트는 최종 목표 하나만 던져주면, 스스로 여러 단계의 계획을 세우고, 필요한 도구를 찾아 쓰며, 결과까지 확인하며 끝까지 완수해 내는 AI를 뜻합니다. 대화창에서 질문 하나 던지고 답 하나 받는 수준과의 차이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실제로 연구 사례를 보면, 950개의 에이전트가 21시간 동안 무려 20만 개의 공개 자료를 뒤져 후보군을 20개로 좁히고, 마지막 최종 확인만 사람이 한 적이 있습니다. 제 업무도 규모만 작을 뿐 구조는 똑같습니다. 수많은 자료를 읽고 후보를 좁히는 고된 일은 에이전트에게 맡기고, 최종적으로 좁혀진 5개 안팎의 자료를 읽고 결정을 내리는 일은 제가 합니다.
대신 에이전트에게는 반드시 '선'을 그어주어야 합니다. 가끔 목표만 던져주면 벽에 부딪혔을 때 엉뚱한 편법을 쓰거나 길을 잃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지시 끝에 늘 세 가지 브레이크를 걸어둡니다.
[공개된 자료만 쓸 것 / 없으면 없다고 솔직히 말할 것 / 막히면 멈출 것]
쉽게 풀어볼까요?
지금까지는 신입에게 "이거 검색해 줘", "이거 요약해 줘"라며 한 장씩 일을 시켰다면, 이제는 "이번 프로젝트 조사해서 보고서 초안까지 완성해 놔"라며 한 건을 통째로 맡기는 것입니다. 신입이 알아서 검색하고, 정리하고, 교차 검증까지 마칩니다. 대신 엉뚱한 길로 새지 않도록 "모르는 게 나오면 억지로 지어내지 말고 멈춰서 물어봐"라고 업무 범위를 잡아주는 것입니다.
10. 워크플로우 자동화 (Workflow Automation)
회사에 대입: 판단할 필요 없이 1번부터 10번까지 정해진 매뉴얼대로만 착착 도는 '공장 라인'
워크플로우 자동화는 순서가 정해진 반복적인 업무를 자동으로 돌리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AI 에이전트와 헷갈리기 쉽지만, 둘의 차이는 아주 분명합니다.
워크플로우 자동화: 사람이 순서를 다 정해줍니다. "메일이 오면, 요약해서, 엑셀 시트에 적는다. 끝." 여기엔 AI의 판단이 없습니다.
AI 에이전트: 목표만 주면 순서와 방법을 AI가 스스로 결정합니다.
저는 처음에 완벽한 자동화를 꿈꿨습니다. '받은 메일에 AI가 알아서 답장까지 발송하는 시스템'을 구상했었죠. 하지만 실제로 해보니 마음이 조마조마해서 살 수가 없더군요. 결국 제가 최종 검토를 하고 발송 버튼을 누르는 게 훨씬 마음 편하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초안 작성까지만 자동화, 최종 발송은 사람'이라는 경계선에서 타협했습니다. 앞으로 자동화 이야기가 나오면, 기술을 고민하기 전에 '우리가 어느 단계까지 사람의 손을 떼도 괜찮은가'부터 먼저 물어보시면 좋겠습니다.
쉽게 풀어볼까요?
워크플로우는 글자 그대로 매뉴얼대로만 움직이는 일입니다. 판단하는 과정이 없습니다. 반면 에이전트는 매뉴얼 없이 목표만 던져주고 알아서 헤쳐 나가게 하는 것입니다. 실무에서는 둘 다 섞어 씁니다. 매번 똑같은 순서로 돌아가는 단순 반복 업무는 '워크플로우'로, 매번 상황이 바뀌어 대처해야 하는 업무는 '에이전트'로 나누어 맡깁니다.
11. 하네스 (Harness)
회사에 대입: 신입사원이 일을 잘하게 만드는 팀의 '업무 환경과 매뉴얼'
하네스는 이번 글에 등장하는 12개 용어 중 가장 낯선 단어일 것입니다. 원래는 말의 몸에 매는 마구(고삐나 안장)를 뜻하는데, AI 업계에서는 핵심 엔진(모델)을 겉에서 감싸서 실제로 일하게 만드는 '바깥 장치와 틀 전체'를 통틀어 부릅니다. 어떤 도구를 연동할지, 지시문(프롬프트)과 과거 기록을 어디서 읽어올지, 에러가 나면 어떻게 다시 하게 할지, 최종 결과물은 어떻게 검토할지 등 AI를 둘러싼 틀 전체를 의미합니다.
저는 이 단어를 처음 접했을 때, 제가 지난 한 달 동안 일터에서 고군분투했던 행동들에 마침내 정확한 이름표를 붙인 기분이었습니다. 제가 정성껏 쓴 안내문 한 장, 틀릴 때마다 오답 노트처럼 추가한 규칙 한 줄, 업무별로 쪼개놓은 대화창, 그리고 [받은 것 / 정리한 것 / 내보낸 것]으로 분류한 세 칸짜리 폴더. 이 모든 게 바로 '하네스'를 만드는 과정이었던 것입니다.
