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방송라디오 신부님 신부님 우리 신부님
프로그램의 성격이 궁금해서 일부러 라디오를 찾아 들었던 날은 9월 3일이었다.
저녁 8시, 플라멩코와 함께하는 모던 팝 클래식 공연을 앞두고 있었다. 하루 종일 내근할 수 있는 날이어서 그동안 미처 챙기지 못했던 일들을 하나씩 하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평화방송 스케줄이 생각났다.
프로그램이 어떤 색깔인지 궁금하기도 했고, 미리 들어두면 좋겠다 싶어 라디오를 열었다.
그런데 라디오를 틀자마자 흘러나오는 노래에 집중이 되었다.
노래가 독특했다.
무슨 노래인지 궁금해서 바로 들려오는 가사로 검색을 했다.
‘조선힙합의 100일’.
놀랐다. AI로 제작된 음원이었다.
나는 9월 5일부터 시작하는 100일 글쓰기 전투를 앞두고 있었다.
100일을 시작하기 이틀 전이었다.
그런데 하필 ‘100일’이라는 노래를 만나다니.
나는 가끔 이런 생각(착각?)을 한다.
세상이 나를 위해 무엇인가를 미리 준비해놓은 것 같다는 생각.
하지만 살아가면서 이런 우연을 만날 때면 나는 굳이 그 우연을 의심하지 않는다.
나에게 온 것이고 의미를 만들어 내는 것은 나의 삶이다.
나는 노래를 몇 번 더 들었다.
그리고 9월 5일.
100일 글쓰기 전투의 첫 만남 과정 설명을 시작하면서 이 노래를 함께 들었다.
이틀 전 우연히 만난 노래를 먼저 들려주고 싶었다.
그러면서 참가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저 노래가 들려주는 말이
우리에게 응원하는 말처럼 들렸고
마음의 다짐으로 받아들였다고.
노래 한 곡을 들었을 뿐인데
세상을 살아가는 데 도움을 주는 친구 하나가 생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다른 조선힙합 노래들도 찾아서 들어보았다.
살다 보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
아니 아무것도 못할 정도로 무기력한 날이 있다.
몸도 마음도 움직이지 않는 날.
그럴 때는 노래 한 곡을 들어야겠다.
앞으로 무기력에 빠지는 날이면
무심코라도 조선힙합을 찾아 들을 것 같다.
나는 그냥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100일을 잘 살아보라고
누군가 노래 한 곡을 미리 보내준 것이라고..
나는 이런 우연을 좋아한다.
100일의 끝에서 조금 달라진 나를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