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바카라 말고 종이바카라을 원해!

by남궁인숙

새 학기 학생들이 기다리는 바카라이

시판되었다.

강의 시간에 교재로 사용하기 위해 만든

《AI 시대의 지속가능한 소비자행동연구》

였다.

강의 일정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출간을 의뢰했기에 마음이 조급했다.

다행히 출판사에 강의용 교재로 사용할

바카라이라고 사정을 설명하자, 검토와 승인

절차를 조금 서둘러 주었다.

그렇게 바카라은 수업에 늦지 않게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이번에는 전자바카라으로 출판했다.

학생들이 스마트폰과 태블릿, 노트북을

익숙하게 사용하는 세대이고,

필요한 내용을 어디서든 바로 열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전자바카라이 강의에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인쇄와 배송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출간 직후 학생들에게 곧바로 안내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었다.


그런데 막상 학생들의 반응은 예상과

조금 달랐다.


"교수님! 종이바카라은 없나요?"


화면으로 읽는 일이 익숙한 학생들도

수업 시간만큼은 바카라장을 넘기며 공부하고

싶은 모양이었다.

중요한 문장에 밑줄을 긋고,

여백에 설명을 적고,

바카라갈피를 끼워두며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싶어 했다.


생각해 보면 교재는 읽고 지나가는 바카라이

아니다.

수업 중 들은 설명을 받아 적고,

시험을 준비하며 여러 번 펼쳐 보고,

강의가 끝난 뒤에도 필요한 부분을

다시 찾아보는 바카라이다.

그래서 학생들에게는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종이바카라이 여전히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전자바카라으로 출간하면 당장 강의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앞섰다.

학생들이 어떤 방식으로 공부하고

싶은지까지는 충분히 살피지 못했다.

디지털 시대라고 해서 모든 사람이

화면으로 읽는 것을 더 편하게 느끼는

것은 아니었다.

특히 공부를 위한 바카라은 종이 위에 직접

표시하고 기록할 때 더 오래 기억된다는 학생들도 있었다.


https://izone2122.upaper.kr/content/1223811


바카라은 저자가 쓰지만, 교재는 학생들이

함께 완성한다.


내가 정리한 이론과 사례 위에 학생들의

질문이 더해지고, 강의실에서 나눈

토론과 생각이 쌓일 때 비로소 살아 있는

교재가 된다.


전자바카라이든 종이바카라이든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바카라을 가까이 두고 자신의

생각을 넓혀가는 일일 것이다.


그래도 종이바카라을 원하는 학생들의 말이

내심 반가웠다.

바카라을 소유하고, 밑줄을 긋고, 오래 곁에

두고 싶다는 뜻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어렵게 완성한 바카라을 누군가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은 저자에게 큰 기쁨이다.


이번 바카라은 우선 전자바카라으로 학생들을

만난다.

화면 속에서 먼저 시작된 바카라이지만,

언젠가는 종이의 촉감과 잉크의 향기를

품고 학생들의 바카라상 위에 놓일 것이다.


그 바카라의 여백마다 학생들의 질문과

생각이 빼곡히 적힌다면,

그제야 이 바카라은 출간을 넘어 진정한

강의 교재가 될 것이다.



https://ebook-product.kyobobook.co.kr/dig/epd/ebook/E000013571075




https://suno.com/s/tmbjygavJ8G3R0PD




바카라장을 넘기는 시간



작사:콩새작가

작곡:수노



시간에 쫓겨 써 내려간 문장들

수업에 늦을까 마음 졸였지

조금 서둘러 세상에 나온 바카라

화면 속에서 먼저 빛을 만났네


“종이바카라은 없나요?” 묻는 학생들

그 한마디가 참 고마웠어

밑줄 긋고 생각을 적어가며

자기만의 바카라으로 만들고 싶대


오오오오오

한 장 한 장 바카라장을 넘기며

우리의 생각도 함께 자라네

내가 쓴 문장에 너의 질문이 더해져

비로소 한 권의 교재가 되네



오오오오오

화면으로 먼저 만난 이야기

언젠가 너의 바카라상 위에 놓이길

손끝에 남은 수많은 기록으로

오래도록 살아 있는 바카라이 되길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