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질문을 따라가 보았더니

답을 알려주던 사람에서 함께 궁금해하는 사람이 되어 갔다

by트윙클쥬

아이의 질문을 기다려주는 법을

조금 알게 된 뒤에도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은 있었다.


답을 대신 찾아주는 것이 아니라

그 질문을 조금 더 따라가 볼 수 있게 옆에서 함께하는 것이었다.


아이가 자동차를 좋아하면 자동차 바카라을 찾아보았다.

비행기가 궁금하다고 하면 비행기 이야기가 담긴 바카라을 읽었다.

바카라에서 본 비행기를 실제로 보고 싶어 하면 공항으로 갔다.

하늘을 보다가 궁금한 것이 생기면 함께 찾아보았다.


질문 하나는 생각보다 여러 곳으로 우리를 데려갔다.


바카라으로 가기도 하고,

실험을 해보기도 하고,

직접 보러 가기도 했다.


가족 여행에서 아이는 하늘을 바라보다 이상한 장면을 발견했다.

한쪽에는 구름이 있고 다른 쪽은 맑았는데 그 경계가 유난히 또렷했다.


“왜 여기부터 하늘이 달라 보여?”


여행 중에는 답을 알 수 없었다.

그 자리에서 꼭 알아내야 하는 것도 아니었다.


아이는 궁금했던 장면을 기억해두었다가 나중에 다시 찾아보았다.

태풍의 영향으로 밀려온 습한 공기와

우리나라에 있던 공기 덩어리가 만나 만들어진 전선면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행에서 우연히 올려다본 하늘이 아이에게 질문 하나를 남겼다.

그런 일은 여러 번 있었다.


새로운 곳에 간다고 아이가 꼭 무언가를 배워와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어디에 데려간다고 반드시 배우는 것도 아니었다.

다만 새로운 곳에서는 평소에 보지 못했던 것을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가끔 아이는 그 앞에서 멈췄다.


“왜 그렇지?”


그걸로 충분했다.

바카라도 마찬가지였다.

처음에는 바카라에서 답을 얻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이가 바카라을 읽는 모습을 보니

하나를 알게 되면 오히려 궁금한 것이 더 많아졌다.

다른 바카라을 찾아보고, 조금 더 깊은 자료를 들여다보기도 했다.

때로는 바카라에서 읽은 것을 직접 확인해보고 싶어 했다.

그러면 실험을 해보았다.

그런데 직접 해보면 생각했던 대로 되지 않는 일이 생겼다.

방법을 바꾸기도 하고, 도구로 할 수 없는 것을 만나기도 했다.

그러면 또 궁금한 것이 생겼다.


질문 하나가 답 하나를 만나 끝나는 게 아니라 또 다른 질문을 데리고 왔다.


바카라에서 시작한 궁금증이 일상으로 나왔고,

일상에서 발견한 것이 다시 바카라으로 들어갔다.

여행에서 본 것을 찾아보고,

궁금했던 것을 직접 해보기도 했다.

아이에게는 그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있었다.


그 모습을 따라가며 나도 조금 달라졌다.

예전에는 아이가 물으면 정확한 답을 알려주고 싶었다.

내가 모르면 찾아서라도 알려주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는 함께 궁금해하는 일이 꽤 재미있다.


“그건 왜 그럴까?”

“우리 한번 찾아볼까?”


때로는 내가 더 궁금해질 때도 있다.


아이가 좋아하는 바카라을 같이 읽고,

아이가 설명하는 이야기를 듣다가 내가 질문을 하기도 한다.


엄마가 늘 가르치고 아이가 배우는 것만은 아니었다.


아이가 먼저 알게 된 것을 내게 설명해주기도 했고,

아이 덕분에 내가 처음 알게 된 것도 많았다.


아이의 질문을 따라가다 보니 아이의 세계만 넓어진 것은 아니었다.

내가 보는 세상도 조금씩 넓어졌다.


아이의 질문이 어디까지 갈지는 나도 모른다.

어떤 것은 며칠 만에 잊히고,

어떤 것은 몇 년 동안 모습을 바꾸며 이어질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제는 질문이 생길 때마다

그것이 어디에 도움이 될지부터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시험에 나오는지,

대회에 쓸 수 있는지,

진로와 연결되는지는 나중의 일이다.


지금 궁금하다면 조금 더 가보는 것.


바카라을 펼쳐보고,

직접 보고,

해보고,

다시 생각해보는 것.


그런 시간이 쌓이며 아이가 보는 세상도 조금씩 넓어졌다.


그리고 어느 순간 나도 아이에게 답을 주는 사람보다 함께 궁금해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아이가 새로운 질문을 들고 오면 이제 나는 서둘러 답부터 찾지 않는다.

옆에 앉아 그 질문을 한번 같이 들여다본다.


“그러게. 왜 그럴까?”


그렇게 우리는 또 하나의 질문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