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접으러 갔다가 마음을 폈다
요즘도 꾸준히 달리고 있다. 달리기를 하면서 요가까지 함께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두 운동이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처럼 더운 여름에는 되도록 이른 아침이나 해가 진 뒤에 달린다. 특히 월요일과 수요일에는 조금 일찍 일어나 달리고, 땀에 젖은 몸을 시원하게 씻은 뒤 요가복으로 갈아입고 요가 수업에 간다.
달리기로 단단하게 뭉친 종아리와 허벅지, 햄스트링을 요가 매트 위에서 천천히 풀어준다.
대표적인 동작이 ‘소머리 자세’다. 이미 무거워진 다리를 교차해 고관절을 접고 상체를 천천히 숙인다. 짜릿한 통증이 올라오지만, 그 감각을 따라가다 보면 내가 평소에는 미처 느끼지 못했던 몸의 구석구석이 하나씩 깨어나는 기분이 든다.
달리고 난 몸은 앞으로 나아가느라 온몸에 힘이 들어가 있다. 그래서 요가를 할 때는 반대로 멈춰야 한다.
팔과 어깨를 늘이고 굳어 있던 몸을 천천히 이완시키며, 길게 내쉬는 호흡을 따라 몸에 남아 있던 긴장도 내려놓는다.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가 천천히 내쉬는 것만으로도 달리면서 가빠졌던 호흡이 조금씩 가라앉고, 분주했던 마음도 함께 속도를 늦춘다.
그럴 때면 두 운동이 참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달리기는 계속 앞으로 나아가게 하고, 요가는 그 자리에서 나를 멈춰 세운다. 달리기는 몸과 마음에 쌓인 것을 땀과 함께 밖으로 쏟아내게 하고, 요가는 흩어진 감각을 다시 내 안으로 가져온다.
요가는 멈춰 나를 세우고, 달리기는 달려 나를 비운다. 방법은 반대인데 도착지는 같다.
결국 둘 다 나에게로 돌아오는 길이다.
가끔 지인들은 묻는다.
“아니, 그렇게 운동하면 안 힘들어요?”
“혹사시키는 거 아니에요?”
그런데 나는 단 한 번도 두 운동을 하면서 나를 혹사시키고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오히려 요가만 하는 날에는 달리기가 아쉽고, 달리기만 하는 날에는 요가가 아쉽다. 달리는 날에는 힘껏 앞으로 나아가는 내가 좋고, 요가를 하는 날에는 멈춰 서서 내 몸을 들여다보는 내가 좋다.
어느 하나를 포기하기보다 그 사이에서 내 몸의 균형을 찾아가는 일이 지금의 나에게는 꽤 즐겁다.
삶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계속 달려야 할 때가 있고, 잠시 멈춰야 할 때가 있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도 있지만, 내가 어디쯤 와 있는지 돌아봐야 할 때도 있다. 한쪽으로만 치우치지 않고 그 사이를 오가며 나에게 맞는 속도를 찾아가는 것.
달릴 때도, 멈출 때도 흩어진 몸과 마음을 다시 하나로 모아주는 두 가지 운동.
오늘은 달리고, 내일은 멈춘다.
그렇게 나는 다시 나에게 돌아온다.
해루아의 세 번째 온라인카지노북 《몸을 접으러 갔다가 마음을 폈다》는 매주 화, 목 요가 매트 위에서 배운 삶의 이야기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