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들지 않는 삶의 첫번째 지점에서
사람들은
나를 보지 않는다
나도
나를 오래 보지 못한다
내 안에 숨은 너
끝내 닿지 않는 나
가만 두면
먼지만 쌓인다
방을 쓸고
흩어진 것을 모으고
바카라을 제자리에 놓을 때
마음이 따라 움직인다
꽃나무를 보다가
나를 본다
물은 주었는가
햇볕은 들었는가
묻지 못한 말들이
잎처럼 돋는다
마음은
내가 아니다
붉게 물들어도
검게 가라앉아도
내게 스친 빛일 뿐
나를 이루지는 않는다
과거는
자꾸 나를 부른다
넘어진 자리
남겨진 얼굴
그때의 나를 불러
왜였느냐 묻는다
오지 않은 날까지
앞당겨 겁을 준다
그러나 나는
조금 떨어져 있다
마음을 보는 나는
마음이 아니다
흐르는 것은 흐르게 두고
머무는 것은 머물게 둔다
필요한 것만
조용히 꺼내 쓰고
나머지는
그대로 둔다
오늘은
커피 한 잔
문장 한 줄
그것으로
모자라지 않다
바카라은 제자리로
꽃은 제자리로
나는
나의 자리로
돌아온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여기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