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없어지자 시작된 진짜 돈 공부

by배짱이 데스크





오랜만에 언니와 점심을 먹었다.

백수 기간이 1년이 넘어가고 있는 동생이 걱정되었는지 언니는 넌지시 돈은 있는지 물었다.

나는 정말로 괜찮다며 오히려 나의 절약 노하우를 늘어놓았다. 내가 얼마를 쓰고 있는지, 불필요한 돈을 줄이는 기쁨이 얼마나 좋은지 언니에게 나의 경험을 자랑했다.


신기하게 1년하고도 3개월이 지났지만 돈 때문에 불안하지 않다.(비정기적으로 불안 초조가 오긴 함)

그럴 수 있었던 건 버틸 기간을 예상하기 위해 고정비를 확인했던 것 부터가 시작이었다. 요즘은 생활비가 100만원 정도 나온다. 고정비 55만 원에 먹는 건 한 달 30만 원으로 정해두고, 그 외 2~30만 원의 변동비가 생기니까 오히려 일상이 정리되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니 고정비가 반으로 줄어들며 생활비도 예전에 비해 반으로 줄었다. 퇴사했을 때 나의 고정비는 100만 원이었고, 보통 월 280만 원은 쓰고 있었다.

당연하게 생각했던 구독료나 보험료 등 확인하지 않았던 고정 비용들을 모두 정리했다. 쿠팡이나 넷플릭스만 취소해도 월 2만 원을 줄어들었는데 이런 비용들을 줄이는 것이

한해 단위로 보면 생각보다 큰 부분이었다.


창고에 묵혀둔 좋은 가전제품이나 전자기기, 가구들도 당근에 팔았다. 화장품 냉장고나 안마기 같은 걸 창고에 박아뒀는데 다 파니 20만 원이나 되었다.

그동안 귀찮다는 이유로 당근도 하지 않았는데, 직접 만나서 사고파는 과정은 단순히 돈이 생기는 것보다 더 큰 의미가 있었다.

좋은 물건이 제 능력을 발휘할 곳으로 갔다는 것, 그리고 꽉 차 있던 창고와 공간이 서서히 빈 여백을 드러내며 내 숨통이 트이는 것 같았다. 물건이 정리되니 마음도 함께 정리되어 더 좋았다.


내 삶을 최대한 간결하고 가볍게 만드니 마음이 더 편해졌다.

내가 무엇에 돈을 쓰고 어디에 돈이 계속 나가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나에게 큰 안정감을 주었다.

돈이 없어지자 돈을 알게 되었고,

삶이 가벼워지자 하루가 정리되기 시작했다.


백수라는 시간 동안 돈이 없어지자, 비로소 진짜 돈 공부가 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