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낱 인간이 창조주에게 다가가다

byJongJong

가우디의 진짜 걸작을 마주하다


카사 밀라 관람을 마치고 우리는 사그라다 파밀리아로 향했다.

앞서 카사 바트요와 카사 밀라를 둘러보면서 가우디라는 건축가에 대한 나의 생각은 꽤 복잡해졌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건축물에 녹여내는 천재라는 평가에는 어느 정도 동의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내 눈에는 두개골을 닮은 발코니와 거대한 케이크, 옥상에 세워진 체스말이 더 먼저 보였다.

솔직히 말하면 가우디라는 사람을 건축가 라고 하기에는 아직은 잘 모르겠다.


우리는 카사 밀라에서 사그라다 파밀리아까지 걸어갔다.

바르셀로나의 거리를 걷는 동안 건물들 사이로 사그라다 파밀리아가 보였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걷다 보니 어느 순간 사그라다 파밀리아가 내 눈앞에 나타났다.

'와…….'

정말 말도 안 되게 장엄했다. 멀리서 바라볼 때도 웅장했지만 가까이에서 보는 모습은 차원이 달랐다.

고개를 들어 올려다봤다. 그런데 고개를 조금 드는 것으로는 부족했다. 더 높이, 더 높이 올려다봐야 했다.

거대한 탑들이 하늘을 향해 솟아 있었다.

나는 지금까지 이렇게 커다란 성당을 본 적이 없었다.

너무나 웅장해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어찌나 거대하고 압도적이던지 감탄사마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이렇게 거대한 건물의 내부는 도대체 어떻게 생겼을까?

아직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설레기도 하고, 조금 떨리기도 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앞에서는 그저 빨리 안으로 들어가 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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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고 있는 이야기가 벽에 새겨져 있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도 오디오 가이드를 지원한다. 그래서 오디오 가이드에서 나오는 얘기를 귀 기울여 들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외관에서부터 호기심을 이끌었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파사드였다.

거대한 성당의 벽면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조각이 새겨져 있었다.


나는 어렸을 때 교회에 다녔다. 고등학생 때까지 교회를 다녔으니 성경을 접할 기회가 자연스럽게 많았다.

그런데 그 이야기들이 눈앞에 조각으로 나타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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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의 파사드를 바라봤다. 아기 예수와 마리아가 보였다.

그리고 아기 예수를 기준으로 왼쪽 대각선에 있는 세 사람을 보면서 생각했다.

'저 사람들이 동방박사겠구나.'

성경에서 읽고 들었던 예수의 탄생 이야기가 거대한 건축물에 표현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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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난의 파사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예수가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으로 향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결국 십자가에 못 박히는 모습과 죽음 이후 시신을 거두는 장면도 알아볼 수 있었다.

내가 알고 있던 이야기를 조각으로 마주하니 느낌이 달랐다.


만약 성경을 전혀 몰랐다면 그저 정교하게 만들어진 조각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물론 종교를 믿어야 한다고 얘기를 하고 싶은 건 아니다. 하지만 하나 확실한 건 서양을 마주할 때 종교, 특히 기독교를 알고 있다면 예술 작품을 감상할 때 분명 유리한 점이 있다고 느꼈다는 것이다.

그냥 내가 알고 있는 이야기를 이렇게 거대한 예술 작품으로 마주한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감동적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 놀라웠던 것은 조각 기술이었다. 가까이에서 보면 볼수록 감탄이 나왔다.

'이걸 다 사람이 조각했다고?'

인물의 모습과 자세, 장면을 구성하는 수많은 요소가 하나의 건축물에 담겨 있었다.

조각 하나를 만드는 것도 쉽지 않을 텐데, 이런 작품들이 건물 전체를 뒤덮고 있었다.

정말 미친 조각 기술이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이 조각들을 만들었을까?

나는 건물 앞에서 한참을 감탄했다. 그리고 드디어 성당 내부에 들어갔다.




성당 안에 거대한 숲이 있었다


내부에 들어선 순간, 나는 다시 한번 말을 잃었다.

'와…….'

밖에서 바라본 사그라다 파밀리아도 엄청났지만 내부는 또 다른 세상이었다.

정말 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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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천장이 높고 공간이 넓다는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웠다.

내가 그 공간 안에 서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라는 인간이 한없이 작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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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눈에 들어온 것은 기둥과 천장이었다. 거대한 기둥들이 높은 천장을 받치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냥 특이하게 생긴 기둥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기둥의 모습이 조금 달랐다.

위로 올라갈수록 여러 갈래로 뻗어 있었다.

'어? 이거 나무 같은데?'

커다란 나무의 줄기가 위로 뻗어 올라가다가 가지를 펼치는 것 같았다.

그 기둥들을 따라 자연스럽게 시선을 천장으로 옮겼다.

그리고 또 다른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천장에 펼쳐진 구조물들이 마치 꽃처럼 보였다.

'아, 이건 꽃이 피는 나무구나.'

그제야 가우디가 자연을 건축물에 표현하려 했다는 이야기가 조금 다르게 다가왔다.

커다란 기둥들은 나무가 되어 천장을 받치고 있었고, 천장은 꽃이 피어난 것처럼 펼쳐져 있었다.

건축물 안에 거대한 숲이 들어온 것 같았다.

'이 사람은 도대체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우리는 성당 내부를 계속 걸어 다녔다. 기둥을 구경하고, 천장을 올려다보고, 스테인드글라스도 바라봤다.

스테인드글라스 역시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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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빛과 색깔이 성당 내부를 장식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는 그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에 오래 집중할 수 없었다.

이미 공간 전체의 규모에 압도당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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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거대했다. 고개를 들어 천장을 바라볼 때마다 감탄이 나왔다.

내가 지금까지 봤던 가우디의 건축물들과는 비교하기 어려웠다. 아니, 비교 조차 할 수 없었다.

얼마나 압도적인지, 그 공간에서는 말을 하는 것조차 실례인 것 같았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이라고는 '와…….' 정도가 전부였다.

그리곤 나는 생각했던 게

'종교라는 게 도대체 무엇이길래 이런 건축물까지 만들 수 있는 걸까?'

종교가 인간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는지는 느낄 수 있었다.

하나의 종교와 신앙을 위해 이렇게 거대한 건축물을 만들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리고 그것을 실제로 구현해 낸 사람들의 능력에도 경외심이 들었다.

그중에서도 가우디라는 사람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다. 이 사람은 정말 대단하다...

처음으로 그런 생각이 진심으로 들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둘러보면서 정말 진심으로 아쉬운 점도 있었다.

그렇게 아름답고 웅장한 공간을 사진으로는 충분히 담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사진으로 담기에는 내가 실제로 그곳에 서서 느꼈던 감정과 웅장한 높이, 정말 압도적인 크기를 담을 수 없었다.

그리고 또한, 이곳을 매일 찾아와 익숙해질 만큼 오래 머물 수 없다는 것이다. 관람을 마치면 밖으로 나가야 했고, 바르셀로나 여행이 끝나면 한국으로 돌아가야 했으나 이곳만큼은 조금 더 오래 보고 싶었다.

한 번 보고 감탄하는 것으로 끝내기에는 너무 아까운 건축물이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지금까지 내가 본 어떤 건축물보다 경이로웠다.

인간이 만든 건축물 앞에서, 나 역시 한없이 작은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신을 경외하게 되는 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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