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소설]푸른 요람 3부 잠든 그것

4장 - 처음부터 지금까지 <류>


푸른하늘과바다.JPG


다음 날.


아르테미스 북부 지역 시추 현장.

민수가 내린 탐사 프로브의 조명이 어두운 통로를 비추고 있었다.


프로브의 영상은 아르테미스 기지에 실시간으로 전송됐다.

한이준은 탐사선 모니터 앞에 앉아 있었다.


민수가 말했다.

"프로브가 공동 중심부에 진입했어요.“


화면에 거대한 공간이 나타났다.

처음 탐사했을 때는 발견하지 못했던 곳이었다.


넓은 원형 공간이었다. 벽면에는 수많은 구조물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중앙에는 거대한 장치 하나가 놓여 있었다.


도윤이 말했다.

"저게 뭐지?"


민수가 확대했다.

장치 표면에는 수십 개의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그중 하나가 보존 장치에서 발견했던 문양과 같았다.


이준이 말했다.

"가까이 접근해봐."


프로브가 천천히 이동했다.

장치 표면의 일부가 빛을 반사했다.


민수가 말했다.

"미세한 반응이 있어요."

"전력?"

"네."


이준이 화면을 바라봤다.

"어디에서?"


민수가 대답하지 못했다.


몇 초 후.

프로브의 센서에 새로운 신호가 잡혔다.

지하도시 곳곳에서 아주 미세한 전력이 발생하고 있었다.


꺼져 있던 조명이 하나씩 켜졌다.

긴 통로 끝에서 희미한 빛이 나타났다.


도윤이 말했다.

"지하 내부에 불이 켜지고 있어.“


이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빛은 통로를 따라 이동했다.

마치 누군가가 하나씩 스위치를 켜는 것처럼.


그리고 중앙 장치가 작동했다.

낮은 진동이 화면을 통해 전해졌다.


민수가 말했다.

"이럴수가.. 지하 내부의 중앙 시스템이 활성화되고 있어요."


이준이 물었다.

"얼마나?"

"아주 조금요."

"데이터는?"

"잠깐만요."


화면에 수많은 문자열이 나타났다.

대부분은 손상되어 있었다.

하지만 일부는 읽을 수 있었다.


이준의 눈이 멈췄다.

"저거."


민수가 확대했다.

보존 장치에서 발견한 생체 데이터와 동일한 형식이었다.


도윤이 말했다.

"우리가 가져온 생체 샘플이랑 연결된 건가?“


이준은 대답하지 않았다.


중앙 시스템에서 새로운 신호가 발생했다.

화면에 하나의 문양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 문양이 천천히 변했다.


보존 장치에서 발견했던 문양이었다.

지하도시 전체가 동시에 반응했다.

벽면에 희미한 빛이 나타났다.


그리고 중앙 장치 뒤쪽.

지금까지 벽이라고 생각했던 곳에서 아주 작은 틈이 생겼다.


민수가 숨을 삼켰다.

"잠깐만요."


틈이 점점 커졌다.

거대한 금속 구조물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먼지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았던 문이 천천히 열리고 있었다.


도윤이 말했다.

"저 안에 뭐가 있는 거야?"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문이 완전히 열렸다.

그 너머에는 또 다른 공간이 있었다.


벽면 전체가 검은색이었다.

그리고 그 중앙에 작은 화면 하나가 있었다.

화면은 꺼져 있었다.


프로브가 안으로 들어갔다.

민수가 말했다.

"전력 신호가 강해지고 있어요."


처음에는 알 수없는 잡음뿐이었다.

지지직..

통신 상태가 균일하지 않았지만 이윽고 프로브의 렌즈에는 푸른 빛이 비쳤다.


순간, 이준의 표정이 굳었다.

푸른색이었다.

그리고 화면 아래쪽에서 거대한 물결 같은 것이 지나갔다.


지우가 말했다.

"잠깐, 저거..."


도윤이 화면 앞으로 다가갔다.

"뭐야? 물이야, 바다?"


영상이 다시 흔들렸다.

이번에는 푸른 하늘이 보였다.


그리고 멀리.

하얀 구름이 떠 있었다.


모두 말을 잃었다.

도대체 이게 뭐지..


이준은 화면을 바라봤다.

영상은 간헐적으로 몇 초 동안 이어졌다.


푸른 하늘.

흰 구름.

너울거리는 청록색 물.

그리고 그 사이로 보이는 거대한 숲.


이준이 말했다.

"현재 영상 복구율은?"

"네. 50퍼센트입니다."

"더 올릴 수 있어?"

"시도해볼게요.“


화면이 다시 흔들렸다.

한이준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기, 잠깐.. 정지."


민수가 화면을 멈췄다.

화면이 꺼졌다.


모든 조명이 동시에 꺼졌다.

지하 전체가 다시 어둠에 잠겼다.


민수가 당황해서 말했다.

"아, 시스템이 다운됐어요."

"복구해봐."

"네, 지금 하고 있어요."


이준은 방금 전까지 화면에 남아 있던 푸른 풍경을 떠올렸다.

아주 오랫동안 볼 수 없던 푸른 색이었다.

이제 그런 푸르름이 남아 있는 행성은 우주 어디에도 없다.


화면은 완전히 검게 변해 있었다.


3부 「잠든 그것」 끝.

4부 시작

수, 토 연재
이전 15화[SF소설]푸른 요람 3부 잠든 그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