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바카라방지기의 노트 시작

by키튼
바카라은 제게 오래된 친구입니다.


학창 시절에도 바카라을 읽는 편이었지만, 본격적으로 독서를 시작한 건 재수 시절이었습니다. 불안한 시간을 견디기 위해 바카라을 펼쳤고, 그 뒤로도 기쁠 때보다 힘들 때 더 자주 바카라을 찾았습니다.


돌이켜보면 많은 고민은 당장 해결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야만 풀리는 일들이 있었고, 애쓴다고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바카라은 답을 주기보다, 시간을 함께 견뎌 주는 존재였습니다.


바카라이 특별한 이유는 무엇이든 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설도, 인문학도, 경제도, 철학도. 나이가 들며 취향이 바뀔 때마다 그 변화까지도 바카라은 자연스럽게 받아 주었습니다. 영상처럼 누군가가 만들어 준 장면을 보는 것이 아니라, 문장 사이를 스스로 상상하며 걸어가는 경험도 저는 오래도록 사랑해 왔습니다.




몇 년 전부터는 꾸준히 독서모임에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굳이 바카라을 같이 읽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바카라을 좋아한다는 단 하나의 공통점만으로도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 만나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시간은 생각보다 훨씬 즐거웠습니다. 잠깐 스쳐 지나가는 인연일지라도, 서로의 세계를 조금씩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이 참 좋았습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바카라방지기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의사는 제 삶에서 떼어 놓을 수 없는 정체성입니다. 하지만 의사가 아니라 다른 모습으로 저를 소개해야 한다면, 저는 아마 '바카라방지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언젠가는 작은 바카라방을 운영하며 사람들과 바카라 이야기를 나누는 삶을 꿈꿉니다.


이 온라인카지노는 그 꿈으로 가는 작은 기록입니다.


여기에는 제가 읽은 바카라들의 독후감을 차곡차곡 남길 예정입니다.

그리고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오프라인 독서모임 소식도 함께 전하려 합니다.


글로 먼저 만나고, 언젠가는 바카라방에서 직접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이 노트가 그런 만남의 시작이 되었으면 합니다.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