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변을 걷다 보면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사람들이 많다.
오지 않을 것 같았던 봄이 오니 자전거도로마다 한강변마다 질주가 한창이다.
모자 쓰고 선글라스, 마스크 쓰면 그 사람이 그 사람이지만 헬멧까지 쓰면 나이 든 사람도 배불뚝이 아닌 이상 30~40대로 보인다.
강풍에 다져진 날렵한 체격의 소유자라면 나 잘났다 하고 달리는 뒤태에 선망의 눈길이 좇아간다.
걷기도 하지만 자전거깨나 탔거나 지금도 타는 길벗이 드물지 않다.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현재의 모습은 남부럽지 않은 몸매는 아닌 것 같다.
가끔 누가 묻는다.
아니마님은 자전거는 안 타세요?
내가 자전거까지 타면 나 집에 못 들어가요.
노숙해야지.
하긴 운동이 너무 과할 거예요.
자전거를 배우긴 했어요. 중3 때 혼자 옥상에 올라가 깨지고 자빠지다가 겨우 배웠지요.
그런데 배우자마자 안 탔어요. 그래서 못 타는 걸로......
자전거는 한 번 배워놓으면 나중에라도 몸이 기억해서 탈 수 있어요.
그렇다고는 해도 이제 탈 생각이 없어요.
위험한 길은 가지 말자는 주의니까요.
참 혼자서도 잘했다.
수영도 중2 때 친구들과 놀러 갔다가 친구들 근처로 가려고 몸부림치다가 배웠고 자전거도 마찬가지였다.
그 후로 성인이 되어 수영은 계속했지만 자전거는 집에 있어도 안 탔다.
어제는 반포한강공원에서 지하터널로 가려고 하다가 자전거족과 불상사가 있었다.
잔디광장을 지나 자전거 도로 건너편에 이팝나무가 하얀 꽃을 탐스럽게 피우고 있기에 다가갔다.
자전거 도로를 피해 사진을 찍고 있는데 몇몇 길벗이 무심하게 자전거 도로를 막고 예쁘다고 감탄하고 있었다.
한 남자가 달려오다가 무리를 보고 소리를 질렀다.
꽥, 비켜요! 여기 자전거 도로 몰라?
빽, 자전거 타는 게 벼슬이냐?
뒤태를 보는 게 아닌데 그만 봐버렸다.
그놈이 우리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For you를 날리고 멀어져 갔다.
뒤에다 대고 다시 빽 소리를 질러 분풀이를 했다.
길을 막은 우리도 잘못했지만 멀리서 따릉따릉 울려 주면 되지 그리 소리칠 일인가.
한강다리를 건너거나 지하보도를 걸을 때는 자전거에서 내려 끌고 가라고 써있다.
그것을 지키는 사람은 거의 없다.
가끔 내려서 끌고 가는 교양 있는 사람에게는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따르릉따르릉 비켜나세요.
자전거가 나갑니다. 따르르르릉
저기 가는 걷기족 조심하세요.
우물쭈물하다가는 큰일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