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나를미워했던 사람(들)에 관하여

by황규석

예전에 나를 미워했던 사람(들)에 관하여

-바나나의 배꼽인사-


예전에 나를 미워했던 사람을

떠올릴 때가 있다.


그때는 참 억울했다.

왜 나를 싫어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고,

내 진심을 몰라주는 것 같아

속상하기도 했다.


어떤 날은 밤 늦게까지

내가 뭘 잘못했는지 곱씹기도 했다


괜히 했던 말들을 후회하고,

표정 하나까지 떠올리며

마음 아파했던 시간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나니

조금은 알것 같았다.


나도 누구를 미워했기 때문이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기준으로

세상과 사람을 바라본다는 것을.


누군가는 나의 말투가

불편했을수도 있고,


누군가는 내 모습에서 자기의

열등감이나 외로움을 보았을 수도 있다.


어쩌면 그냥 서로 살아가는 방식이

달랐던 것뿐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제는

모든 사람에게 이해받거나

사랑받으려 애쓰지 않게 되었다.


누군가는 나를 좋아하고

누군가는 끝내 나를 미워하고

오해한 채 살아갈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것까지 억지로 바꿀 수는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중요한 것은

그 시간 속에서 내가

어떤 사람이 되었냐는 것이 아닐까.


미움을 겪어본 사람은

함부로 남을 상처 주지 않게 되고,


외로움을 견뎌본 사람은,

누군가의 마음을 더 빨리 알아보게 된다.


돌아보면

나를 힘들게 했던 사람들 덕분에

내가 더 단단해진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이제는

그때의 남을 미워하기보다

그저 이렇게 생각하려 한다.


"그때의 우리는 서로 많이 어렸구나"

"그때의 나는 아직 철이 덜 들었구나"라고.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05화웃기니까 중년이다(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