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우디가 누구니 도대체 어떻게 이걸 이렇게 지으셨니?

byJongJong

거리 위 웅장한 화장터


바르셀로나에서 맞는 두 번째 아침이었다. 우리는 가우디의 건축물을 보러 갔다.

아! 참고로 어제저녁에 자기 전에 가우디라는 사람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였으니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우선, 가우디는 카사바트요, 카사밀라, 사그라다파밀리아, 구엘 공원 등 여러 건축 유적?을 남긴 건축가였다.

또한, 자연을 표방한 건축을 하였다. 높이 솟은 나무, 바다의 산호, 동물의 척추 등

가우디 스스로가 말하였듯 "자연은 신이 만든 건축이며, 인간의 건축은 그것을 배워야 한다."를 스스로가 실천한 인물이라 하였다.

'자연을 건축에 담는다? 높이 솟은 나무를? 그러면 집 안에 나무를 심는다는 건가? 바다의 산호? 집 안에 아쿠아리움을 꾸렸단 얘긴가?'


첫 번째 목적지는 카사 바트요였다. 카사 바트요는 '카사의 집'이란 의미라고 하는데...

이걸 집이라고 준 건가...? 싶었다...

푸른빛이 도는 외관은 분명 독특했다. 건물 전체가 물결치는 것처럼 보였고, 발코니와 기둥은 내가 평소 알고 있던 건축물의 모습과 상당히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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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발코니가 이상했다. 발코니를 둘러싼 구조물은 마치 두개골처럼 보였다. 아래쪽 기둥은 사람의 다리뼈를 연상시켰다. 무릎에서 발목으로 이어지는 관절을 표현한 것 같기도 했다. 건물을 올려다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게 자연을 건축에 담았다는 의미구나!'

내 눈에는 아름다운 주택이라기보다 뼈를 모티브로 만든 거대한 건축물처럼 보였다. 솔직히 발코니도 그렇고 기둥도 그렇고 웅장한 화장터 같은 느낌이었다..


물론 독특하다는 점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평범한 건축물이었다면 이렇게까지 오래 기억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도저히 인정할 수 없었다.

'카사 씨가 가우디한테 무슨 잘못을 했길래 이런 식으로 집을 지어주지..? 이걸 사람 살라고 만든 집인가?'

내부로 들어갈 수 있었지만 기괴한 곳으로 들어가고 싶진 않았다. 다시 봐도 정말 기괴하다. 우리는 기괴한 곳을 지나쳐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가우디가 만든 거대한 케이크


다음 목적지는 카사 밀라였다. 카사 밀라는 '밀라의 집'이라는 의미라고 했다.

아! 그러면 카사라는 뜻은 '~의 집'이란 뜻이고, 뒤에는 사람 이름이구나 싶었다.


아무튼, 카사 바트요와 비교하면 외관의 분위기는 조금 달랐다.

카사 바트요가 푸른빛의 장식과 뼈를 닮은 구조물 때문에 기괴한 느낌을 주었다면, 카사 밀라는 전체적으로 베이지색이었다. 하지만 이곳 역시 평범한 건물은 아니었다.


외벽은 정돈되지 않은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발코니도 제각각 구불거렸다. 어딘가 관절을 표현한 것 같은 느낌도 있었지만 그래도 카사 바트요만큼은 아니었다.

전체적인 모습이 비슷한 색과 질감으로 이어지다 보니 거대한 케이크 같은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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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는 커다란 케이크를 여러 층으로 쌓아 올린 것 같았다.

일반적인 건축물은 반듯한 직선과 각이 눈에 들어오는데, 카사 밀라는 그런 것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누군가 케이크에 크림을 바르다가 일부러 표면을 울퉁불퉁하게 만든 것 같기도 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지은 거지?' 그런 생각을 하며 내부로 들어갔다.


다행히 카사 밀라 내부에는 한국어가 지원되는 오디오 가이드가 제공되었다.

이 오디오 가이드가 없었다면 안 그래도 이해가 안 되는 건축물을 더욱 이해를 못 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가이드에서는 넓은 바다와 거친 파도 그 안에서 숨 쉬는 해초를 표현한 입구에 대해서 흥미롭게 표현해 주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문제가 있었으니...

설명을 듣는다고 내가 그렇게 보일 리 없었다...

가우디가 자연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것은 알겠다. 곡선과 구조물에 어떤 의미를 담으려 했다는 것도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설명을 들어도 나는 그가 의도한 모습을 그대로 떠올리기가 어려웠다.

아마 내 상상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 나는 설명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다가도 실제 건축물을 보면 다시 의문이 생겼다.

'아... 그런 의미였구나. 근데 이건 왜 이렇게 만들었지?'


