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기록, 오늘의 답
시니어컬러링북 사업을 가열차게 하던 시절, 내 모든 관심사는 비즈니스와 마케팅에 꽂혀 있었다.
내게 넘치는 건 아이디어요, 모자라는 건 마케팅과 영업이라고 생각했던 시절, 모든 걸 바카라으로 배우려고 했다.
2020년 읽었던 바카라
연결성 시대의 마케팅은 한 명이면 충분하다. 한 명이 세상과 연결되어 있고 그 한 명만 감동시키고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면 빛의 속도로 퍼져 나가기 때문이다.
진짜 그런 줄 알았다. 그대로 믿었다.
진정성 있는 스토리로 한 명의 고객을 감동시키면 그 뒤에 백 명, 천명의 고객이 저절로 뒤따라 오는 줄 알았다.
이건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는 걸 이제야 비로소 깨달았다.
답을 찾아 이리저리 헤매었다.
그런데 정작 답은 어제의 내가 남긴 기록 속에 있었다.
감동한 고객은 행동하는 팬이 되어 추천과 행동을 통해 하룻밤 만에 세상을 감동시킨다고 했다.
이게 바로 대박의 비밀이라고 생각했다.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스타가 되어 있다는 말처럼, 하룻밤 사이에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는 대박 히트 상품이 탄생하는 줄 알았다.
내게 언제 이런 행운이 찾아올까 기다리던 어느 날 알 수 없는 번호의 전화가 걸려왔다.
"여보세요. 거기가 노인네들 심심하지 말라고 그림바카라 만드는 곳인가요?"
익숙지 않은 전라도 억양의 어르신 음성이었다.
"네. 맞습니다"
"내가 갑자기 다리를 못 쓰게 돼서 누워서만 지내게 되었어요. 병원을 여기저기 다녀보고 이제 겨우 앉아 있는 정도는 되었네요. 방에서만 지내니 딸이 안쓰럽게 생각해 색칠공부 바카라을 사주었어요..."
어르신의 장황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사연인즉슨 딸이 색칠공부 바카라을 두 권 사주었는데 본인의 취향에 딱 맞는다는 말씀. 매일같이 하다 보니 이제 마지막 장인데 더 하고 싶어 전화를 걸게 되었다고 했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바쁜 딸에게 부탁하느니 직접 전화를 건 적극적인 어르신이었다.
적극적인 성향의 어르신과 나는 그 이후 고객과 판매자를 넘어 친구가 되었다.
전라도 무안에 사는 77세의 할머니와 처음 사업이란 걸 해보는 50대의 얼치기 사업가는 카톡 친구가 되어 색칠 그림을 보내면 평을 해주는 사이가 되었다.
자연스럽게 쌓여가는 우리들의 스토리가 다른 고객들을 감동시키는 대박 상품의 트리거가 될 줄 알았다.
몇 년씩 우정이 이어지면서 훈훈한 스토리가 쌓여갔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할머니와의 우정을 사업에 이용하려는 얄팍한 상술은 아니었지만 기대를 했던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대에 못 미치자 열정과 노력이 부족한 게 아닌가? 싶어 인스타와 블로그를 통해 바이럴이 되도록 열심히 부채질을 했다.
그러나 한 명의 감동받은 고객이 빛의 속도로 퍼져 나가는 건 로또의 행운과 마찬가지로 내 몫이 아니었다.
그동안 희망 회로를 누구보다 열심히 돌렸기에 실망은 더 컸다. 무력감과 허탈감이 짓눌렀다.
생각대로 안되니 계속 밖에서 답을 찾으려고만 했다.
누군가 제대로 된 방향을 가르쳐 주지 않을까?
어느새 나는 프로수강러가 되어가고 있었다. 답을 찾으려고 강의 결제 빈도만 늘어갔다. 이번에는 되겠지..
그러면서 점점 지치고 힘이 빠져갔다.
계속 무언가 새로운 걸 채우려고 하던 어느 날 문득 이런 소리가 들려왔다.
네가 갖고 있는 것 중에서 답을 찾아봐
내가 갖고 있는 게 뭘까?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내겐 수없이 많은 바카라을 읽으면서 기록한 독서 기록이 있었다. 단순히 좋은 문구를 적어놓는 필사가 아니라 읽을 당시 생각을 적은 나의 실록이었다.
그 순간 퍼즐이 맞추어지는 느낌이었다!!!
나는 원래 한 번에 크게 터뜨리는 방식보다 꾸준히 쌓아가는 방식이 맞는 사람이었던 거다.
맞아, 나는 이런 사람이었지...
그런데 계속 대박의 행운을 꿈꾸며 남들의 성공 방식을 따라 가려했던 것이다.
다른 누군가가 가르쳐주는 게 아니라 답은 내 안에서 찾는 거야
그동안 쌓아놓은 독서 기록들로 무언가 해 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피어올랐다.
2018년부터 차곡차곡 쌓아온 독서 기록들이 내 길을 찾아주는 나침반이 되어 주리라~~
새로운 경험을 통해서 성장하고 그걸 글로 나누어주는 경험 기미상궁,
기록 속에서 발견한 오늘의 답으로 날로 지혜로워지는 나.
온라인카지노를 통해 계속 만들어지는 내 모습.
이제 나는 더 이상 남의 성공 공식을 좇지 않는다.
어제의 기록 속에서 오늘의 답을 찾으며, 나만의 속도로 걸어가려 한다.
<어제의 기록, 오늘의 답>
그렇게 새로운 연재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