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법바카라에서 배우는 주인공의 요소 3가지
나는 항상 내가 좀.. 망한, 막말로 실패한 인생이라고 생각해 왔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이것으로 인해 딱히 패배감 같은 게 있지는 않다.
정말 그냥 Fact, '사실' 정도로 생각된달까.
서울대나 의대, 연예인 같이 탁월한 목표를 못 이루고 살아서 그렇다기 보단,
현실에서는 인생 과업대로 이행하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 (남들 기준) 성공한 인생인데
나는 매 과정에서 그 길들을 거의 밟지 못했기 때문이다.
단계 밟듯 교과서 같은 인생은 모든 비용을 최소화해준다.
장기간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평균 나이차이의 부모님 밑에서
형제자매도 있고 그 혈육들과 연 끊지 않고 적당히 각자 자기 인생 살며
정규 교육과정을 자퇴 없이 밟고
자기 직업을 갖고 살다가 너무 늙지 않은 나이에 결혼해서 애도 2명 정도 낳고
정년퇴임까지 회사 다니는 사람의 인생.
저 과업 중에 오로지 '적령기에 결혼해서 자녀 2명'이라는 조건 '만'갖췄더니
내가 안정적인 인생을 살아왔다고 착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스스로 평범한 인생이라고 생각하면 왜 이렇게 제 발 저린 느낌이 들까... 하는 의문이 있었다.
저렇게 살게 된건 최근 겨우 10여 년뿐에니
이유 모를 찔림이 느껴질 수밖에.
그런데 요즘 읽고 있는 작법바카라에서 주인공 캐릭터 요소 이론에서 이런 부분이 있었다.
실제 당신 주변에 극의 주인공감으로 삼을만한 사람이 있냐고.
왜냐면 극의 주인공의 두 가지 요소 -
아픈 사연 있는 개인 서사가 있어야 하고(남들은 잘 몰라야 함)
욕망이 강해서 쉬지 않고 '행동'하는 적극적인 성격-가 극을 이끄는 필수인데,
과연 이런 사람 주변에 있냐고, 저런 사람이 있을 리가 있냐고 반문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저건 그냥 저런 주인공으로 극을 쓰세요 정도가 아니라,
유명 작법바카라들이 누누이 강조하는 주인공의 필수 요소다.
다른 바카라에서도 봤던 내용이긴 한데 저렇게 질문으로 나오니
문득 '어... 이거 난데?' 하는 생각에 실소가 터졌다.
나는 현실에서는 실패한 인생이지만
작법바카라 기준으로는 철저하게 주인공 조건을 다 갖춰 성공적으로 만든 캐릭터였다.
항상 무언가를 욕망하며 쉬지 않고 생각하자마자 행동하며(병원 상담 갔다가 남는 수술 시간이 있길래 간 김에 당일 입원해서 다음날 한 적도...) 일을 만들어내고(실제로 시청률 고공행진을 하던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극 중 병원에 입원해서 쉬게 되자 시청률이 곤두박질친 경우가 있었다.)
말 못 할 개인적 사연들이 있는 주인공 캐릭터였다.(드라마 주인공에게 극 중 주변인은 모르는 죽은 첫사랑, 부모와의 어릴 때 이별 정도는 기본이다.)
현실생활에서는 치부인데 극의 주인공은 치부가 많을수록 돋보인다.
현실에서 제거해야 할 변수가 드라마에서는 생산해야 할 변수가 된다.
심지어 기억력을 되살려보니
나란 드라마 캐릭터, <한공주> 같은 한창 시절 장면도 있었지만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소녀> 같은 장면들도 있었다.(사실 내용은 잘 모르나 미성년자의 이성 교제가 소재인 것은 알겠다.)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지 않아서 잊고 있었는데.
참나... 밤에 작법바카라 읽다가 이렇게 웃기고 슬픈 자기 확인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