가장 중심부로 들어오면 가운데에 원형으로 뚫린 공간이 나오게 되는데 이곳은 정원 같은 곳이라고 했다.

이곳을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고 한다. 이곳은 가우디의 사상을 엿볼 수 있다고 하는데, 모든 방 안에 햇빛을 들여오게 하여 자연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것에 얼마나 중요하게 느끼는지 알 수 있다고 한다...

그냥 햇빛이 좋아서 그런 거 아닌가?

곰팡이도 덜 슬고, 예나 지금이나 결국 남향을 원하는 건 똑같은 건가...? 너무 억지 설정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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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 우리는 카사 밀라의 여러 공간을 둘러봤다.

다락방도 보고, 과거의 생활공간을 재현한 방들도 구경했다. 물론 그런 공간들도 볼거리는 있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당시 사람들이 어떤 가구를 사용했고 어떻게 생활했는지는 나한테는 그다지 흥미로운 부분이 아니었다. 내가 보고 싶었던 것은 이 이상한 건물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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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의 통로는 상당히 신기한 구조로 되어있었다. 돔처럼 무언가를 가두는 구조였고, 아치형 구조인데 조금 애매한 아치형 구조였다. 왜 이렇게 지었을까? 싶었지만 그 뒤에 설명하는 뼈를 보고 이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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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의 뼈는 가운데 척추를 타고 가며 생각보다 안정적인 구조를 하고 있었다. 가우디는 이 뼈 형상을 통하여 내부의 구조 안정화를 꽤 하였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이제야 가우디의 진정한 의미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우리가 단풍나무 씨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며 헬리콥터의 프로펠러를 만들어내고, 박쥐의 먹이 사냥 방식을 보며 초음파를 사용하듯, 우리는 우리가 사용하는 많은 부분을 자연에서 발견하고, 자연에서 찾아낸다. 즉, 가우디 역시 자연에서 건축 양식을 찾아낸 것이었다.

자연은 신이 만든 건축이며, 인간의 건축은 그것을 배워야 한다

이제야 이 말의 진정한 의미를 조금이나마 깨달은 것 같다. 하지만...

아무리 깨달았다 하더라도 웅장한 화장터와, 바다, 파도, 해초를 형상화 한 카사밀라의 입구는 티끌조차 이해되지 않았다...




옥상에 올라가니 체스말이 있었다


카사 밀라에서 또 기억에 남는 곳은 옥상이었다. 옥상에는 거대한 조형물들이 서 있었다.

기억으로는 환풍구 같은 기능을 하는 구조물이라고 설명을 들었던 것 같은데...

그런데 내 눈에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거대한 체스말 같았다.

옥상 여기저기에 커다란 체스말들이 서 있는 것 같았다. 사람보다 훨씬 큰 조형물들이 제각각 다른 모양으로 솟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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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환풍구의 목적으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과연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나 확실한 건 만약 내가 가우디가 살던 시대에 바르셀로나에서 가우디를 만났다면

정말 말도 안 되는 불법 건축물을 짓는 골칫거리로 생각했을 것 같다...

(이런 편견이 없었기 때문에 세계에서 인정받는 건축물이 완성되었을 지도...)


그러다가 다른 곳을 둘러보니 멀리 있는 건물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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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그라다 파밀리아였다. 카사 밀라에서 바라본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멀리 떨어져 있었는데도 존재감이 강했다. 여러 개의 탑이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 있었다.

아직 직접 가보지도 않았는데 옥상에서 먼저 봐버렸다. 마치 영화의 중요한 하이라이트를 미리 본 것 같았다.

'아, 스포일러 당했네...'

하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얼마나 멋있을지 기대가 커졌다.




안토니 가우디를 생각하며...


스페인에 처음 올 때는 가우디라는 인물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아니, 가우디라는 사람의 존재조차 몰랐다. 사실 건축 양식은 들어봤어도 프랑스의 에펠 제외하곤 유명한 건축가는 들어본 적이 없었거든...

하지만 예습을 철저히 하면서 자연을 건축물에 투영하는 모습이 궁금했고, 막상 보니 생각보다 철 없이 지은 장면들도 보였지만, 무슨 의도로 지었는지 대략적으로라도 이해할 수 있었다.


물론 관람을 마치고 나서 '정말 웅장하다', '너무 아름답다', '인생 최고의 건축물이다' 같은 감탄이 나온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여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한 번쯤 내부에 들어가 볼 가치는 있다고 생각했다. 외부에서 보는 모습은 단순히 특이한 건축물이지만 내부에서 보는 모습은 가우디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우디는 한 마디로 의도는 이해되지만 작품은 이해되지 않는 독특한 인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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