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그 붉은 망설임】 제10편(최종회)
다시, 분홍빛 그리움으로
박순동
기어이 바람이 불어옵니다. 능선을 가득 채웠던 분홍빛 비명들이 이제는 가벼운 날개가 되어 허공으로 긴 여행을 떠날 채비를 합니다. 아쉬워 손을 뻗어 보지만 지는 꽃을 붙잡는 것은 시인의 욕심일 뿐 떠나는 뒷모습마저 저토록 화사하니 나는 그저 묵묵히 길을 터주렵니다.
꽃은 가도 향기는 남고 향기는 사라져도 내 가슴엔 지워지지 않는 붉은 문장이 새겨졌습니다. 북한산 진달래 능선에서 담아온 3주간의 아름다운 시간은 이제 내년 봄을 기다리는 단단한 힘이 됩니다
잘 가세요, 나의 진달래여 그대가 남기고 간 이 시린 망설임들을 모아 내 마음 깊은 곳에 잘 갈무리해 두겠습니다. 내년 봄, 다시 이 길 위에서 더 짙어진 분홍빛 설렘으로 만날 것을 바람에 실려 가는 저 꽃잎의 배웅 뒤로 가만히, 아주 가만히 약속해 봅니다.
26. 5. 1. 순동
"진달래의 붉은 망설임"을 함께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다가오는 일요일부터 산문시-"봄밤의 온도를 빌려 쓰다"로 작가님들의 창가를 다시 두드리겠습니다. 차가우면서도 다정한 봄밤의 온기를 함께 나누어 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