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내리다 보면 사랑을 하게 된다.
차를 내리는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과 생명을.
차는 촉박한 시간을 늘려두고, 긴장한 말과 말 사이에 여유를 주고, 향미로 이완을 돕는다. 이러한 일련의 다면적인 순간들이 한 공간에서 모이며 딱딱했던 시선이 부드러워지고, 긴장하여 올라간 어깨가 곡선으로 툭 떨어진다. 그게 차를 내리는 매력이다.
마가 뜨는 걸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그 순간은 언제나 차가 흐르고 있으니.
공감이 없어 조바심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 차가 그 공감을 자연스럽게 만들고 있으니.
차의 본질을 알고자 시작한 차 공부는 자연을 다시 알아가는 것의 연속이면서도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다. 차는 다그치는 법이 없다.
누군가가 차를 마시고 편안해지고, 평안한 마음으로 미소를 짓는 모습을 보면서
차 내리는 일의 고귀함을 알게 된다. 어쩌면 쓱 지나칠 일상이지만.
차의 가장 고급진 표현 혹은 경지는 중정이라고 한다.
가운데 중(中),바를 정(正)으로 맛과 향이 오미의 중간을 바르게 표현하고 치우치지 않은 것.
사랑도 마찬가지다. 중정.
오늘의 차 공부는 사랑 공부였다.
차 공부, 11차 정리 끝
2026년 9월 28일(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