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까지 필요했던 퇴사 결정
퇴사를 한 지 1년 4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시간이란 게 원래 빨리 간다는 건 알았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이렇게 흘러버리다니. 당시에는 몸과 마음이 모두 아파서 퇴사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그땐 망설임조차 없었지만, 돌이켜보면 '퇴사하는 데 굳이 쉬어갈 ‘용기‘라는 단어까지 써야 할 만큼 회사가 내 인생에서 그토록 대단하게 생각햐야하나 새삼 이런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무모한 배짱이 생긴 건 분명하다)
그저 감사할 뿐
감사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온라인 게임인이라면 회사를 그만두고 그냥 '온전히 쉰다'는 건 감히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다. 휴직을 하거나, 회사에서 마음을 비우고 대충 일하며 힘든 시기를 버텨보는 것도 방법이니까. 그런 점에서 다시 한번 감사함을 느낀다. 물론 퇴사는 내가 내린 결정이지만, 그동안 악착같이 모은 약간의 자금과 든든한 가족들의 지지가 있었기에 온전히 쉴 수 있었던 같아 그 자체만으로도 참 감사한 요즘이다.
내면에서 차오른 에너지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 자체가 어느 정도 에너지가 차올랐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쉴 수 있어서 감사하고, 이제는 새로운 것을 다시 찾아봐야겠다는 의욕이 생긴다. 그 자체로 이 시간을 꽤 잘 보낸 게 아닌가 싶다. 서른아홉에 회사를 나왔고, 지금은 마흔을 지나가고 있다. 마흔이라는 나이에 무직자로 지낸다는 건 사실 꽤 두려운 일이다. 요즘은 다시 서류 지원을 하며 탈락의 씁쓸함과 다가올 기회에 대한 설렘을 동시에 맛보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렇게 하루를 보내고 있는 요즘이 그저 감사할 뿐이다.
마흔의 쉼표, 그리고 다음 챕터로
나와 비슷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마흔의 사람들이 있다면, 지금 이 쉬어가는 기간을 온전히 누리며 각자의 에너지를 충전했으면 한다. 나 역시 다시 오지 않는, 혹은 놓쳐버린 기회들 때문에 걱정될 때가 적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알고 있지 않은가. 문 하나가 닫히면 또 다른 문이 열린다는 것을. 유독 찬란한 이 가을의 순간과 시간을 온전히 만끽하며, 우리 같이 단단하게 다음 챕터를 만들어 나가기를.
(다음 글에서는 마흔에 다시 나를 일으켜 세우고 있는 중인, 저의 시도들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