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야기에서 '전전두엽 꺼보기'라는 제목으로 슬롯적 시선으로부터 잠시 자유로워지기도 하고 치열한 경쟁슬롯 정답을 쫓으며 나를 채찍질하는 것을 좀 내려놓자는 이야기를 건넸다.
욕을 내뱉는 행위와 같은 일시적 '탈억제(disinhibition)'는 순간 유머와 짜릿함, 자신감을 얹어주어 얼음물에 넣은 손의 통증을, 팔로 몸을 버티고 있는 힘을 일시적으로 높여주었다.
이는 심리학 실험의 단편적인 사례이지만 이번엔 내 사적인 이야기를 건네 보고자 한다.
나는 내가 '살아있음'의 감각을 느끼는, 그로써 인생을 낄낄거리며 버티고 살아갈 수 있게 되는 순간들이 있다. (< 연재를 통해 여러분들에게 나누고 싶은 주제들은 결국 경험에서 기인하나 보다.)
그 중 하나가 이미지로 억제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다. 작정하고 아-해방되어야겠다- 이런 느낌으로 작정하며 그린다기보다 그저 가끔씩 본능이 이끄는 취미라 할 수 있다.
어려서부터 모범생이었고 주위로부터의 관심과 인정에 대한 욕구가 높았다. 그래서 가정이든 학교든 내가 속한 슬롯에서 기대되는 역할을 수행하는 데 충실했다. 그러나 동시에 내 안에는 슬롯에 대한 반항적 시선이 공존했다.
그래서인지 시스템과 슬롯적 규범 안에서 안정감을 느끼면서(동시에 잘 수행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면서) 본능적으로 자유로워지고 싶어하는 마음을 어떻게든 표현하지 않으면 안됐다.
열심히 '영어로' 욕을 한다. 그리고 표현한다. 한국인 네이티브로써 영어 욕은 한국어 욕보다 거리감(?)이 있어 일종의 비유법으로 와닿는다. 욕은 사실 학창시절 (혹은 지금까지) 내 친구였다. 욕 내뱉기 연구를 발견하고 유난히 낄낄거린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집안 곳곳에는 내 그림이 있다. 정성스럽게 욕을 그리고 풍선을 불어 사진을 찍고 콜라주이미지를 만든다.
티셔츠, 스티커 등 실물화(?)가 가능하다면 그렇게 한다.
슬롯적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내면의 충돌은 불혹의 나이에도 그대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