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찌해야 자립을 할꼬
휘돌아가는 공원길 벤치에 앉아 푸르게 우거진 나무들을 보면서 참 올바르게 곧게 자라고 있구나 생각한다. 얼마나 많은 세월을 안고 품으면서 휘어지고 갈라지고 파이고 부러지고 했을까. 그 세월을 이겨내느라 고생이 많았겠구나.
엄마는 그런 세월을 안고 산 나무들이라 할지라도 지금은 곧게만 보이는 건 바로 눈앞의 현실만 바라보고 있는 건 아닐까 싶다. 그런 거겠지, 세월이 지나 너희들도 저리 곧게 자라나길 늘 바라고 있다.
어른이 되어도
경제적인 독립을 해도
아직 엄마와 함께 사는 어른이 있으니
그를 독립시키고 싶다
함께 하는 시간이 늘수록 휘어지는 게 많이 보이고 눈에 거슬리는 게 많은데 그럴 때마다 잔소리를 해대니 엄마도 화가 난다.
길을 가다가다 구시렁거리는 엄마가 부끄러워 고개 돌리며 홱 지나치는 아들을 보면서 안 그래야지 다짐은 한다마는 보이는 게 그것뿐이니 이 엄마를 어쩌면 좋을까. 그냥 놔둬도 충분히 잘하고 있는 녀석인데 오히려 긁어 부스럼 만들지 싶구나.
어제도 그랬다. 엄마 마음에 안 든다고 나름 소곤소곤 말을 했는데도 듣기 싫은 소리 또 한다며 지나치는 걸 보고 갱년기 아줌마의 특유의 짜증이 나더구나. 아, 하지 말걸. 같이 나가지 말걸. 알았어요, 하는 녀석의 등 뒤로 등짝 스매싱을 날리지 않은 것이 얼마나 잘한 짓인지를 뒤늦게 알고는 잘했다 하는 엄마 자신이 조금 미웠다.
아들아, 너도 나가서 살래?
고생한다며 기어이 아직은 아니라고 고개 흔들면서도 엄마 말은 기어코 거부하는 녀석이다. 집에 있어서 엄마 잔소리 때문에 고생인 게 나을까, 엄마 안 보고 혼자 살면서 경제적 지출 좀 하는 게 나을까. 고민해 봐라.
답은 정해져 있다.
엄마가 잔소리하지 않는 거.
알았다, 엄마도 노력할게.
ㅡㅡㅡ사랑한다, 아들 ㅡ2026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