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감각이 나를 우주까지 데려갈 수 있을까

byLayla Lee

자기의 감각에 집중하며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대부분의 사람은 자기 감각보다 역할과 요구에 먼저 반응한다.

그게 생활인으로 살아가기에 가장 효율적이니까.

학생은 성적에, 온라인 게임인은 평가에, 부모는 바카라임에.


'내가 지금 무엇을 느끼는가'

'어떤 장면에서 살아있음을 느끼는가'

'무엇에 끌리고 무엇에 질리는가'를 꾸준히 관찰하며 사는 사람은 드물다.

그리고 제대로 아는 게 쉽지 않고 그때는 알았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와서 보니 영 아니었던 것 같은 생각도 들기 마련이다.


나 또한 짧게든 길게든 여유 시간이 생기면

뭘 해야 할지 몰라서 일상을 재미있다고 느끼지 못했던 순간들이 참 많았다.

그래서 그나마 취향에 맞는 바카라을 만났을 때 살 것 같았고

그 외에는 그저 소비적인 일을 하며

바쁠 때 하지 못했던 것들을 할 수는 있었다.

하지만 그것 자체에서 흥미를 느꼈던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이후로도 오랫동안 일상에서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이유를

개인적으로는 여기에서 찾았다.


대학교, 혹은 졸업하고 나서 일하면서

매 주말마다 집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쉴지,

나가서 뭔가를 할지 매 번 고민하던 때가 있었다.

왜냐하면 둘 중 어느 것도 나에게 뭔가 완전한 만족감을 주는 여가시간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안 하고 집에 있을 때는 몸은 쉰 거 같은데 지루하고

나가서 재미있는 무언가를 할 때는 묘하게 피곤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아무것도 안 할 수 있어서 에너지를 아끼는데서 오는 편안함은 1차원적이고

나가서 뭔가 자극을 찾는 건 일단 컨디션이 괜찮아야 한다.

그리고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자극이 뭔지 몰랐기 때문에 영화를 보더라도 잘못 고르면 찜찜했다. 사실 보기 나름인 건데 그땐 몰랐다. 그런 관점이 없었으니.


하지만 최근에 글을 쓰면서 알게 된 가장 큰 소득은

소중한 시간을 만족스럽게 보내려면

나한테 딱 맞는 감각을 찾는 연습을 평소에 해두고

그 감각이 필요할 때 충족시켜줘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단순히 어떤 것을 할 때 좀 좋다는 취향정도의 얘기가 아니라

나를 살리는 감각을 깊게 인지한다는 건 생존과 본질에 관련되어 있다.

그리고 그 감각이 닿는 일을 종국적으로 하면서 살면

나의 존재 이유를 항상 느끼면서 살 수 있다.

즉 사명을 알고 사는 것이다.



사실 감각은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나침반인데, 많은 사람은 그것을 무시한 채 살아간다.

아니 아얘 인지도 못하고 살아간다. 어렴풋하게 눈감고 코끼리 만지듯 존재만 알고.

나는 오히려 한동안 내 감각을 일부러 무디게 살려고 했던 적도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쌓인 무의식 때문인 건지 우울감에 일상생활이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냥 아무 감각도 느끼지 말고 감각에 마취총 쏘는 것처럼 일부러 미디어를 틀어놓고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했었다.



어떤 사람은 안정감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인정받는 감각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승리하는 감각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자유를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사랑에 빠지는 감각을 좋아한다.


이쯤 되면 메타인지가 작동해야 한다.

즉, 감각이 있어야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게 '어떤'감각인지 알아야 한다.





일론 머스크는 우주를 생각할 때 설렌다고 한다.

그가 저 인터뷰에서 말하는 건
미래를 상상할 때 오는 설렘,
아직 존재하지 않는 가능성을 향한 호기심일 것이다.


그리고 그의 핵심 감각은 '가능성이 열리는 감각'인 것 같다.

일론 머스크는 '저 산 너머에 뭐가 있을까?'에 흥분하는 탐험가 같다.


나는 '지도에 안 보이던 길이 여기 있었네'에 흥분하는 해독가에 가깝다.

나는 사람의 마음이나 흩어진 문장들이 연결될 때 설렌다.

누군가는 미래의 가능성에 흥분하고,
나는 숨겨진 구조가 '드러나는 감각'을 느끼는 순간에 세포가 살아나는 느낌을 받는다.


나는 오랫동안 성취가 나를 움직인다고 생각했다.

사람들과의 관계가,
일이,
목표가 나를 움직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나를 살리는 건 연결시켜서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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