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 우리 아들을 부탁해!
수백 번, 수천번, 수만 번 고민을 거듭한 끝에 아들 준이의 전학을 결정했다. 마침 가려 학교에 자리가 나서 일이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었다.
초등학교 2학년 준이에게 전학을 가야 한다고 이야기하니 지금 친구들과 헤어지고 싶지 않다고 서럽게 눈물까지 흘렸다. 나도 초등학생 때 전학을 여러 번 다녔던 생각이 떠올라 마음이 아팠다.
준아, 너에게 조금 더 좋은 환경을 보여주고 싶어서 그래. 친구는 가서 또 사귀면 돼.
그래도 싫어.
알겠어. 그럼 일단 조금 더 생각해 봐.
밤새 잠이 오지 않았다. 좋은 기회인데 정말 아이가 끝까지 거부하면 어떻게 하지? 포기하기에는 너무 아까운데.
답답한 마음에 6학년 딸아이에게 슬쩍 물어봤다.
나나야, 혹시 준이 전학 가도록 설득하려면 무슨 방법이 좋을까?
그냥 뭐 사준다고 해. 걔 스파이더맨 좋아하잖아. 피규어 사준다고 해.
이미 피규어는 한 트럭인데, 그게 될까? 알았어. 일단 고마워!
다음날 아침, 밥을 먹다 준이에게 슬며시 미끼를 던졌다.
준아, 엄마가 뭐 하나 사줄게!
준이 눈이 동그래졌다.
어떤 거?
스파이더맨 피규어 사줄게.
와, 진짜?
응! 대신 전학은 가는 거야.
오케이, 알겠어.
엥? 밤새 한 내 고민과 아이의 눈물이 스파이더맨 하나에 눈 녹듯 사라졌다. 약간의 허탈함과 다행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 어쨌든 아들은 쿨하게 친구들과 마지막 인사를 하고 짐을 챙겨 왔다.
그래, 새로운 환경에 낯설어할 네가 조금 안쓰럽지만 그래도 잘 버텨내 봐. 그리고 꽃 피워봐. 참 좋을 거야!
어쩌다 보니 곧 중학생이 되는 누나보다 먼저 교복을 입게 된 우리 꼬맹이. 잘할 수 있을 거야! 내 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