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테스 휴강

by비니

가끔 이럴 때가 있다. 메시지를 읽긴 했는데 말 그대로 읽기만 한다. 메시지에 담긴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나와 상관없는 듯이 넘겨 버리는 것이다.


필라테스 강의가 휴강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건 문화센터에 도착해서이다. 열한 시에 시작하는 필라테스 강의에 늦지 않기 위해 서둘러 옷을 갈아 입고 백화점으로 향했다. 주차를 하고 강의실로 가자 적막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문을 열어 보니 불이 꺼져 있었다.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강의실 옆에 있는 문화센터 안내데스크에 갔다. 안내하는 직원이 안 보였다. 그때 데스크 앞에 세워져 있는 안내문이 눈에 들어왔다.


5.24(일) ~5.25(월), 2일간은 법정공휴일로 문화센터는 운영되지 않습니다.


지난주에도 이 안내판을 보긴 했는데 그때는 무심히 넘겼었다. 혹시나 해서 카톡을 확인했다. 읽지 않은 카톡 중에 문화센터에서 발송한 휴강 메시지가 있었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메시지에 무뎌진 데다 처리해야 할 일들이 켜켜이 쌓여 있어 그냥 넘겨 버리는 메시지들이 있고 그 결과 신청해야 할 시기를 놓쳐 손해를 본 적도 많다.


대학 다닐 때 갑작스러운 휴강에 환호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막상 할 일은 없었지만 마냥 좋기만 했던 시절이다. 오늘의 휴강은 손해가 아니라 잠시 쉬어가라는 선물이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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