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을 살피듯, 너희를 살핀다

그 시절 내 아이를 다시 만나다

by새벽여행자

우리 집 식물 중에 참 손이 많이 가는 녀석들이 있다. 바로 '트리안'과 '스파티필름'이다.


트리안은 동글동글하고 작은 잎들이 가느다란 줄기에 빽빽하게 달려있는 식물이다. 어느 날 우연히 지나치던 꽃집에서 풍성하게 자란 모습이 앙증맞으면서도 우아해 이끌리듯 집에 들였다.


스파티필름은 키우기 쉽다고 해서 구입한 식물 중 하나였다. 정말이지 돌돌 말려있는 새 잎이 쏙쏙 올라오며 희한할 정도로 참 잘 자라 주었다.


그런데 이 둘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조금이라도 물이 부족해지면 트리안은 그 작은 잎이 이내 바짝 말라 우수수 떨어져 버렸다. 스파티필름 역시 힘없이 바닥으로 잎사귀들이 축 쳐져버려 괜히 더 미안한 마음이 들게 만들었다.


마치 '저 너무 목이 말라요. 저에게 관심 좀 주시겠어요?' 하고 온몸으로 말을 건네는 것 같았다. 그래서 다른 식물들보다 더 잘 보이는 곳에 두고, 자주 들여다보고 보살펴야 한다.


문득 얼마 전,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던 영상을 보다가 멈칫했다. 첫째 딸 나나가 여섯 살 때, 남동생 준이가 태어났다. 꼬물거리는 갓난아이에게 폭 빠져 있던 나의 시선은 온통 준이만을 향하고 있었다. 그러다 영상 속에서 스쳐 지나가듯 들려오는 딸아이의 작은 목소리.


엄마, 나도 좀 찍어줘.


그 시절, 아기처럼 굴며 동생의 젖병에 물을 담아서 먹던 딸아이의 모습이 떠올랐다. 엄마에게 관심과 사랑을 갈구하던 아이의 모습이 떠올라 미안함과 애잔함이 밀려왔다. '그때는 갓난아이에게 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잖아' 하고 변명도 해보았지만, 나도 모르게 준이를 더 예뻐했던 건 아닐까 하는 자바카라감이 들었다.


'나에게 관심 좀 주세요.' 하고 온몸으로 신호를 보낼 때 더 잘 보살펴야했다. 지금은 어느새 엄마의 관심을 부담스러워하는 사춘기 소녀가 되어버렸으니까.


트리안과 스파티필름에 물을 주며, 다시 한번 내 아이들을 가만히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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