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로운 이야기 32
나는 사진을 찍을 때 이상하게도 전체를 찍는 사진은 영 내키지 않아 풀샷이라고 부르는 전체 풍경은 잘 찍지 않는 편이다.
최근 찰나를 올리지 않는 시간에 전체가 보이는 느낌이 나도록 찍으려 의식적으로 노력했다.
전체를 찍고 보니 모든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풍경을 잘 찍지 못해 어쩌면 의식적으로 잘하는 것만 하고 싶어 클로즈업이라고 부르는 찍고자 하는 피사체에 집중되는 구조를 찍었던 것인가. 하고 머리를 긁적였다.
그러는 사이 가을이 왔다.
평소 나는 사진을 찍을 때 감정을 담아서 찍는 편이지만
전체 구도에 신경을 써서 찍다 보니 어떤 감정을 담아 사진을 찍어야 하는지 어떻게 마음을 담는 것이었는지 떠오르지 않았다.
어쩌면 내가 어떤 마음으로 사는지 말하고 싶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들키지 않고 싶은 마음이기도 한 것 같았다.
그저 가을은 아름답고.
하늘은 청량하며
한들거리는 코스모스의 몸짓에 마음을 빼앗긴다.
전체 사진을 찍으니 흔들리는 마음 그대로 찍히는 것 같기도.
지천에 나비가 날아다닌다.
한 나비만 쫓아다니다 보면 이렇게 많은 나비가 있다는 걸 잊을 때가 있다.
나비가 내 앞을 스쳐 지나간다.
온갖 상처를 안고도 이리저리 잘 도 날아다닌다.
나 역시 내가 어떤 모습이든 나임을 잊지 말아야지.
푸른 저 하늘을 오래도록 날아다녀야지.
이 꽃 저 꽃.
나는 역시 피사체 하나를 다양하게 바라볼 수 있는 사진을 좋아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