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자고 말하기 전에

by남궁인숙

지인이 병원에 입원했다.

오랫동안 이어진 허리 통증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잠시 쉬면 괜찮아질 통증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나이가 들면 누구나 허리 한 번쯤 아플 수

있으니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아픈 날에는 진통제를 먹고,

조금 나아지면 다시 일상을 이어갔다.

그렇게 견디는 동안 척추 사이의

디스크는 이미 심하게 손상되었고,

체형도 변해가고 있었다.


그는 결국 수술을 받기로 했다.

정확한 수술명은 알지 못하지만,

흐트러진 척추를 바로잡고 가는 기구로

고정하는 큰 수술이라고 했다.

수술을 하기 위해 입원 중인 지인을

보면서 그동안의 시간을 되짚어 보았다.


“좀 걸어요.”

“운동해야 허리가 좋아져요.”

“계속 안 움직이면 더 약해져요.”


나는 지인을 만날 때마다 걷자고

권했고, 등산을 하자고 했었다.

걷기 싫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속으로는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의지가 부족해서 움직이지 않는다고

판단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걷기 싫었던 것이 아니라

걸을 수 없었던 것이다.


허리의 문제는 허리에만 머물지 않는다.

척추 신경이 눌리면 엉덩이와 다리까지

통증이 뻗치거나 저림과 근력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걷는 동안 통증이 심해지면 자신도 모르게

아픈 쪽을 피하게 되고, 보폭은 짧아지며

몸은 한쪽으로 기울어진다.

내가 보기에 어눌했던 걸음은

게으름의 흔적이 아니라 통증을 피하기

위해 몸이 선택한 방식이었을지도 모른다.


걷기는 허리 건강에 도움이 되는

운동이다.

그러나 모든 허리 통증에 무조건 걷기가

정답인 것은 아니다.

통증의 원인과 정도에 따라 필요한

운동과 피해야 할 동작이 달라진다.

특히 다리까지 저리거나 힘이 빠지고,

보행이 어려워질 정도라면 운동을

권하기 전에 정확한 진료를 받아야

한다.


나는 좋은 뜻으로 걷자고 말했지만

좋은 의도가 언제나 상대에게 반드시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상대의 몸을 알지 못한 채,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남궁인숙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아이들의 눈빛에서 질문을 읽고, 그들의 침묵에서 마음의 언어를 듣고, 어린이집 현장에서의 시간과 심리학의 통찰로, 아이들의 성장을 이야기합니다. 여행을 통해 예술을 해석합니다.

387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2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537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