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은 더 깊이가 아니라 딴 곳을 보는 것에서 온다

by어느 번역가

낯선 곳에서 답을 찾다


우리는 보통 문제에 부딪히면 그 안으로 더 깊이 파고들려고 한다. 관련 서적을 찾고, 업계 선배에게 묻고, 기존 데이터를 분석한다. 하지만 최근 읽은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는 정반대의 이야기를 한다.


혁신은 당신의 전문 분야 밖, 전혀 낯선 곳에서 구조를 빌려올 때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것을 유추적 사고라고 한다. 아티클에 소개된 런던 그레이트 오먼드 스트리트 병원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들은 응급실에서 환자 인계 과정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다른 병원을 벤치마킹하지 않았다. 대신 전혀 상관없는 F1 자동차 경주의 정비 팀을 관찰했다.


그들이 가져온 것은 타이어 교체 기술이 아니었다. 여러 명이 2초 만에 완벽하게 움직이는 명확한 역할 정의, 순차적 업무 흐름, 통제된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구조였다. 병원이라는 맥락을 지우고 그 밑단의 구조만 이식했더니, 환자 인계 중 기술적 오류가 42%나 감소했다.


베끼는 것과 빌려오는 것의 차이


많은 사람이 벤치마킹을 모방과 혼동한다. 하지만 유추적 사고의 핵심은 표면적인 겉모습을 베끼는 것이 아니라 그 이면에 놓인 패턴, 관계,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것은 내가 프로세스 설계를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원칙이기도 하다.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때, 이 문제를 전혀 다른 도메인의 구조 위에 올려놓아 보는 것이다. 그러면 익숙함에 가려져 있던 비효율의 실체가 드러나고, 낯선 도메인의 해결바카라이 의외의 열쇠가 된다.


대출 실패, 다르게 보기로 했다


나만의 문제해결 방식을 정리하면서 과거의 경험을 복기해 보니, 내가 미국에서 집을 구매할 때 무의식적으로 이 사고방식을 쓰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당시 나는 대출 불가 통보를 받는 데만 꼬박 2개월을 허비한 상태였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모든 행정 절차가 지연된 탓도 있었지만, 결정타는 우리가 사려던 투자 주택이 해당 대출 상품의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 어떤 전문가도 사전에 체크하지 못한 데 있었다. 셀러, 중개인, 은행원 모두가 놓친 이 구조적 불일치 때문에 아까운 시간만 날린 셈이다.


다른 대출 상품으로 재신청을 준비하며 나는 이 답답한 상황을 다르게 보기로 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상황을 재정의하는 것이었다. 이 상황을 단순한 불운으로 보는 대신 비효율적 핑퐁 게임으로 바라봤다. 기존 방식은 대출 회사가 요청하면 우리가 확인해서 서류를 찾거나 만들어 제출하는 반복이었다. 요청이 오기 전까지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대기 상태였고, 이것이 지연의 주범이었다.


그래서 나는 구조를 바꿨다. 대출 프로세스를 요청 후 반응하는 구조에서 사전 준비하는 구조로 뒤집기로 했다. 인터넷을 뒤져 투자 주택 대출에 필요할 가능성이 있는 모든 서류 목록을 확보하고, 요청이 오기도 전에 서류들을 완벽하게 구비해 두었다.


대출 담당자가 추가 서류를 요청하는 이메일을 보내면, 나는 그 즉시 준비된 서류를 전송했다. 보통 며칠씩 걸리던 확인과 제출 과정이 단 몇 분으로 단축되었다. 내가 프로세스의 주도권을 쥐고 핑퐁 게임의 랠리를 끝내버린 것이다. 결국 까다로운 심사 과정을 뚫고 우리는 4개월의 대장정 끝에 집을 살 수 있었다.


낯선 눈이 필요한 순간


아티클에서는 이를 구조적 탄탄함이라고 표현한다. 겉보기엔 집 대출과 AX 프로세스 설계가 달라 보이지만, 그 밑단에 흐르는 정보 흐름의 최적화라는 구조는 동일하다. 그렇기에 해결바카라을 유추하여 적용할 수 있었던 것이다.


혁신은 바카라상 위에서 머리를 싸맨다고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내 문제를 들고 낯선 곳으로 눈을 돌릴 때 보이기 시작한다.


요리 레시피에서 업무 매뉴얼의 구조를 배우고, 개미의 이동 경로에서 물류 시스템의 답을 찾을 수도 있다. 당신의 페인포인트를 낯선 도메인의 구조 속에 던져보라. 해결바카라은 지식이 아니라, 그 구조를 꿰뚫어 보는 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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