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세상으로

PART 2

by솔레일소노르

활동이 많아지고, 말과 생각이 많아지는 6월. 6월의 길은 좀 더 길어 나의 몸과 마음도 덩달아 바빠진다. 사람들 깊은 곳의 기쁨과 빛을 보기도 했지만, 그 안에 자리한 어두움도 함께 보았던 계절이다. 나와 함께 걷고 앞으로 나아갈 사람이 누구인지, 그렇지 않은 사람이 누구인지도 하늘 높이 솟아있는 해 덕분에 조금 더 분명하게 보이던 계절. 밝음과 어두움이 번갈아 마음을 스쳤지만, 결국 다시 밝은 곳을 바라보게 되는 계절. 그렇게 6월의 나는 조금 더 세상으로 걸어 나간다.


01 고귀함

힐링을 하다 보면, 사람들 안의 혼의 순수성을 마주하게 된다. 힐러와 클라이언트가 눈을 서로 바라보는 과정이 있는데, 그 순간 감동이 밀려올 때가 있다. 눈가가 촉촉해진 아름다운 혼, “혼의 로열함을 느꼈어요” 힐링을 마치고 나와서 감동의 말을 전해주는 어여쁘고, 멋진 사람. “당신은 정말 귀한 사람입니다.”


02 귀한 존재

힐링을 마치고 돌아온 저녁, 그날 밤은 왠지 모르게 몸이 많이 이완되어 있었다. 편안하게 잠이 들었는데, 그날 밤 꿈에서는 우리 집 꼬맹이들이 비에 젖은 강아지 한 마리를 데리고 왔다. 동네에서 흔히 볼법한 하얀 시골 강아지였다. 비에 흠뻑 젖어 몸을 떨고 있는 강아지를 따뜻한 물로 씻겨주고, 따뜻한 바람으로 털을 말려주었다. 어느새 우리 집 꼬맹이들과 강아지는 침대에 나란히 누워 잠이 들었다. 셋이서 한숨 푹 자는 모습이 마치 긴 휴식을 취하는 것처럼 평온해 보였다. 잠에서 깬 아이들은 새끼 강아지와 놀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강아지는 다섯 살 남짓의 꼬마 아이로 변해 있었다. ‘어! 원래 사람이었구나.’ 나는 그 순간 우리 집 아이들에게 “얘들아, 이제 이 아이를 집에 데려다줘야 할 것 같아. 너희가 강아지를 발견했던 곳에 함께 서 있어. 그러면 이 아이의 엄마가 데리러 오실 거야.” 이상하리만큼 확신에 찬 말로 부드럽게 아이들에게 전했다. 그리고 문득 ‘자신의 본래 모습을 미처 드러내지 못한 채, 세상에 홀로 남겨진 것처럼 살아가는 귀한 존재들이 연결되어 이곳을 찾아오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03 파동

15년 만에 만난 인연. 항상 나에게 예쁘다 말해주었던 나의 친구다. 힐링 센터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 “소라야 이 공간 파동이 달라. 계속 에너지가 흐르는 느낌이야. 내 피부가 미세하게 진동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친구의 말에 웃음이 터졌다. “20대의 나의 모습과 40이 넘은 나의 모습 어때 보여?” “달라. 20대에 30대에 너는 정말 부서질 것 같았거든. 그런데 지금은 단단하면서 부드러워.” “진짜 내가 누구인지 알고 나서부터 조금씩 원래의 내 모습, 내 에너지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다 보니, 오래된 인연들이 너와 비슷하게 이야기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명상을 시작했다. 사람이 내는 파동은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고, 쉽게 영향을 주기도 하고, 또 쉽게 영향을 받기도 한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떤 사람이든 자신의 빛을 환하게 밝힌다면, 그와 인연이 된 누군가는 그 빛을 바라보며 그 사람 또한 자신의 빛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 사람 또한 자신의 빛을 밝히기 시작하면, 또 다른 인연 역시 자신의 빛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빛이 사람에서 사람으로 이어진다면, 언젠가는 온 세상이 조금 더 밝은 빛을 낼 수 있지 않을까?


04 사대 원소

이른 아침, 제단을 정리하며 잠시 사대 원소의 의미를 바라보았다. 잔잔한 음악과 함께 나그참파를 피우니, 하얀 연기가 흔들림 없이 곧게 올라간다. 그 모습이 유난히 아름답게 느껴진다. 예전의 나였다면, 그저 향이 타오르는 풍경으로만 보았을 텐데, 형이상학을 배우고 경험하면서, 자연과 우주를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씩 달라진다.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 그리고 우리 자신 또한 사대 원소의 흐름 속에 존재한다는 것을 조금씩 인식하기 시작한다. 땅은 우리를 지탱하고, 물은 흐르며, 에너지와 에너지를 연결한다. 바람은 움직임과 변화를 만들고, 불은 의지를 일깨운다. 바카라으로만 배우는 것이 아닌 일상 속에서 직접 느끼고 경험하며 조금씩 우주의 원리와 자연의 섭리를 이해해 가는 과정, 그 길을 걸어갈 수 있는 것이 참 감사하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05 삶의 창작자

