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어긋난 사랑만 하던 남자, 60대에 처음으로 ‘선택’ 앞에 섰습니
작가님께.
저는 60대입니다.
결혼은 하지 않았습니다.
이 이야기를
이 나이에 꺼낸다는 게
조금 늦은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한 번은
제 삶을 정리해보고 싶었습니다.
저는
좋은 대학을 나왔고,
클래식 음악을 전공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사람들 사이에서 눈에 띄는 편이었고,
연애도
어렵지 않은 사람이었습니다.
문제는
어떤 연애를 해왔느냐였습니다.
19살 때였습니다.
바닷가 근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시절,
저는
저보다 나이 많은 여자들과
처음 관계를 맺게 됐습니다.
그때는 몰랐습니다.
그 경험이
제 사랑의 방향이 될 줄은.
대학 시절에도
연애는 계속됐습니다.
하지만
또래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관계보다는
조금 비켜난 관계,
조금 위험한 관계,
하면 안 되는 관계들이
더 많았습니다.
유학을 가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예술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감정이 더 빠르게 깊어졌고,
관계도 더 쉽게 가까워졌습니다.
그 안에서 저는
익숙해졌습니다.
어긋난 사랑에,
하면 안 되는 사랑에.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대학에서 강의를 하게 되었고,
레슨을 시작했습니다.
그때
그녀를 만났습니다.
제자였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재능 있는 학생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점점
그녀의 매력에 빠져들었습니다.
레슨을 하다 보면
눈이 자주 마주쳤고,
말이 길어졌고,
시간이 늘어졌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레슨실에서
제가 먼저
키스를 했습니다.
격정적인 끌림이었고,
순간적으로 멈출 수 없었습니다.
그녀는
거부하지 않았습니다.
그 순간
저는 알았습니다.
이건
가르치는 관계가 아니라
사랑이라는 걸.
우리는
숨기지 못했습니다.
문이 완전히 닫히지 않은 날,
누군가 그 장면을 보았고,
그녀의 남자친구가
그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질투에 휩싸인 그는
학교 게시판에 글을 올렸고,
소문은
순식간에 퍼졌습니다.
저는
그날로 결심했습니다.
학교를 그만두기로.
주변에서는 말렸습니다.
“서로 좋아하는 건데 뭐가 문제냐”
“굳이 네가 그만둘 필요 있냐”
하지만 저는 알고 있었습니다.
그 공간에서
그 관계를 이어가는 건
옳지 않다는 걸.
그래서
제가 먼저 나왔습니다.
그녀는
남자친구와 관계를 정리했고,
우리는
연애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으로
이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음악적으로도,
삶의 방식에서도
우리는 잘 맞았습니다.
운명처럼 끌렸고,
저는 그때
처음으로
사랑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른 방향이었습니다.
그녀의 부모는
강하게 반대했습니다.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나이 차이였습니다.
우리는
사랑했지만,
결국
헤어졌습니다.
그녀는
다른 사람과 결혼했습니다.
저는
그 이후로
결혼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못 했다고 해야 맞을 것 같습니다.
그 이후로도
연애는 계속했습니다.
저는
사람을 만나는 데 어려움이 없는 사람이었고,
누군가는
저를 좋아했고,
저도
누군가를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가는 관계는
없었습니다.
그러다
지금의 관계가 생겼습니다.
저를 후원해 주는 모임이 있습니다.
그 안에서
한 여자를 알게 됐습니다.
그녀는
결혼한 상태지만
이미 삶은 따로 살고 있는,
이른바 ‘졸혼’ 상태의 사람이었습니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가까워졌습니다.
그녀는
제 집에 와서
과일을 사다 주고,
청소를 해주고,
우리는
오래된 부부처럼
시간을 보냅니다.
육체적 관계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격정적인 사랑은 아닙니다.
편안함입니다.
설명이 필요 없는 관계,
언제든 놓을 수 있는 관계.
그래서
이 관계는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그 제자였습니다.
“이혼을 준비 중이에요.”
그리고
“이혼하면…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요.”
그 문장을 읽고
저는
심장이 다시 뛰았습니다.
그리고
사리진 불씨가
제 안에서 다시 타오르는 걸 느꼈습니다.
그녀는
제가
유일하게
결혼을 생각했던 사람이었습니다.
지금의 그녀와 다시 만나면
아마
사랑이 될 겁니다.
