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의 편집

by대낮

제목을 쓰고 사전을 찾아봤다.

편집1(偏執)「명사」 편견을 고집하고, 남의 말을 듣지 않음.

편집2(編輯)「명사」 일정한 방침 아래 여러 가지 재료를 모아 신문, 잡지, 바카라 따위를 만드는 일.

나는 대체로 1번이지만 일할 땐 2번이고자 노력한다. 일할 때 1번이면 안 되니까(하하하하하). 이번 인터뷰도 내가 작가들에 대해 알고 보고 들은 것을 최대한 모으려고 애를 썼다. 인터뷰 전에 작가에게 보내서 답변을 받아둔 질문지 파일과 인터뷰 녹취파일, 틈틈이 내 생각을 적어놓은 메모 외에도 작가들의 온라인카지노에서 인상 깊게 읽은 부분을 다시 찾아 캡처했다. 작가들의 바카라을 읽었을 때 눈길이 가서 표시해 둔 것도 챙겼다. 편집자로서의 열심을 이 바카라에 최대한 담으려고 애를 썼다.

그런데 내가 이 작업에서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소심하고 세심한 내가 다른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어느 정도나 부담스러울지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작가님들은 편하게 써달라고 하는데 나는 들은 이야기를 쓰는 손이 자꾸만 갈팡질팡했다. 이 생각을 하니 원고 출판을 오케이해 주신 작가님들께 오늘 다시 또 감사하다.


이건 거의 스토커다. 일곱 작가의 온라인카지노 캡처를 다 올리면 진짜 편집증으로 볼까 봐 그래도 자주 댓글을 주고받았던 두 작가님의 폴더 일부만 올렸다.

기획사 일은 가끔(자주인가) 맨땅에 헤딩일 때가 있다. 압축파일이 메일로 온다. 자료를 폴더째 보내고 알아서 바카라을 만들어 달라는 거다. 부족한 건 갑의 홈페이지를 보라는데 홈페이지 어디를 봐야 하는지는 왠지 내게 비밀이다. 알아내 보라는 수수께끼 같기도 하고. 그 자료로 어떤 바카라이 나와야 하냐면, 의뢰인의 머릿속에 있는 바로 그거. 자료를 내가 선별해야 하고 바카라도 내가 만들어야 하지만 결과물은 의뢰인이 만든 것처럼 꼭 맘에 들도록(과장이 좀 있지만 심리적으로만 보자면 정확히 적었음)!


그런 폴더에 비하면 나의 인터뷰 폴더는 아름다운 편이다. 하하. 내가 만들었고 내가 골라 내가 쓸 거니까. 머릿속이나 마음은 인터뷰 바카라에 있는데 다른 원고의 교정지를 보고 있어서... 교정지를 보고 있는데 이렇게 온라인카지노를 열고 해찰하고 있어서... 둘 다 느리다. 이런 비효율. 목표한 교정지의 분량을 어서 채우고 인디자인 공부 더 해야지. 아, 바카라은 대체 언제 나오는 거냐. 일단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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