살면서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웠던 적이 많았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원래 나는 타인의 시선이 두려운 사람이었을까. 아니면 살아오면서 그렇게 배운 걸까?’ 나는 내가 하는 일에 오롯이 집중할 때 가장 행복하다. 하지만 그 모습은 때로 무심해 보인다는 말을 듣기도 하고, 이기적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슬롯가 요구하는 모습에 익숙해진다.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하고, 사람들과 잘 어울려야 하고, 좋게 평가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슬롯가 만들어 준 성격과 스피릿에서 비록 되는 본질의 개성은 다르다. 근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워,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피아노를 연주하지 못했다. 좋아하는 일이었지만, 표현하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에… 지금은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한 삶이 아니라, 나답게 살아가는 삶, 타인의 시선보다 자신의 본질에 집중하는 삶, 조금씩 나의 껍데기에서부터 자유로워지고 있다. 삶은 누군가 대신 창조해 줄 수 없다. 결국 자신의 삶은 스스로 창조해야 한다. 우리 모두는 자신의 삶의 창작자 이기 때문에…


06 바다 위의 질주

“부릉~” 꿈에서 나는 빨간색 오픈 카를 타고, 안개가 자욱하게 낀 바다 위 고속도로에서 달리고 있었다. 4차선 고속도인데 안개가 너무 짙어 앞이 보이지 않았다. 자동차 속도계는 100km/h를 가리키고 있었고, 브레이크는 더 이상 말을 듣지 않았다. ‘침작해야 해. 이 길이 직진인지, 아니면 커브가 있는지 모르겠네. 어쩌지? 멈출 수가 없어. 에라 모르겠다. 그냥 가자.’ 꿈에서 나는 생각보다 당황하지 않았다. 침착하게 상황을 바라보고 있었고, 이제는 멈출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잠에서 깬 나는 침대에 걸터앉았다. 생각해 보니 나는 변화를 두려워했던 사람 중 하나였다. 익숙한 것을 벗어나는 것이 어렵다고나 할까. 그래서 낯선 곳을 처음 탐험하게 될 때면, 그곳이 익숙할 때까지 몇 번이고 다시 찾아가곤 한다. 꿈속에서의 바다도 나에게 그런 의미가 아닐까. 이전의 바다는 어느 정도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답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이번 꿈에서는 내가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바다 위에서 일어났다. 게다가 이번에는 내 몸으로 헤엄치고 있는 것도, 서핑보드를 타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나는 차를 타고 있었다.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오픈카는 내가 알 수 없는 목적지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에휴, 이제는 받아들여야겠네. 나의 변화를. 그만 고집부립시다.’ 스스로에게 나지막이 이야기하며 손님 맞을 준비를 시작했다.


07 초대

집으로 손님을 맞이하는 날 아침이면, 동네 황톳길을 따라 걷는다. 맨발로 대지를 밟고, 바람을 느끼고, 나무와 햇살을 바라보며 하루를 시작한다. ‘오늘 이곳으로 누군가가 온다는 것을 자연과 우주도 알고 있는 걸까?’ 산바카라 길에 만난 청설모는 내 앞을 지나 나무 위를 올라가기고 내려가기도 한다. 누군가의 힐링 세션을 하는 이른 아침, 자연의 섭리와 함께 눈을 뜨고 눈을 감는 생명체들은 항상 나에게 신호를 준다. 오늘 맞이하는 손님에게 내가 무엇을 건네야 하는지를. 시원한 나무 아래로 스며드는 햇살과 바람. 깊은 바다를 유영하는 고래의 웅장함. 태풍의 눈처럼 고요한 중심. 그리고 그분 안에 있는 열정과 마더 가이아의 따뜻한 지원. 그 모든 흐름이 하나의 여정처럼 이어진다.


6월은 나의 시선이 나를 넘어 사람과 세상으로 향한 계절이었다. 사람들의 아름다운 혼을 마주하며 인간 안에 있는 빛을 보았고, 때로는 그늘도 함께 바라보았다. 형이상학을 배우며 자연과 우주를 바라보는 시선은 조금씩 넓어졌고, 그 배움은 특별한 순간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살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더 이상 타인의 시선에 맞추기보다, 나의 본질을 드러내는 삶을 선택하게 되었고, 그 빛이 또 다른 누군가의 빛을 깨우기를 바라는 마음도 함께 자라났다. 삶은 누군가 대신 살아줄 수 없듯, 누구도 대신 창조해 줄 수 없다. 오늘도 나는 나의 삶을 창조하며, 만나는 사람들에게 작은 빛 하나를 건네는 사람이 되고 싶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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