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사무실에는 개인별로 둥그런 플라스틱 쓰레기통이 하나씩 있다.
쓰레기통 하나씩 부여하는 게 뭐 특별한 일은 아니다.
작년까지 있었던 서울 사무실에는 쓰레기통이 팀 당 1개도 없었다.
작은 종이 쪼가리나 비닐봉지 하나 버리려고 하면 출입구까지 직접 걸어가서 버려야 했다.
새로 지방에 내려오면서 환경이 달라졌다.
엊그제 오후에 우려내고 난 노란 카모마일 티백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우연히 쓰레기통을 내려다보았다.
그 통 안에는 내가 버린 쓰레기들이 차곡차곡 들어차 있었다.
티백, 종이, 플라스틱 케이스.
천장 쳐다보며 퀭한 눈에 넣은 인공 눈물 케이스
오전에 텁텁하게 마신 히비스커스 티백
배터리 다 된 마우스 교체용으로 구입한 AAA 배터리 2개 영수증
30분 기다려 5분 진료하고 받아온 감기약 껍질
간헐적인 기침으로 며칠 사용하다 버린 하얀색 마스크
아내가 먹고 힘내라고 챙겨 준 헤모힘 비닐 포장지
협력회사 H차장과 대화하며 메모했던 전화번호 메모 쪽지
그리고 늦은 오후에 배고파 부시럭대며 먹었던 작은 '예감' 한 봉지
여기 하루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