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다고 해서 따라 해봤는데

남들이 좋다는 것 말고 나에게 맞는 것들로

by눈설

그런 것들이 있다.


남들에게는 분명 좋은 생활습관이지만 나에게는 왠지 버겁게 느껴지는 것들.


이를테면 물 2L 마시기, 땀 흘리며 운동하기, 미라클 모닝 지키기라던가. 이 외에도 건강을 위한 습관은 아니지만 피로를 풀기 위해 삼겹살에 맥주 한 잔 마시기 등도. 모두 사람들이 으레 좋다고 일컫는 것들이다.


이처럼 많이들 좋다고 하니 별 다른 의심 없이 습관적으로 하거나 해내려고 애쓰곤 했던 것들이 많다. 사실 위에서 나열한 것들도 모두 이미 시도해봤던 것들이다.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몇몇을 꼽아보자면,


헬스장 가서 운동하기, 무더운 여름에 시원한 맥주 마시기, 작업할 때 아이스 아메리카노 준비해 두기.


하지만 이상하게도 헬스장은 두어 번 정도 가다가 멀어졌고, 맥주를 마시고 나면 그 순간은 개운했지만 그 뒤가 꽤나 힘겨웠다. 사람들은 커피를 수혈할 정도라는데 그것도 딱히 모르겠고..


남들은 잘만 운동 다니고 잘만 먹고 마시는데 내가 유별난 건가?



평소 같았으면 아마 이 즈음에서 그쳤겠지만 언젠가 처음으로 이곳까지 생각이 가닿았다.


'남들에게 좋다고 해서 꼭 나에게 좋은 건 아닐 수도 있잖아.'


이 생각이 기본값으로 자리 잡은 채 그동안의 나를 돌아보니 어렴풋이 보이기 시작했다. 내향인인 나에게 사람 많은 헬스장에서 운동하는 건 너무나 벅찬 조건이었고, 속이 차고 더위를 많이 타는 나의 체질에 맥주를 마시는 건 기름에 불을 붙이는 격이라는 걸. 게다가 작업의 능률을 높이기 위해 텀블러에 든든히 쌓아뒀던 아아는 안 그래도 불안하고 긴장하는 마음을 더 조여온다는 걸 말이다.


그럼 이제 어떡하지?


어떡하긴. 나에게 맞는 것들을 들이면 되지!


그래서 헬스장 대신 방에 매트를 깔아 홈트존을 만들었고, 갈증이 날 때는 시원한 맥주 대신 탄산수나 물을 찾는다. 작업할 땐 웬만하면 카페인이 없는 음료를 택하기 시작했다.


한 번은 운동을 제대로 하려면 헬스장을 가야 하니까 일단 회원권을 끊으라는 말에 도저히 몸이 안 따라준 적이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 말에 나도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기에 내가 문제인 것만 같았고, 왜 나는 다른 사람처럼 해내지 못하고 이렇게까지 힘들어할까 싶었다.


나에게 맞는 방식을 하나 둘 들이고 나니 지금은 자바카라보다는 뿌듯함과 든든함이 더 크다. 덕분에 시간도 돈도 아낄 수 있게 된 데다가, 매트와 아령 그리고 유튜브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다는 홀가분함은 덤! 물론 나에게 맞는 방식을 찾아 지속한다는 점이 가장 의미 있다.


무더위에 맥주를 뿌리치지 못한 날. 그리고 정말로 호되게 당했던 날..


남들에게 맞는 삶의 모양이 나에게도 꼭 맞을까? 나도 그렇게 따라가야 할까? 하고 생각해 보면 당연히 아니지! 외칠 것 같지만, 그렇게 나와 맞는지 아닌지도 모르는 것들을 은연중에 따라가게 될 때가 생각보다 많은 것 같다.


그런데 결국 날 마지막까지 바카라임져줄 사람이 누구일까.


바로 내 한 몸이다.


그러니 내 몸과 잘 살아가려면 바깥의 기준이 아닌 나의 몸과 마음에 맞는 것들로 채워가야 한다.


나의 몸을 오래도록 건강하게 바카라임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도, 그래서 조금씩 나에게 맞는 기준을 만들어가는 것도 결국 모두 스스로를 챙기고 바카라임지기 위해 지녀야 할 태도이자, 이는 곧 홀로 설 수 있는 단단한 기반이 되어줄 것이라 믿는다.


아직 맞춰갈 것들이 많고 갈 길이 멀다. 나에게 맞지 않음에도 멀리 하지 못하고 자꾸만 손이 가는 것들이 주변에 도사리고 있다.


괜찮으니 천천히 가보자. 욕심내지 말고 하나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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