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사라지지 않았다

by언어프로듀서

인정받다

<사전적 정의>
가지고 있음을 다른 사람으로부터 확인받다
<언어프로듀서의 재정의>
애쓴 마음이 돌아오는 순간


한동안 회사 일을 많이 떠나보냈다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회사에서의 인정과 성과, 애씀과 노력에 더 이상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뜻이다. 대신 회사 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읽고 쓰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일에 도전하며 그곳에서 성취하고 성장하는 일에 흠뻑 빠져 있었다. 회사 일은 더 이상 나의 자존감을 높여주지도, 인정 욕구를 채워주지도 못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제법 잘 분리해서 살고 있다고 믿었다.


그런데 올해 업무가 바뀌면서 상황도 달라졌다. 하고 싶은 일은 따로 있는데 대부분의 에너지를 회사에 쏟아야 했다. 결국 회사에 소속된 온라인 게임인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그 사실을 인정하기까지 시간이 걸렸지만, 받아들이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아니 더는 화가 나지 않았다.


그렇게 정신없이 올해를 보내고 있다.

부단히 일했고, 부단히 시달린다.


얼마 전, 큰 행사를 앞두고 테이블보 20개를 집으로 가져와 새벽까지 빨고 다렸다. '내가 지금 뭐 하는 짓이지.' 몇 번이나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맡은 일을 흠결 없이 해내고 싶었다. 다행히 행사는 잘 끝났다. 그리고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생겼다. 여기저기서 이번 행사를 칭찬했다. 모처럼 회사에서 받은 인정이었다. 그 순간 묘하게도 죽어 있던 감각 하나가 살아나는 것 같았다. 회사에서의 인정 같은 건 이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회사 밖에서 충분히 성장하고 있었고, 그곳에서 얻는 성취만으로 만족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런데 아니었다.

애쓴 일을 알아봐 주는 건 여전히 기뻤다.


내가 외면하고 있었을 뿐, 인정받고 싶은 마음도 잘 해내고 싶은 마음도 여전히 내 안에 있었다. 그 사실을 깨닫고 나니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을 조금 다르게 보게 되었다. 회사가 내 삶의 전부일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시간을 내 삶에서 덜어낼 필요도 없었다.


회사에서 애쓰는 나도.

회사 밖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가는 나도.

모두 나였다.


돌아보면 인정받는다는 건 대단한 평가를 얻는 일이 아니었다.


내가 들인 시간과 애씀을 누군가 알아봐 주는 것.

그렇게 애쓴 마음이 다시 내게 돌아오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