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생일이라 서울에 갔다. 케이크를 사서 친구 집에 도착하니 친구의 아나운서 동기와 여자애 한 명이 먼저 와 있었다. 남자 아나운서는 자기가 샤이하다며 먼저 집에 가겠다고 했다. 여자애도 내성적인 편인 것 같았다. 나 역시 처음 보는 자리에서 말을 많이 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여자애가 부동산 일을 한다기에 공통 관심사가 생겨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예쁘장해서 처음에는 모델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뒤이어 A와 B가 왔다. A는 저번 생일파티에서 알게 된 애였고 B는 그의 친구였다. A와 내 친구는 한때 썸을 타던 사이였는데 둘이 여행까지 같이 가놓고 아무 일도 없었다고 했다. 자연스럽게 그걸 두고 토론이 벌어졌다. 친구는 분명 마음이 있었고, A는 그게 특별한 호감의 표시인지 몰랐다고 했다. 이쯤 되면 말이 안 되는 것 같지만 A는 잘생기긴 했다. 어쩌면 그런 호의를 자주 받아봐서 정말 몰랐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B는 굉장히 섬세한 애였다. 생일파티에 아크릴 마커며 초며 스티커까지 챙겨 왔다. 스티커는 얼굴에 붙일 수 있는 비즈 스티커였는데, 붙여주는 손길까지 너무 다정해서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오해할 만했다. 그런데 조금 지켜보니 그냥 원래 그런 애였다. 사람을 세심하게 챙기는 게 자연스러운 사람이었다. 이런 모임에 가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세상에는 정말 여러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새삼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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