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소설]푸른 요람 3부 잠든 그것

1장 - 바람이 분다 (OST. 이소라)


탐사차량.jpeg



한이준은 모니터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투명한 막 너머로 보이는 형체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

선명하지 않았다.

이 존재가 정말 무엇인지 확인하려면 추가 분석이 필요했다.


이준이 말했다.

"생체 시료를 확보할 수 있어?"


민수가 잠시 프로브 상태를 확인했다.

"가능해요."

"보존 장치에 손상은?"

"비파괴 용법을 사용해서 없도록 해볼게요."


민수가 로봇암을 천천히 움직였다.

프로브 아래쪽에서 작은 로봇암이 펼쳐졌다.

화면 속에서 로봇암이 보존 장치의 내부로 조심스럽게 들어갔다.


대원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로봇암 끝부분이 생물체의 피부 표면 가까이 다가갔다.


잠시 후.

작은 표시가 화면에 나타났다.


민수가 말했다.

"시료 확보했어요!"


이준이 물었다.

"얼마나?"

"아주 적어요."


민수는 시료 보관부를 확인했다.

"그래도 분석에는 충분할 것 같아요.“


이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민수가 로봇암을 회수했다.

프로브가 천천히 뒤로 물러났다.

보존 장치는 다시 화면 한가운데에 남았다.


이준은 한동안 아무 말 없이 바라봤다.


강도윤이 물었다.

"이제 끝이야?"


이준이 대답했다.

"오늘은."


민수가 말했다.

"탐사 프로브 회수를 시작합니다."


프로브가 통로를 따라 천천히 이동했다.

수직으로 이어진 구조물과 기둥이 차례로 화면에서 멀어졌다.

복잡하게 이어진 통로도 지나갔다.

한동안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어둠뿐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시추공 벽면이 화면에 나타났다.

"프로브가 시추공에 진입합니다."


민수가 모니터를 바라봤다.

"상승 시작."


프로브가 천천히 올라가기 시작했다.

지하 공간의 모습이 아래로 멀어졌다.


10미터.

20미터.

50미터.


화면이 흔들렸다.


붉은 먼지가 시추공 안쪽으로 떨어졌다.

조금씩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프로브가 지표면 위로 올라왔다.


강도윤이 숨을 내쉬었다.

"일단 끝났다."


모두가 안도하는 얼굴이었다.

탐사팀은 장비를 정리했다.


프로브에서 확보한 데이터와 시료를 각각 보관함에 넣었다.

강도윤이 탐사 차량의 상태를 확인했다.

"차량도 이상 없어."


이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철수하자."


탐사 차량의 후방 해치가 닫혔다.

잠시 후 엔진이 작동했다.

붉은 먼지가 차량 뒤로 퍼졌다.


한이준은 창밖을 바라봤다.

멀어지는 붉은 평원 너머에 넓게 파놓은 시추 현장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

아무도 알지 못했던 지하도시가 있었다.

그곳에 무엇이 있었는지도 아직 알 수 없었다.


탐사 차량이 아르테미스 기지를 향해 움직였다.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멀리 돔의 불빛이 나타났다.

차량이 기지 외곽으로 들어섰다.


엘레나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르테미스 기지 도착까지 3분 남았습니다."


한이준은 첨단 보관함 상자에 들어 있는 시료 보관 용기를 바라봤다.

지금 보기에는 그저 작은 투명 용기 하나일 뿐이었다.

그러나 그 안에는 수많은 시간을 견딘 뭔가의 흔적이 있었다.


이준은 다시 창밖을 바라봤다.

붉은 평원 위로 아르테미스의 돔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탐사 차량이 천천히 감속했다.


한이준은 시료가 들어있는 첨단 보관함 상자를 들어 올렸다.

"분석실로 가져가자."


탐사 차량의 해치가 열렸다.

대원들이 하나둘 차량에 내려 돔으로 연결된 브릿지에 들어섰다.

돔 내를 순환하는 정화장치의 서늘한 바람이 시원했다.


하지만 그때는 몰랐다.

자신들이 가지고 돌아온 것은 단순한 조직 시료가 아니었다는 것을.


3부 1장 끝.

2장으로 이어집니다.

수, 토 연재
이전 12화[SF소설]푸른요람 2부 지하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