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의 시선 제60화

카스트로 효과

야구의 시선 제60화

- 카스트로 효과, 숫자로 설명되지 않는 한 명의 가치


지난 주말 KIA 타이거즈를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과연 외국인 타자 한 명의 복귀가 팀 전체를 바꿀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바꿀 수 있다."


그리고 지금 KIA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은 단순히 카스트로의 타격 성적 때문만은 아니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 '카스트로 효과(Castro Effect)'를 목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 돌아온 카스트로, 살아난 KIA 타선


햄스트링 부상으로 약 53일 동안 전력에서 이탈했던 해럴드 카스트로가 복귀했다.

복귀 후 카스트로는 곧바로 중심타선에 안정감을 불어넣고 있다.


21일 KT전에서는 3타점 활약을 펼치며 KIA의 11-5 역전승을 이끌었다. KIA는 무려 20안타를 몰아치며 전날 9회말 5점 차 역전패의 충격을 하루 만에 씻어냈다.


LG와의 주중 3연전에서도 위닝시리즈를 가져갔고, KT와의 원정 3연전 역시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선두권 팀인 LG와 KT를 상대로 6경기 4승 2패, 이것은 결코 우연의 결과가 아니다.


- 더 놀라운 것은 박재현이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단연 박재현이다.

6월 들어 주춤하던 박재현은 LG전에서 3안타 경기를 펼치며 다시 살아났다.


그 배경에는 카스트로가 있었다.


박재현은 시즌 초반부터 자신의 타격 성장에 가장 큰 도움을 준 선수로 카스트로를 꼽아왔다.


카스트로는 타격 폼, 타이밍, 투수 공략법 등을 세세하게 조언해 주었고, 최근 부진하던 박재현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실제로 LG전 3안타 경기 직전에도 카스트로가 박재현의 문제점을 함께 분석하며 조언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야구는 결국 사람이 하는 스포츠다.


좋은 코치는 선수에게 기술을 가르친다.

좋은 선배는 자신감을 준다.


카스트로는 지금 후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



- 아드렐린은 잊혀지고 있다


카스트로가 부상으로 빠졌을 때 KIA는 대체 외국인 타자 아드렐린을 영입했다.

당시에는 "급한 불은 끌 수 있겠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 팬들은 아드렐린을 거의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카스트로가 단순한 외국인 타자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타격 성적만 놓고 비교하면 비슷한 선수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팀 분위기를 만드는 선수

후배들에게 조언하는 선수

더그아웃의 중심이 되는 선수

상대 투수에게 부담을 주는 선수는 쉽게 대체되지 않는다.


좋은 외국인 선수는 WAR로 측정되지만,

위대한 외국인 선수는 분위기로 측정된다.


- 카스트로가 들어오자 나성범도 살아났다


최근 KIA 타선을 보면 흥미로운 현상이 보인다.

김호령, 박재현, 김도영, 나성범, 카스트로, 김선빈, 한준수까지 타선 전체가 연결되기 시작했다.

김규성, 박민, 정현창도 살아나고 있다.


카스트로가 중심에 버티고 있으니 상대 투수는 승부를 피하기 어렵다.

그러면 뒤 타자가 살아난다.

뒤 타자가 살아나면 앞 타자도 출루한다.

결국 타선 전체가 순환한다.

이것이 야구에서 말하는 '라인업 시너지'다.


21일 KT전 20안타 경기 역시 카스트로를 중심으로 타선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만들어낸 결과였다.


- LG와 KT를 상대로 확인한 경쟁력


더 중요한 것은 상대다.

약팀을 상대로 얻은 승리가 아니다.

현재 선두권 경쟁을 펼치고 있는 LG와 KT를 상대로 연속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


KIA는 시즌 초반 부상자 속출과 선발진 붕괴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김도영 복귀

나성범 컨디션 회복

박재현 성장

카스트로 효과라는 퍼즐이 하나씩 맞춰지기 시작했다.


4위권에 머물던 팀이 어느새 3위권을 위협하는 위치까지 올라왔다.


- 진짜 카스트로 효과


많은 사람들은 카스트로의 타율과 타점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진짜 카스트로 효과는 다른 곳에 있다.

젊은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고 있다.

박재현이 대표적이다.


타격은 기술보다 확신이 먼저다.

"이렇게 치면 된다."

누군가 그 확신을 심어주면 선수는 달라진다.


카스트로는 지금 KIA 젊은 선수들에게 그런 존재가 되고 있다.



- 야구의 시선


감독은 경기를 운영한다.

코치는 기술을 가르친다.

하지만 클럽하우스의 문화를 만드는 것은 선수들이다.


강팀에는 늘 그런 선수가 있었다.


과거 KIA에는 이종범이 있었고, 김선빈이 있었고, 최형우가 있었다.

그리고 지금의 KIA에는 카스트로가 있다.


최근 KIA의 상승세를 단순히 "타선이 터졌다"고만 보기에는 부족하다.

그 중심에는 타격 성적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는 카스트로가 있다.


어쩌면 KIA 팬들이 기다렸던 것은 외국인 타자의 복귀가 아니라,

팀을 하나로 묶어주는 리더의 귀환이었는지도 모른다.


"좋은 선수는 안타를 만든다. 위대한 선수는 팀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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