하지만
불안합니다.
그리고
지금의 이 편안한 관계를
끝내야 합니다.
그래서 묻고 싶습니다.
지금처럼
편안하게 살아가는 것이 맞는지
아니면
다시 한번
사랑을 선택해도 되는 건지.
평생
흘러가는 대로 살았던 사람이
처음으로
선택 앞에 섰습니다.
-60대,
처음으로 멈춰본 남자
이 사연을 읽으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것이었습니다.
이번에는
“하면 안 되는 사랑”이 아니라
“해도 되는 사랑이 될 수도 있는 사랑” 앞에 서 계시다는 것.
그래서 더 어렵습니다.
지금까지 당신의 사랑은 자주 어긋나 있었습니다.
상황이 맞지 않았고, 타이밍이 늦었고, 관계의 이름이 불안정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릅니다.
그 제자가 정말 이혼 절차를 마치고, 자기 삶을 정리한 뒤 당신에게 온다면
그 사랑은 적어도 제도적으로는 가능한 사랑이 됩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그녀가 “이혼을 준비 중”이라는 말만으로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이혼은 감정의 선언이 아니라 현실의 정리입니다.
서류, 가족, 생활, 상처, 바카라임까지 다 지나와야 하는 일입니다.
그녀가 정말 끝낼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인지,
외로움 때문에 과거의 당신을 다시 찾는 것인지,
아니면 오래 묻어둔 사랑을 다시 선택하려는 것인지
당신은 먼저 조심스럽게 확인해야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당신 곁에 있는 지금의 여성도 그냥 “편안한 관계”라고만 부를 수는 없습니다.
그녀는 졸혼 상태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법적으로는 아직 결혼한 사람입니다.
남편과 따로 살고 있고, 부부로서의 삶이 끝난 듯 보여도
그녀에게는 아직 가족이 있고, 관계의 이름이 남아 있습니다.
그러니 지금 당신이 “이 관계를 끝내야겠다”라고 마음먹는다고 해서
그게 당신 혼자 깨끗하게 끝낼 수 있는 문제인지도 봐야 합니다.
그녀는 당신과의 관계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습니까.
그녀도 언제든 끝낼 수 있는 편안한 관계라고 여깁니까.
아니면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깊게 기대고 있습니까.
이걸 확인하지 않고 제자에게 가는 건
또 다른 어긋남을 만드는 일일 수 있습니다.
이번 사랑을 제대로 시작하고 싶다면
순서가 필요합니다.
먼저, 제자의 이혼이 현실적으로 정리되어야 합니다.
그다음, 지금 곁에 있는 여성과의 관계도 정직하게 정리되어야 합니다.
그 후에야 당신은 처음으로 “해도 되는 사랑” 앞에 설 수 있습니다.
지금 당신의 고민은 누구를 더 사랑하느냐가 아닙니다.
당신이 처음으로
사랑을 시작하기 전에
관계를 정리할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평생 흐름에 맡겨온 사람이
처음으로 순서를 배워야 하는 순간입니다.
이번에는 감정이 먼저가 아니라
정리가 먼저입니다.
그래야 이 사랑이
또 하나의 하면 안 되는 사랑이 아니라
처음으로 제대로 된 사랑이 될 수 있습니다.
한 남자가 있습니다.
평생 어긋난 사랑을 해왔고,
60대가 된 지금
유일하게 결혼까지 생각했던 여자가 다시 연락해 왔습니다.
그녀는 이혼을 준비 중입니다.
그런데 남자 곁에는
졸혼 상태이지만 법적으로는 아직 기혼자인 여성이 있습니다.
두 사람은 편안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 상황을 어떻게 보십니까?
1. 제자의 이혼이 확실히 끝난 뒤라면 다시 시작해도 된다
2. 지금 곁에 있는 여성과 먼저 정리하는 게 순서다
3. 졸혼이라 해도 기혼자와의 관계는 여전히 조심해야 한다
4. 그는 또다시 선택을 미루며 두 관계를 겹치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하나 더 묻겠습니다.
사랑이 가능해졌을 때,
가장 먼저 필요한 건 고백일까요,
아니면 정리일까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졸혼 상태의 관계”는
새로운 사랑 앞에서 자유로운 관계일까요,
아니면 여전히 바카라임이 남아 있는 관계일까요.
여러분의 생각을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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