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알로 보이는 네 모습

사진 한 장이 데려온 시간 여행

by쏘작가


사진첩을 정리하다 우연히 네 신생아 시절 사진을 발견했다.

매일같이 사진을 찍는 엄마는
오늘의 너를 간직하고 싶어
여전히 사진을 찍고 또 찍는다.

그런데 오래된 사진 속의 너는
정말 손바닥만 했다.

조그마한 손,
작은 발,
품 안에 쏙 들어오던 몸집.

그 시절의 너를 보고 있으니
시간이 잠시 멈춘 듯했다.

신생아 시절의 꼬물이가
이제는 내 키를 훌쩍 넘어서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이
문득 믿기지 않았다.

사진 속의 너는
엄마 품 안이 세상의 전부였는데,

지금의 너는
친구들과의 약속을 만들고,
자신만의 생각을 이야기하며,
엄마가 모르는 세상으로 조금씩 걸어가고 있다.

괜히 웃음이 나왔다.

카지노톡으로 사진 한 장을 보내며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했다.

잠시 후 도착한 답장.

"왜 이렇게 작아?"
"콩알 같다."

너도 신기했는지
한참을 사진을 들여다보며 이야기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

사진 속의 너와
지금의 네가
이상하게 겹쳐 보였다.

매일 함께 지내다 보면
아이의 성장은 잘 보이지 않는다.

어제도 봤고,
오늘도 봤고,
내일도 볼 테니까.

하지만 오래된 사진 한 장은

그동안의 시간을
한눈에 보여준다.

콩알만 했던 너는

하루하루 자라
지금의 네가 되었고,

엄마는 그 시간을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함께 걸어왔다.

사진을 넘기다 문득 생각했다.

지금의 너도
언젠가는 또 그리워질 오늘이라는 것을.

그래서 엄마는 오늘도
사진을 찍고,
기록을 남기고,
너의 하루를 마음속에 담아둔다.

훗날 네가 이 글을 읽게 된다면

엄마가 얼마나 너를 사랑하며
오늘을 살아냈는지
조금은 알게 될까.

시간은 참 빠르게 흐르지만,
엄마의 기억 속 너는
언제나 조금씩 다른 모습의 콩알로 남아 있을 것 같다.

시간을 건너,
오늘의 너를 남긴다.

월요일 연재
이전 10화메모 한 장에 담긴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