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코딩을 못 하는데 개발자로 삽니다

시켜서 만들었습니다. #0

byukkukk


고백부터 하겠다. 나는 코드를 못 짠다.


for 문이 뭔지 설명하라면 얼버무릴 자신이 있다. 화면에 뜬 빨간 에러 메시지를 보면 지금도 가슴이 철렁한다. 개발자들이 당연하게 쓰는 단어의 절반은 여전히 낯설다. 그런데 지금 내 컴퓨터에서는 앱과 대시보드, 유튜브 채널을 합쳐 열 개가 넘는 시스템이 돌아가고 있다.


주식 장이 마감되면 알아서 분석 리포트가 만들어지고, 다이어트 앱은 앱 스토어에 올라가 사람들이 내려받고, 가계부 앱은 서명까지 마친 정식 설치 파일로 나왔다. 전기차 오너를 위한 서비스는 나라 두 곳의 서버에서 동시에 돈다. 이걸 만든 사람이 for 문을 얼버무리는 그 사람이 맞다.


어떻게? AI에게 시켜서.


이 문장이 오해를 부를 것 같아 미리 짚어둔다. "AI에게 시켰다"는 건 버튼 하나 누르니 앱이 뚝딱 나왔다는 뜻이 아니다. 나는 수없이 헤맸고, 만든 걸 다시 지웠고, 일주일째 죽어 있는 서비스를 뒤늦게 발견하고 식은땀을 흘렸다. AI는 마법 지팡이가 아니라, 말귀를 아주 잘 알아듣지만 방향은 내가 잡아줘야 하는 유능한 직원에 가까웠다.


이 바카라이 하려는 것


이 바카라은 두 가지를 동시에 한다.


하나는 경험담이다. 코딩을 모르는 사람이 AI를 데리고 실제로 뭔가를 만들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미화 없이 적었다. 성공한 것도 있고, 몇 주를 갈아 넣고 껐다 놓은 것도 있다. 나는 후자를 숨기지 않을 것이다. 부업 시장에 널린 "저도 했으니 여러분도 할 수 있어요" 류의 반짝이는 이야기가 정작 도움이 안 되는 이유는, 넘어진 장면을 잘라내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활용서다. 각 장 끝에는 AI 활용 노트가 붙어 있다. 그 장의 경험에서 뽑아낸, 당신이 오늘 바로 따라 할 수 있는 방법과 지시문 템플릿, 체크리스트다.


약속하는 것과 약속하지 않는 것


약속하지 않는 것: 이 바카라은 일확천금 매뉴얼이 아니다. "이대로 하면 한 달에 얼마"를 보장하지 않는다. 나 역시 목표한 수익에 아직 도달하지 못했고, 그 과정을 진행형으로 쓰고 있다.


약속하는 것: 코딩을 몰라도 AI를 데리고 실제로 작동하는 것을 만들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사람들이 흔히 빠지는 함정 — 정교한 걸 만들어놓고 아무도 안 쓰는 함정, 만드는 데 취해서 유지에 무너지는 함정, AI가 그럴듯하게 틀리는 걸 못 잡아내는 함정 — 을 미리 알려주는 것.


나는 대단한 개발자가 아니다. 지금도 비전공자다. 그런데 그게 이 바카라의 자격이다. 나와 같은 자리에서 시작하는 당신에게, 나는 통역이 필요 없는 사람이니까.


자, 시작하자. 나도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다.

수,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