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증권 제도와 한국의 단계별 로드맵
라이브 「카피바라가 토큰을 깨문 이유」, 오늘도 바로 시작합니다! 오늘은 달력에 동그라미 하나 쳐 두고 시작할게요. 2027년 2월 4일...
"내년 2월부터 토큰증권 시대가 열린다던데요.
그럼 그날부터 저도 삼성전자 주식을 토큰으로 살 수 있는 거예요?"
결론부터 말하면, 아닙니다. 적어도 그날 바로는요. 하지만 그날부터 분명히 달라지는 게 있습니다. 오늘은 그걸 하나씩 깨물어 보겠습니다.
이 날짜가 어떻게 정해졌는지부터 볼까요? 생각보다 긴 이야기입니다.
2017년, 금융당국은 가상화폐공개(ICO) 열풍 속에서 투자자 피해를 막기 위해 토큰 발행을 막았습니다. 그리고 9년 뒤, 이번에는 증권을 토큰으로 발행하고 유통할 수 있는 규칙을 만들어 문을 열었습니다. 막는 것에서 시작해, 안전하게 여는 법을 찾기까지 걸린 시간인 셈이죠. 법은 공포된 날로부터 1년 뒤 시행되도록 정해졌고, 그날이 바로 2027년 2월 4일입니다.
이번 법이 바꾸는 건 크게 두 가지입니다.
① 블록체인 장부가 증권의 공식 장부가 됩니다.
지금까지는 블록체인 같은 분산원장이 법적으로 증권의 공식 계좌부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일정한 기술적·관리적 요건을 갖춘 분산원장을 공식 장부로 쓸 수 있게 됩니다. 블록체인에 적힌 한 줄이, 법이 인정하는 내 권리의 기록이 되는 거죠.
② 투자계약증권을 증권사에서 사고팔 수 있게 됩니다.
투자계약증권은 공동사업에 돈을 넣고 그 성과에 따라 수익을 나눠 받는 증권입니다. 미술품이나 한우 사업 같은 조각투자에서 발행되고 있죠. 그동안은 증권사를 통한 유통이 막혀 있어서, 발행한 회사가 직접 투자자를 모집하는 방식만 가능했습니다. 이제는 증권사가 중개할 수 있게 됩니다.
여기서 꼭 짚고 넘어갈 게 하나 있습니다. 토큰증권은 새로운 종류의 증권이 아닙니다.
바카라을 떠올려 보세요. 같은 소설이 종이바카라으로도, 전자바카라으로도 나옵니다. 내용은 같고 담는 형태만 다르죠. 토큰증권도 그렇습니다. 조각투자는 수익증권이나 투자계약증권처럼 증권의 '내용'을 나타내지만, 토큰증권은 그 증권을 어떤 방식으로 발행했는지에 따른 '형태'의 구분입니다. 같은 주식이나 채권도 기존 전자증권 방식으로 발행할 수 있고, 요건을 갖추면 토큰증권 형태로도 발행할 수 있다는 뜻이에요.
그러니 토큰증권도 증권입니다. 공모할 때는 증권신고서를 내야 하고, 인가 없이 중개하면 법 위반입니다. 주식과 채권을 지켜 온 오래된 안전장치가 그대로 따라오는 거죠.
그럼 2월 4일에는 정확히 무엇이 열릴까요? 금융위원회는 지난 9월, 토큰증권을 세 단계에 걸쳐 넓혀 가는 로드맵을 발표했습니다.
1단계에서 조각투자가 공모까지 허용된 건, 권리관계가 비교적 단순하고 규모가 크지 않아 토큰화하기 쉽다는 점이 고려된 결과입니다. 그리고 2단계와 3단계로 넘어가는 시점은 1단계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운영되는지, 시장 수요와 기술 발전, 그리고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특히 3단계가 흥미롭습니다. 증권도 토큰, 돈도 토큰이 되어 둘이 같은 장부 위에서 오가는 단계죠. 주식과 돈이 한순간에 맞바꿔지는 진짜 토큰화 금융은, 아직 날짜가 정해지지 않은 그 마지막 단계에 있습니다.
솔직하게 말하면, 2월 4일에 바로 삼성전자 주식 토큰을 살 수는 없습니다. 1단계에서 펀드와 채권은 기관투자자용 사모 상품이라, 개인이 만날 수 있는 토큰증권은 당분간 조각투자증권과 비상장주식 관련 상품이 중심이 될 전망입니다. 그리고 투자 한도도 있습니다. 장외거래에서 일반투자자는 연간 순매수 1억 원까지로 제한됩니다. 새로운 시장인 만큼,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문을 연다는 뜻이죠.
마지막으로, 이 새 장부에 누가 문지기로 앉게 되는지도 알아두면 좋습니다.
증권사와 장외거래소 : 기존 증권사나 장외거래소는 별도의 토큰증권 전용 인가 없이 지금 인가받은 범위 안에서 토큰증권을 다룰 수 있습니다. 다만 장외거래소가 토큰증권 거래를 지원하려면 금융감독원과 미리 협의해야 합니다.
발행인 계좌관리기관 : 금융회사가 아닌 발행인이 고객의 토큰증권 계좌를 직접 관리할 수 있는 제도도 새로 생깁니다.
한국예탁결제원 : 모든 토큰증권 장부에 '총량관리노드'로 직접 참여해, 발행과 유통의 총량을 관리합니다. 한쪽 장부에서만 주식이 갑자기 불어나는 일이 없도록, 전체 수량을 지키는 문지기가 장부 안에 함께 앉는 거죠.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2027년 2월 4일은 토큰화가 완성되는 날이 아니라, 시작되는 날입니다.
블록체인 장부가 법의 장부가 되는 첫날이죠.
그리고 시작하는 날일수록 꼭 기억해야 할 게 있습니다. 토큰증권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다 같은 게 아니라는 것. 토큰은 형태일 뿐이고, 진짜 중요한 건 그 토큰 뒤에 어떤 권리가 있고, 누가 그 약속을 지키는가입니다. 2월 4일 이후 쏟아질 수많은 토큰증권 앞에서, 카피바라처럼 한 번씩 깨물어 보시길 바랍니다.
오늘 라이브는 여기까지! 달력의 동그라미는 지우지 마시고요. 아, 방금 "그 날부터 그래서 금융이 실제로 뭐가 좋아지는데요?"라는 질문이 들어왔습니다. 모두 궁금하시죠? 다음 라이브에서 깨물어 보겠습니다.
참고 자료
경북매일, 「주식·채권·펀드까지 '토큰'으로…2027년 2월 디지털 자본시장 열린다」(2026.9.6) https://kbmaeil.com/article/20260906500474
헤럴드경제, 「토큰증권, 사모MMF·채권·비상장주식까지 토큰화…3단계 로드맵 공개」 https://www.heraldk.com/article/2026090323570464917
MTN, 「"내년 주식·채권·펀드도 토큰 허용"…이달 하위법령 입법예고」(2026.9.4) https://news.mtn.co.kr/news-detail/2026090410205683542
파이낸셜뉴스, 「'모든 증권 토큰화' 선언했지만…내년 사모·비상장부터」(2026.9.8) https://www.fnnews.com/news/202609080505225481
온라인카지노 디노, 「토큰증권 법제화, 무엇이 달라지나」: https://fishingproductfr.com/@bexy00/524
키움증권, 「국내 토큰증권 제도화 마무리」(2026.1.19) https://bbn.kiwoom.com/rfBC1362
시대일보, 「국내 자본시장에 토큰증권 본격 도입」(2026.1.15) https://www.sidae.com/article/202601151550199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