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葉(송엽)의 節義(절의), 그리고 搖動(요동)하는 초

수필

by산들강바람


가을의 숲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자연의 섭리에 따라 온통 울긋불긋한 원색의 비단으로 제 몸을 단장한다.


여름날 대지를 가득 채웠던 짙은 녹음은 온데간데없고, 단풍나무는 불타오르는 붉은빛으로, 은행나무와 억새는 눈부신 황금빛으로 화려하게 옷을 갈아입는다. 그 장엄한 색채의 잔치 속에서 만물은 제각기 다채로운 모양새로 계절의 깊어짐을 고하고, 세상은 화려함의 극치 속에서 서서히 소멸의 단계를 향해 이행해 간다.


그러나 이렇듯 일상의 모든 풍경이 사정없이 흔들리고 변해가는 숲의 한복판에서, 단 한 치의 요동도 없이 제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고독한 존재가 있다. 바로 소나무다.


화려한 단풍의 물결 사이로 우뚝 서 있는 소나무를 가만히 바라본다. 비록 그 잎 끝자락에 가을의 깊이를 증명하듯 미세하게 노란 빛깔이 아주 조금 묻어나긴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계절을 정직하게 통과해 내는 미물(微物)로서의 지혜일 뿐이다. 눈앞을 어지럽히는 가을의 소란함 속에서도, 곧이어 다가올 겨울의 지독한 한파 속에서도, 소나무의 정체성이자 본질인 그 기품 있는 푸르름은 결코 탈색되거나 훼손되는 법이 없다.


바람이 불면 다른 나무들이 주체할 수 없이 잎을 떨어뜨리며 요란한 비명을 지를 때, 소나무는 그저 묵묵히 제 가지에 깃든 가늘고 단단한 솔잎들을 가다듬으며 고요한 침묵으로 세월을 견뎌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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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고요함, 바람의 속삭임, 강과 계곡의 흐름, 그리고 바다의 깊이를 글로 담아내고 싶은 사람입니다. 자연은 언제나 저에게 가장 진실한 위로와 질문을 안겨주었습니다. 수필,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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