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원하는 일을 찾지 못할까

정답 없는 커리어에서 목표보다 '실험'이 필요한 이유

byyour philosophy

우리는 원하는 일을 찾으라는 말을 너무 자주 듣는다.


좋아하는 일을 찾아라.
평생 할 일을 정해라.
나만의 ‘왜’를 발견하라.


그런데 나는 요즘 반대로 생각한다.


우리가 원하는 일을 좀처럼 찾지 못하는 이유는,
어쩌면 처음부터 ‘찾으려고’ 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고.



목표를 세울수록, 원하는 일에서 멀어졌다


회사생활 13년.

팀장이 되고 실장이 될 때까지는
늘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는 방식으로 일했다.


매출 목표를 정하고,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고,
결과를 확인했다.


그래서 내 인생과 커리어도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무슨 일을 할 것인가.’

‘언제 독립할 것인가.’

‘강의를 할까, 바카라을 쓸까, 컨설팅을 할까.’

먼저 답을 정해야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요즘은 오히려 반대로 생각한다.



정답이 있는 문제에는 목표가 잘 맞는다


목표를 세우는 방식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정답이 어느 정도 명확한 문제에는 아주 효과적이다.


자격시험에 합격하고 싶다면 공부 계획을 세우면 된다.

매출을 올리고 싶다면 목표 숫자를 정하고 실행 과제를 만들 수 있다.


문제는 인생의 중요한 질문 중 상당수가 그렇지 않다는 데 있다.

나는 어떤 일을 좋아할까.

퇴사 후에는 무엇을 해야 할까.

콘텐츠를 만들까, 강의를 할까, 사업을 할까.

무엇을 할 때 가장 오래 몰입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에는 처음부터 정답이 없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문제에도 자꾸 목표부터 정하려 한다.



목표를 정하면 오히려 답을 놓칠 때가 있다


나도 그랬다.

‘몇 년 안에 독립해야 한다.’

‘커리어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얼마를 벌어야 한다.’

처음에는 목표가 생겼으니 마음이 편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자 이상한 일이 생겼다.

목표가 점점 나의 정체성이 됐다.


한번 정한 방향을 바꾸면
합리적인 수정이 아니라 실패처럼 느껴졌다.

아직 해보지도 않은 일을

내 미래라고 먼저 선언해버린 셈이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상하다.

강의를 해보지도 않았는데 내가 강의를 좋아하는지 어떻게 알까.

바카라도 써보지도 않았는데 작가가 나에게 맞는지 어떻게 알까.

사업을 해보지도 않았는데 내가 어떤 방식의 사업을 좋아할지 어떻게 알까.


생각만으로는 답이 나오지 않는 질문들이었다.

결국 중요한 건
‘무엇이 될 것인가’를 먼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해보면서' 알아가는 것이었다.



그래서 목적을 찾는 대신 살아보기로 했다


요즘 자기계발 콘텐츠는 자꾸 묻는다.

진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평생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명확한 비전을 가져라.


그런데 이제는 이 질문 자체가 부담스럽다.

아직 경험하지 않은 것을
머릿속에서 먼저 찾아내라고 요구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방향은 이런 순서로 만들어지는 것 아닐까.

행동 → 경험 → 감정과 반응 관찰 → 패턴 발견 → 방향 형성


먼저 해본다.

그러면 내가 어떤 순간에 재미를 느끼는지 알게 된다.

무엇을 할 때 유난히 힘든지도 알게 된다.

사람들이 내 어떤 능력에 반응하는지도 보인다.


그 경험이 쌓이면 어느 순간 반복되는 패턴이 나타난다.

그리고 그때 비로소 방향이 조금씩 선명해진다.


목적은 머릿속에서 찾아내는 정답이라기보다,
여러 경험을 통과하면서 사후적으로 드러나는 패턴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그래서 작은 실험을 시작했다


독립을 고민하면서 나는 처음부터 거대한 사업을 만들지 않았다.

대신 하나씩 해봤다.


인스타그램에 일에 대한 이야기를 올려봤다.

어떤 이야기에 사람들이 반응하는지 관찰했다.


온라인카지노에 긴 글을 써봤다.

짧은 콘텐츠와 달리 내가 긴 이야기를 계속 쓰고 싶은 사람인지 확인했다.


전자바카라도 만들어봤다.

내 경험을 다른 사람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바꿔보는 실험이었다.


하나를 해보고 나면 질문이 조금씩 바뀌었다.

‘나는 콘텐츠 만드는 걸 좋아하나?’

‘사람들은 내 어떤 경험을 필요로 하나?’

‘글쓰기가 좋은가, 사람을 직접 만나는 게 좋은가?’

‘무료 콘텐츠와 돈을 내는 상품의 차이는 무엇인가?’


처음부터 사업모델을 정했을 때보다
오히려 해보면서 더 많은 것을 알게 됐다.



실험에는 성공과 실패 대신 정보가 남는다


‘올해 바카라을 한 권 쓰겠다’보다

‘앞으로 10일 동안 매일 30분씩 한 주제로 글을 써보고,
10일 뒤 어떤 주제를 쓸 때 가장 자연스럽게 확장되는지 살펴본다.’

후자가 실험에 가깝다.


결과가 좋으면 계속한다.

애매하면 수정한다.

싫으면 그만둔다.

다른 실험으로 넘어가도 된다.


중단도 실패가 아니라 데이터에 따른 의사결정이다.

잘 팔려도 정보가 남고,
안 팔려도 정보가 남는다.

재미있어도 정보고,
생각보다 괴로워도 정보다.


그 정보가 다음 행동을 바꾼다.



원하는 일은 어딘가에 숨어 있는 게 아닐지도 모른다


예전에는 나에게 꼭 맞는 일이 어딘가에 있고
내가 아직 그것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계속 찾았다.

나는 무엇을 좋아할까.

무슨 일을 해야 할까.

내 천직은 무엇일까.


그런데 요즘은 다르게 생각한다.

원하는 일은 애초부터 완성된 형태로 존재하지 않는다.


해보고,

마음에 드는 부분을 남기고,

싫은 부분을 덜어내고,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과 내가 잘하는 것을 연결하고,

다시 작은 결과물을 만들어본다.


그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다 보면

처음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일이
조금씩 나에게 맞는 모습으로 만들어진다.


그러니 어쩌면 중요한 질문은

“나는 앞으로 무엇이 될까?”가 아니라

“지금 무엇을 한번 해볼까?”인지도 모른다.


앞으로 내가 작가가 될지,
교육을 할지,
계속 온라인 게임인을 할지,
사업을 할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이제는 그 사실이 예전만큼 불안하지 않다.

미래의 직업을 지금 확정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오늘 해본 것이 하나의 경험이 되고,

그 경험에서 내 반응을 보고,

반복되는 패턴을 발견하고,

그다음 실험을 선택하면 된다.


목표가 없어서 불안한 게 아니라
너무 빨리 정해서 막막한 것일 수도 있다.


내가 원하는 삶과 일의 방향은
머릿속에서 완벽하게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먼저 살아보고,
작게 해보고,
그 경험 속에서 조금씩 만들어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화, 목,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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