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작은 단어 하나에
내가 유독 민감할 때가 있다.
아무 의도도, 의심도 없는 말인데
나는 왜 이렇게까지 반응할까.
다른 사람에게도 있을까.
아주 조금만 건드려도 발끈하는 그런 부분이.
양심은 신탁(주)이다.
내 안에 있는 '양심'이라는 자리.
아무 의도없는 말이
그곳에 살짝이라도 스치면
나는 심하게 심장이 떨린다.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나조차도 어쩔 수 없는
그런 떨림이다.
나도 모르게 저지르는 잘못이
알고 저지르는 잘못의 100배라는데
혹 그 중 하나는 아닐까. 싶은
자기의심.
나는 그런 사람 아닌데
나를 그런 사람으로 보나. 싶은
타인의심.
그리고
지나칠 정도로 받는 것에 불편해하는
자기검열.
이 짧은 순간
나는 나와 상대를 의심하고
나를 지나치게 검열한다.
나는 내가 민감해서라고 여겼지만
아니다.
오래 방치된 상처가
늦게 반응하는 순간이었다.
돌아보면
이건 지금의 일이 아니었다.
아홉을 주고
하나를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원망을 받았던 아픈 기억들,
말을 아끼려 침묵했을 뿐인데
그 침묵으로 인해
와전된 말들 속에서
나 자신이 벌레같아 흐느꼈던 울음들.
그 속에서
나의 상처는 게속 깊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아주 작은 말 하나에도
그 때의 내가 다시 튀어나온다.
이건 상대탓이 아니다.
지우지 못하고
막아주지 못한 채
긴 시간 눌러두었던
나를 방치한
계산서다.
여전히 나는
아직 정리되지 않은 시간을
안고 사나보다.
- 2026. 05. 0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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