똑같은 챗GPT나 클로드를 써도 사람마다 결과물의 퀄리티가 천차만별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AI 엔진은 모두가 같은 걸 씁니다. 차이를 만드는 건 결국 각자가 만든 '하네스(업무 환경)'였습니다. 좋은 AI 툴이 새로 나왔다고 철새처럼 이리저리 옮겨 다니던 습관을 버린 것도 이 때문입니다. 나만의 하네스는 한곳에 진득하게 머물러야 비로소 단단하게 쌓이더라고요.
쉽게 풀어볼까요?
똑같이 유능한 신입사원이 입사해도, 어느 팀에 배치되느냐에 따라 일 잘하는 에이스가 되기도 하고 고문관이 되기도 합니다. 일하는 매뉴얼이 있는지, 꼼꼼한 체크리스트가 있는지, 선배가 피드백을 주는지, 실수를 기록하고 고치는 문화가 있는지. 그 신입사원을 둘러싼 '팀의 일하는 환경 전체'가 바로 하네스입니다.
4. 아직은 멀리 있는 말 (AGI, ASI)
마지막 두 단어는 지금 당장 우리의 일상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먼 미래의 이야기입니다.
12. AGI (인공일반지능)와 ASI (인공초지능)
회사에 대입: 어떤 부서에 보내도 다 해내는 직원, 그리고 회사 전체보다 똑똑한 존재의 등장
AGI는 범용 인공지능(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의 약자로, 특정 업무만 잘하는 지금의 AI와 달리 사람처럼 어떤 일이든 스스로 배우고 이해해서 해내는 단계를 말합니다. 그리고 ASI는 인공초지능(Artificial Superintelligence)의 약자로, 그 범용 지능이 모든 영역에서 사람의 지능을 아득히 뛰어넘은 단계를 뜻합니다.
뉴스나 회의에서 이 두 단어가 나오면 대개 "그 시대가 언제쯤 올 것 같냐"라는 먼 미래의 전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는 일터에서 이 두 단어를 들으면 딱 한 가지만 생각합니다. '그 세상이 오든 안 오든, 오늘 내가 써야 할 지시문 한 줄과 내 바카라상의 폴더 세 칸은 그대로 필요하다'는 사실입니다. 거창한 이야기에 끌려다니기보다, 오늘 당장 내 손때가 묻은 '하네스'를 묵묵히 다듬는 쪽이 저에게는 훨씬 실속 있는 일이었습니다.
쉽게 풀어볼까요?
AGI는 인사, 재무, 마케팅, 개발 등 어느 부서에 던져놔도 알아서 1인분 이상을 해내는 만능 직원입니다. ASI는 아예 회사 전체 임직원을 합친 것보다 똑똑한 존재입니다. 중요한 건 둘 다 아직 오지 않았고, 언제 올지 아무도 정확히 모른다는 점입니다. 그러니 그런 뉴스에 일희일비할 것 없이, "그래도 오늘 내 업무 요청서는 내가 잘 써야지" 하고 내 자리로 돌아오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글을 마치며,
제가 지난 몇 달간 몸으로 부딪치며 확실하게 느낀 점이 하나 있습니다. AI 용어 12개는 달달 외워야 할 IT 전문 지식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회의실에서 그 말이 튀어나왔을 때, 머릿속에 어떤 '장면' 떠올리면 되는지의 문제였습니다. (회사생활에 대입한 장면)
LLM: 세상 바카라을 다 읽었지만 우리 회사 사정은 모르는 똑똑한 신입사원
RAG: 기억에 의존해 찍지 말고 바카라 펴놓고 답을 찾게 하는 오픈북 시험
MCP: 캘린더나 메일을 드나들 수 있도록 발급해 준 사원증
AI 에이전트: 선을 그어 주고 한 건을 통째로 맡기는 신입사원
하네스: 안내문, 규칙, 대화창, 폴더 구조처럼 AI를 둘러싼 내 일터 환경
이렇게 제 언어로 바꿔 알아듣고 나니, 회의가 다시 제 것이 되었습니다. 눈치를 보며 고개만 끄덕이던 자리에서, 먼저 질문을 던지는 자리로 돌아온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도 일터에서 AI와 일할 때 다음 세 가지를 꼭 지켜보려고 합니다.
1) 모르는 내용 나오면 겁먹지 말고 묻기
"그게 구체적으로 우리 업무에서 뭘 어떻게 하자는 뜻인가요?"라고 그 자리에서 물어보려 합니다.
2) 새로운 도구를 쫓아다니기 전에 기본부터 다듬기
새 툴을 결제하기 전에, 제가 매일 쓰는 지시문(프롬프트)과 폴더 구조(지식 베이스)를 먼저 정돈하는 습관을 들입니다. 더 탁월한 업무와 저를 위해서요.
3) 자동화를 할 때는 '사람이 볼 선'을 먼저 정하기
어디까지 기계에게 맡기고, 어디서부터 사람이 최종 검토를 할지 경계선을 먼저 정하려 합니다.
혹시 회의실에서 들었거나 업무를 하다가 마주쳤는데, 정작 뜻이 흐릿해서 답답했던 AI 단어가 있으신가요? 있다면 편하게 댓글로 알려주세요. 정리해서 글로 풀어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따뜻하고 좋은 저녁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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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잘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겪은 일로 적는 연재, "진짜 일을 잘한다는 것" 2권이 월·수·금 아침 8시에 이어집니다. 온라인카지노북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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