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라는 분홍빛 낙인(烙印) - 붉은 그리움에 체하다

by박순동

【진달래, 그 붉은 망설임】 제9편


그대라는 분홍빛 낙인 - 붉은 그리움에 체하다

박순동


기어이 눈을 맞추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내가 그토록 겁냈던 것은 저 선연한 꽃빛이 아니라 내 안에서 쉼 없이 출렁이던 지독하게 붉은 그리움이었다는 것을....


눈을 감아도 선명한 그대 모습에 나는 그만 붉은 침묵 속에 나를 묻습니다. 더 이상 도망갈 곳 없는 능선 위에서 꽃이 나인지, 내가 꽃인지 모를 황홀한 경계에 오롯이 혼자 남겨집니다.


이제는 애써 숨기지 않으렵니다. 당신의 유혹에 기꺼이 무릎을 꿇고 내 영혼의 가장 깊은 곳까지 분홍빛 물을 들이며 나를 내려놓습니다.


꽃잎 하나하나에 새겨진 시린 세월의 낙인들을 가만히 어루만지면 비로소 내 안의 소란이 잦아들고 오직 그대와 나, 단둘이 나누는 선홍빛 평화만이 가득 차오릅니다.

26. 4. 28. 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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