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세상을 관찰하다

by솔레일소노르
⌜The whale & me⌟ Soleilsonore, 2026 Pen illustration 29.7x42cm


주일이 되면, 항상 아침 일찍 부모님과 함께 성당을 다녔다. 모태 신앙으로 자란 나에게 성당은 어린 시절부터 익숙한 공간이었다. 부모님은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고, 아버지께서 해군 장교로 오랫동안 군 생활을 했기 때문에 우리는 해군 성당을 다녔다. 규모가 작은 성당이다 보니 서로를 속속들이 알고 지내는 편이었다.


“쉬잇! 기도!”


어머니가 작은 목소리를 내며 눈짓으로 나를 바라보셨다.


그도 그럴 것이, 나는 사람들을 유심히 쳐다보거나 혹은 신부님의 미사 집전 모습을 관찰하곤 했다. 때로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한 곳을 멍하니 응시하기도 했다. 고개를 숙이고 기도하는 다른 신도들과 달리 혼자 엉뚱한 곳을 바보고 있으니 어머니가 눈치를 준 것이었다.


나는 아버지를 많이 닮았다.


아버지는 나보다 더 산만했는데, 어머니를 가운데 두고, 양쪽에 아버지와 내가 앉으면, 어머니는 꽤 신경이 쓰였을 것 같다. 아버지 역시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하셨다. 게다가 사람들의 모습이 궁금해지면 혼자 중얼거리기까지 해서 어머니는 여러 번 진땀을 흘렸다.


그런 아버지를 떠올리면 내가 세상과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이 익숙한 것은 나의 DNA로부터 이미 깊게 새겨져 있는 정보인 것 같다.


관찰을 좋아한다고 하면, 누군가는 이성적인 두뇌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2024년에 나의 관찰 기록지를 다시 읽어보니 나에게 관찰은 단순히 무언가를 이해하거나 분석하기 위한 행동만은 아니었다.


한 해의 계절의 흐름에 따라 나는 세상을 관찰하며, 나의 감정을 위로하고 있었다. 특히 추운 계절 12월부터 3월까지는 나를 움츠려 들게 하기 때문에, 세상 안으로 들어가기보다는 세상을 관찰하는 것에 더 집중하는 편이었다.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며, 내 안에 움직이는 여러 감정들과 마주하고 나를 위로했다.


2023년 즈음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일기처럼 그날의 생각과 감정을 끄적이는 정도였다. 특별한 목적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도 아니었다. 그저 눈에 들어오는 풍경과 그 순간 떠오르는 생각들을 하나씩 기록했다.


그렇게 시작한 기록들이 2024년 2025년을 거치면서 조금씩 쌓였고, 어느 순간 나는 그 안에서 한 해 동안 반복되는 나만의 흐름을 인식하게 되었다.


1월에서 3월까지는 세상을 관찰하는 기간이다.

4월에서 6월까지는 꿈을 통해 영감을 얻는 기간이다.

7월부터 9월까지는 꿈에서 얻은 영감을 행동으로 옮기는 기간이다.

10월부터 12월까지는 나 자신을 다시 관찰하는 기간이다.


물론 매년 똑같은 일들이 반복되는 것은 아니지만, 계절이 바뀔 때마다 내가 집중하는 대상이 달라지고 나의 감정과 생각도 그 대상에 따라서 바다 위에서 서핑하듯 때로는 잔잔하게, 때로는 거칠게 파도를 타고 있었다.


PART 1. 「세상을 관찰하다」에서는 자연과 함께 걸어 다니며 마주했던 풍경과 계절의 변화, 그리고 그 안에서 발견한 나의 감정들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때로는 하늘을 올려다보고, 때로는 길가에 피어난 작은 꽃 한 송이를 바라보며, 그 순간 내 마음에 머물렀던 생각들을 기록했다.


세상을 관찰하는 일은 나에게 특별한 노력이 필요한 일이 아니었다. 어린 시절 성당에서 사람들을 두리번거리던 것처럼, 그저 궁금한 것을 바라보고 그 안에서 무언가를 발견하는 일이었다.


같은 풍경을 바라보더라도, 그날의 내 마음에 따라 세상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어쩌면 내가 관찰하고 있었던 것은 눈앞에 펼쳐진 세상만이 아니었는지도 모르겠다. 세상을 바라보는 동안, 나는 조금씩 나 자신을 알아가고 있었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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