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길이든 뒷길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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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서 있어도 생각은 저 홀로 흐르고
잠을 잊은 타락한 노예는 밤새 길을 만든다.
생각을 닮아 구불구불한 길
시간은 길 위에 뇌처럼 펼쳐져 있다.
우리는 모두 길 위의 방랑자들.
작은 머릿속에 갇혀
스스로 만든 시간의 지도를 들고
끝없이 헤맨다.
인간과 동물의 차이는
어쩌면 시간을 보내는 방식이 아닐까
인간은 정해진 시간표에 매 시간 손을 떨고,
동물은 자연의 큰 시간 속에 스며든다.
“오늘 밤, 태양이 지평선 위로 사라지면 봐요. 우리. “
앞도 뒤도 아닌, 엉킨 뇌 속의 지도에 갇힌 탐험자.
미래도 과거도 생각의 환영에 불과하다면
기억과 기대는 지도 속 좌표일 뿐.
우리는 시간을 사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생각이 만든 길 위를 걷고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